기사 작성 : 2021년 06월 30일
기사 제목 : [되돌아본 한미정상회담] 7. 정상회담 평가로 본 국힘당의 본 모습
지난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이 백악관에서 열렸습니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방대한 분량의 공동성명을 잘 살펴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보입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성과만 강조하는 사이에 심각한 문제들이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마치 남북관계에 적극 협력할 것처럼 오도되고 있습니다.
이에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는 한미정상회담 한 달을 즈음해 이번 정상회담 합의의 위험성과 허구성에 대해 7회에 걸쳐 기획 글을 연재합니다.
7. 정상회담 평가로 본 국힘당의 본 모습
국힘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은 문재인 정권의 협상력·외교력 부재가 드러난 것”이라며 “성과 30에 실망 70의 회담”이라고 비판적 평가를 했다.
‘[되돌아본 한미정상회담] 6. 한미정상회담을 향한 각계 비판의 목소리(https://615tv.net/269)’에서 살펴봤듯이 많은 사람과 시민단체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국익을 저버리고 철저히 미국을 위한 회담이라고 혹평했다.
그렇다면 국힘당도 국민들이 그랬듯 국익을 저버렸다는 이유로 한미정상회담을 비판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국힘당이 한미정상회담을 비판한 내용을 보자.
김기현 국힘당 원내대표는 지난 5월 24일 “북한 핵 관련해서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라면서 “한반도 평화 쇼에 불과했던 기존의 실패한 대북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 한미연합방위력에 의한 강력한 대북 억지력과 국제사회와의 대북제재 공조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실질적인 추가 행동에 대한 조속한 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힘당 외교안보특위는 “한 번의 회담과 공동성명만으로 지난 4년간 삐걱거렸던 한미동맹이 한꺼번에 정상화될 수는 없다. 결국 문제는 실천”이라고 짚었다.
김 원내대표나 국힘당의 외교안보 특위의 주장은 북한 핵 관련해 한미 양국이 더 구체적인 행동을 합의했어야 하며, 그 기반은 철저히 한미동맹에 따라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원내대표가 말한 ‘기존의 대북정책을 벗어나라는 것’은 북한과 대화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화하지 말라는 것은 결국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당면해서는 8월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와 배치된다.
국민은 대결이 아닌 대화의 방법으로 남북·북미관계를 풀어야 하며,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인 대북제재와 군사훈련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통일을 가로막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국힘당이 주장하는 ‘한미동맹 정상화’도 살펴보자.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을 삐걱거리게 할 만큼의 행동을 한 적이 있었는가.
미국의 요구대로 방위비분담금도 대폭 인상했고 사드를 비롯한 미국의 무기들을 계속 들여오고 있다. 그리고 한미동맹을 넘어서서 이제는 ‘한미일 군사동맹’, ‘쿼드 긍정 검토’까지 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패권전략에 함께 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도 미국의 승인을 받고 하려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친미사대적인 행태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그런데 국힘당은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더 미국의 요구에 응해야 한미동맹이 정상화되었다고 평가할 것인가.
국힘당은 문재인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에서 ‘더 미국을 위해서, 더 미국과 일치된 행동’을 하지 못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런 국힘당의 기조는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로 평가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국힘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쿼드 긍정적 검토를 한 것과 미사일지침을 종료한 것’ 등을 성과로 평가했다.
쿼드는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이다. 미국은 한국을 쿼드에 끌어들여 인도양·태평양 해상에서 북한, 중국을 둘러싸는 형태로 대북·대중국 대결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한국의 쿼드 참가는 대북, 대중국 적대정책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면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에 합류함으로써 동북아의 신냉전 형성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리고 미사일지침 종료 문제를 보자.
미사일지침 종료로 한국은 사거리 1,000~3,000㎞ 중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런데 전시작전권을 미국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미사일지침 종료가 미국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이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한국의 미사일지침을 종료했다는 것이다. 한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하면 미국은 한반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고도 북한과 중국 견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힘당이 성과로 꼽은 쿼드와 미사일지침 종료에 공통성이 있다.
미국이 북한과 중국을 겨냥하는데 한국을 적극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힘당이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로 꼽은 것은 철저히 미국의 패권과 이익에 복무하는 것이다.
이처럼 국힘당은 철저히 미국의 관점과 입장으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비판과 성과를 짚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평가를 통해 국힘당이 미국의 입장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검은머리 미국인들’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김영란 자주시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