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6.

 

1. 한미연합군사훈련
 

한미연합군사훈련이 3월 8일부터 시작해 진행중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은 1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3월 14일부터는 평양을 고립하고 함흥에 상륙하는 등의 침략훈련을 한다고 한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3월 16일 노동신문에서 “남조선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하였다”라며 “붉은 선”(금지선)을 넘었다고 선언했다. “전쟁연습과 대화, 적대와 협력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라는 것이다.

이어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대화를 부정하는 적대행위에 짓궃게 매달리고 끈질긴 불장난으로 신뢰의 기초를 깡그리 파괴하고 있는 현 정세에서 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남북교류가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 국제관광국을 없애고 문재인 정부가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오면 남북 군사합의서를 폐기하게 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면 남북관계가 악화하리란 건 이미 예견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각계각층 국민은 올해 초부터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거세게 내왔다. 1월 28일에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비롯해 국내단체 197곳, 미국단체 100곳, 국제단체 80곳, 총 400여 곳의 단체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한미 양국 정부에 전달했다. 3월에는 전국 1,347개 단체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선언을 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 목소리는 여의도 담장을 넘어 국회에까지 퍼졌다. 민주당 윤미향, 김남국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 국회의원 35명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주장한 것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건 온 국민의 요구라고도 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촛불민심에도 꼭 부합하는 주장이다. 평화와 번영은 촛불민심이자 전 국민의 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평화와 번영은 한국이 혼자서 이루는 게 아니라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다. 그래서 남북은 평화와 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합의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한미연합훈련은 이런 남북의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이다. 남과 북은 2018년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자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올해 초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근본문제로 콕 짚은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문재인 정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한 것은 평화와 번영을 버리고 북한과 대결하겠다는 결정과 다름없다. 그래서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행은 촛불민심 배반이며 직접적인 반통일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바탕엔 미국이 한반도를 장악하려는 제국주의적 야욕이 있다. 미국이 북한을 제압하려 하지 말고 평화롭게 공존하려 한다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한 다른 한편엔 문재인 정부의 ‘승인추종주의’가 있다. 승인추종주의란 무엇이든 미국의 승인을 받으려 하고 미국을 따르려는 사대주의를 일컫는다.

평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말할 때면 항상 한미동맹에 기초해서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남북관계를 말하던 중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작년 10월 8일엔 “혈맹으로 출발한 한미동맹은 한반도 평화의 핵심축”이라며 한미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는 대북정책을 하나하나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추진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에 “이제는 북미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서 해나가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돌이켜 보면 무척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참 스스럼없이 했다.

이런 승인추종주의로는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선언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실제 행동에선 노골적으로 미국에 매달렸다. 그러니 판문점선언은 휴지 조각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문재인 정부가 속으로는 하기 싫지만, 미국의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된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받기 위해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퍼트리며 훈련 강행을 적극적으로 찬성해왔다. 

문재인 정부의 이런 주장은 그야말로 간도 쓸개도 없는 승인추종주의에 찌든 행태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정말로 미국이 전작권을 넘겨주리라 생각할까?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라면 전작권을 반환하면 전쟁 발발 시 한국군이 주한미군을 지휘하게 된다. 그러나 세계초강대국이자 제국주의 나라인 미국이 전시에 다른 나라에 미군의 지휘권을 넘겨준 예는 단 한 번도 없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도 사령관은 미군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으로 전작권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착각이다. 착각이 아니면 미국이 전작권을 반환해주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는 것이다.

미국이 전작권을 넘겨주겠다고 한 것은 미국의 술책에 불과하다. 미국이 광주학살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져 반미 기운이 높아지자 겉으로는 작전통제권 반환 요청을 수용하는 척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평시 작전통제권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이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 실제로는 여전히 한국군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평시 작전권을 돌려주면서 6개 핵심부분은 여전히 주한미군이 작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남겨두었다. 그 6개 핵심부분이란 ▲전쟁 억제와 방어를 위한 한미연합 위기관리 ▲전시 작전계획 수립 ▲한미연합 3군 교리 발전 ▲한미연합 3군 합동훈련과 연습의 계획과 실시 ▲조기 경보를 위한 한미연합 정보관리 ▲C4I 상호운용성이다. 실제로 군사작전과 관련한 대부분의 권한은 여전히 주한미군에게 있는 셈이다. 게다가 군대가 평시에 할 수 있는 작전이란 ‘정보전’ 정도인데 이것도 주한미군이 지휘권을 행사한다. 한국군이 평시작전권을 반환받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란 삽질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있는 한 절대로 전작권을 돌려주지 않는다. 전작권 반환은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미국이 훈련을 통해 전작권을 돌려주겠다는 건 기만이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은 이번 훈련에서도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절차를 뺐다. 이런 일은 처음도 아니다. 지난여름에도 똑같이 전작권 반환을 위해 훈련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훈련 내용에선 전작권 검증이 빠진 바 있다. 

남북관계 악화까지 감수하고 평화번영을 바라는 촛불민심까지 역행해가며 전작권을 반환받으려 했는데 그 전작권 환수마저도 이루지 못하니 이런 바보천치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문재인 정부는 미국에 기대는 승인추종정책을 추구해서는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반통일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때 통일대통령이 될 거라는 국민의 기대를 받기도 했는데 승인추종정책 때문에 한심한 지경에 빠지게 됐다.

2. 방위비분담금

이번에는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보자. 협상 결과, 한미 방위비분담금은 올해 13.9%를 인상한 후 향후 국방비 증가율만큼 올리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 향후엔 대략 6~7% 대로 인상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협상을 잘했다고 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5배를 인상하라고 했는데 13.9% 인상으로 막았으니 잘한 것이라는 뜻이다. 정은보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한미 간 합리적이고 공평하고 상호 간에 수용 가능한 합의를 이뤘다”라고 자평했다. 어떤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었으면 트럼프의 요구를 다 들어줬을 거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잘한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옛 고사가 하나 떠오른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저공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길렀다. 하루는 저공이 원숭이에게 먹이를 줄여 아침엔 도토리 3개, 저녁엔 도토리 4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은 화를 냈다. 그러자 저공이 아침엔 도토리 4개, 저녁엔 도토리 3개를 준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만족해했다고 한다. 유명한 사자성어 ‘조삼모사’ 이야기이다. 

미국의 협상전술에 완전히 걸려놓고도 잘했다며 자화자찬하는 문재인 정부 모습이 딱 조삼모사 꼴이다. 

이번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역대 최악의 협상결과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진 바람에 한동안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1% 정도에 그쳤었다. 그런데 이번 협상으로 방위비분담금 증가율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리 수를 기록했다. 비율이 아니라 금액으로 보면 이번 협상에선 방위비분담금이 약 1,444억 원이나 인상돼 사상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역대 최악의 협상인 것이다.

트럼프 때 5배나 요구했기 때문에 그에 맞서 선방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도 사실이 아니다. 한겨레 2020년 5월 8일 보도를 보면 당시 한국과 미국은 방위비분담금 50% 인상안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타결된 협상안을 계산해보면, 5년 후 방위비분담금은 현재 분담금보다 50% 인상된 금액에 도달한다고 한다. 즉, 트럼프 정부가 요구한대로 방위비분담금 50% 인상안이 현실화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협상을 자화자찬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조삼모사가 아닌가?

촛불민심이 문재인 정부에 바란 것은 무엇이었던가. 트럼프가 방위비분담금을 5배로 인상하라고 요구했을 때 촛불국민은 미국은 날강도라며 차라리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외쳤다. 리얼미터가 2019년 1월에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58.7%가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를 반대했다. 더 나아가 주한미군을 감축한다고 해도 방위비분담금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여론은 52.0%였다.

오히려 국민은 주한미군이 우리에게 주둔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019년에 “오히려 우리가 돈을 낼 것이 아니라 미군한테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다른 나라에서는 주한미군이 주둔비를 내는 사례도 있다. 필리핀은 1947년 미국에 99년 동안 군사기지를 무상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 그러나 이 협정을 개정해 1976년부터 1992년까지 사용료를 받았다. 미국이 대한민국에 주둔하는 건 자기 자신의 패권 때문이다. 그러니 주한미군이 주둔비를 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는 타당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번에 역대 최고로 방위비분담금을 증액한 정권이 되었다. 촛불민심에 대한 전면적인 배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한일 지소미아

촛불민심은 국익우선외교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부당한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에 차라리 주한미군을 철수하라, 주한미군이야말로 주둔비를 내라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민은 대일외교에서도 국익우선외교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며 경제침략을 해오자 촛불국민은 굴하지 말고 맞서길 요구했다. 일본에 상응하는 보복 수출규제를 하면서 박근혜가 체결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파기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일 지소미아 파기를 반대했다. 여기서 문재인 정부는 촛불국민을 따르지 않았다. 미국에 굴복해 한일 지소미아를 연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일본에 관계를 개선하자며 손짓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이웃 나라 일본과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지혜를 모아 건설적·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미래지향적인 관계. 일본과 적폐세력이 한일관계를 개선하자면서 늘 하던 말을 문재인 정부가 되풀이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숙이고 들어가자 일본은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일본은 “한국은 이상하다. 약속이라는 개념이 없다”, “한국은 국제법이 통용되지 않는 국가라는 우려가 일반화하고 있다”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일본이 이쯤 나오면 대일강경정책을 펼 법도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3월 1일 3.1운동 102주년을 맞아 또다시 일본에 한일관계 개선을 제안했다. 일본 반응은 어떨까? 일본 언론은 문재인 정부가 관계를 개선하자면서도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는다며 타박하고 있다. 

한일 갈등의 발단이 된 강제징용 문제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강제징용 재판은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배상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자 법원은 미쓰비시 자산 매각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2020년 12월 29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합법적으로 정당히 미쓰비시 재산을 매각하고 그 매각한 비용으로 강제징용 피해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배상을 해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명령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도 하지 않고 있다.

대체 왜 이래야 하나. 우리 국민은 정정당당히 국민의 요구를 관철하는 정부를 가질 자격이 없단 말인가. 우리 국민은 정부가 미국엔 대북 정책을 승인해달라고 머리를 조아리고, 강도 같은 일본에 끌려다니다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조차 하지 못하는 굴욕적인 처지를 감수해야 할 운명이란 말인가.

문재인 정부는 국익우선을 주장하는 촛불민심의 자존심을 너무나도 비참하게 짓뭉개버렸다. 이것은 두고두고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4. 남북관계

촛불민심은 평화와 번영을 요구하고 있다. 2018년 북한과 손잡고 평화와 번영의 길을 가길 바라는 민심이 대폭발했다. 한국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판문점선언 직후인 2018년 5월 첫 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83%를 기록했다. KBS가 4월 30일에 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94.1%의 국민이 판문점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해 6월에 열린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전국을 휩쓸었다. 광역단체장 17석 중 14석(▲5), 기초단체장 226석 중 151석(▲71), 광역의원 824석 중 652석(▲303) 기초의원 2,927석 중 1,639석(▲482)을 차지했다. 정부가 평화번영의 길을 갈 때 국민이 얼마나 큰 단결을 이루는지, 그 힘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입증하는 엄청난 결과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평화번영을 바라는 민심을 기만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남북철도 착공식이다. 남과 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2018년 안에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합의대로 문재인 정부는 12월 26일 착공식을 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문재인 정부는 착공식을 했지만,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심지어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착공사에서 “국제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실질적인 착공과 준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착공식은 실제 착공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착공식에서, 북한 사람을 앞에 두고 말이다. 참담한 장면이었다.
*착공[着工]: 공사를 시작함

착공식에 참가한 북한은 어이없어했다. 노동신문은 “착공식이면 착공식이지 실질적인 착공이 아니라는 것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노동신문은 “행성의 그 어디를 둘러봐도 착공식을 벌여놓고 이제 곧 공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선포하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행태를 규탄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행태도 말이 아니다. 이인영 장관은 지명자 시절 때부터 ‘작은 교역’을 내세웠다. 큼직한 남북교류가 아니더라도 술이나 설탕 같은 작은 교역을 하다보면 남북관계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인영 장관이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통일부는 한국의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과 북측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이하 개성무역회사)가 남한 설탕과 북한 술을 맞바꾸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통일부가 곧 이 교류사업을 승인할 듯이 언론보도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확인해보니 북측의 개성무역회사가 대북제재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인영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여 “(개성무역회사가 제재 대상이라는 걸) 숙지하고 있었다”라며 “제재 대상이 아닌지 검토도 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인영 장관의 말은 거짓말이었음이 곧 드러났다. 대북제재 대상 목록은 비밀문서가 아니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문서인데, 그 목록에는 개성무역회사가 없었다. 이인영 장관은 말로는 작은 교역을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남북교역을 불허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데도 시치미를 떼며 대북제재 핑계를 댄 것이다. 북한은 물론이고 국민까지 속이는 이인영 장관의 뻔뻔함은 소름끼칠 지경이다. 

지금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방역협력을 하자느니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느니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그런 지원을 바란다고 말한 적이 없다. 북한은 무기 반입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남과 북은 판문점선언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과 관련되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약속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를 하기로 약속했다. 미국도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에서 북미관계를 새롭게 수립하자며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합의를 볼 때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객관적이고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면이 있다. 

그런데 이인영 장관은 말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면서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선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이인영 장관이 3월 10일 한미연합군사훈련 지휘소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나름대로 지혜로운 과정을 만들려고 했던 만큼 북한도 조금 더 인내심 있게 이 과정을 바라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인영 장관은 평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통일부 장관이 전쟁연습을 하는 지휘소에 찾아가 북한에 참으라고 말하는 건 누구도 생각 못할 ‘창의적’인 행동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이렇듯 이인영 장관은 평화번영을 염원하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보를 되풀이하고 있다. 그 속내는 자기 자신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 하는데 북한이 기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즉, 북한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극히 반국민적, 반통일적인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는 지금 촛불민심을 배반하고 통일에 역행하는 행보만 하고 있다. 그 결과 남북관계는 엄중한 도전을 맞고 있다. 이미 남북군사분야합의서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미국의 승인추종정책을 계속했다가는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남북관계가 또 얼마나 악화할지 모를 일이다. 

우리 국민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바라고 있다. 국민은 여전히 2018년의 그 감동을 간직하고 다시 남북관계가 발전하는 봄날이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 그 봄날을 가져오기 위해 우리 국민이 나서야 한다. 

촛불항쟁의 주인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다.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미국의 승인추종정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 진작 벗어났을 것이다. 촛불항쟁을 지속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선 우리 국민이 주인답게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합의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도록 반미자주와 조국통일을 위해 강렬히 투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