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1년 03월 11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117] 윤석열, 바이든, 핵을 가진 빨치산 북한
오늘날 한반도에서 미국과 친미친일적폐세력은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군사력으로 제압하려 하지만 여의치않다. 북한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고 국방력을 빠른 속도로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경제제재를 해도 북한은 자력갱생의 힘으로 제재에 맞서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 내 적폐세력은 앞선 글, <[아침햇살116] 촛불항쟁 세력의 특징 (2)>에서 살펴본 것처럼 촛불항쟁을 뒤집어보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미국도 적폐세력도 판을 뒤집어보려 하지만 마땅한 계책이 없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미국과 적폐세력도 순순히 물러서진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선 무리수일지라도 발악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1. 윤석열 사퇴와 미국의 촛불 역전 의도
3월 4일, 윤석열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했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반대한다는 명분을 들었지만, 진짜 사퇴 이유는 대선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한국 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윤석열은 꾸준히 1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작년 12월에는 지지율이 23.9%까지 올랐다. 다른 적폐 대선 주자인 안철수, 홍준표가 5%~6%대 지지율에 그쳤던 것에 비해 독보적인 결과이다.
그런데 윤석열 지지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하락해 2월엔 9%대로 주저앉았다. 추미애 전 장관과의 갈등이 끝나자 윤석열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대로라면 윤석열은 잊히고 대선 주자로서의 가치를 잃게 될 것이었다.
적폐는 윤석열 카드를 이대로 잃을 수는 없었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배경이 바로 이것이다. 사실 윤석열은 검찰총장으로서 더는 할 것도 없었다.
사퇴 카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듯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3월 5일에 여론조사 한 결과, 윤석열은 32.4%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과연 윤석열은 대선 주자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윤석열이 대선 주자로 자리 잡기 위해선 결국엔 국민의힘 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 국민의힘 당의 지원 없이 혼자 대선에서 이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윤석열이 국민의힘 당으로 가려면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바로 이명박·박근혜 구속 문제를 푸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는 윤석열이 검찰총장일 때 구속됐다.
윤석열이 국민의힘 당과 함께 하려면 이명박과 박근혜 구속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이명박·박근혜 구속을 잘한 일이라고 주장하면 윤석열은 국민의힘 당과 손잡을 수 없다.
그렇다고 이명박·박근혜를 구속한 걸 후회한다고 말하면, 윤석열은 촛불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느니 했던 말도 모두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이명박·박근혜 구속은 결국 적폐를 위한 것이었다고 둘러댈지도 모르겠다. 촛불 여론으로 적폐세력이 더 큰 화를 입는 걸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윤석열이 촛불항쟁을 부정하게 된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구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국민의힘 당에 버림받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촛불항쟁을 부정하는 셈이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해도 윤석열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만약 윤석열이 촛불항쟁을 뒤집을 만큼 힘이 있었다면 이런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김종인은 당내 반발이 많지만 그래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꿰차고 있다. 딱히 김종인만 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윤석열이 촛불항쟁을 뒤집을 만큼 힘이 있다면 당내 반발을 누르고서 국민의힘 당의 협력을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에게 그만큼의 실력은 없다. 예를 들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5선 국회의원에 장관 및 청와대 경제수석을 하는 등 경력이 화려하다. 노태우 정권 때 경제민주화 정책을 폈다고 하여 경제민주화 전문가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윤석열은 오로지 검사로서 일했을 뿐이다. 그래서 윤석열은 정치 지도자로 뭔가를 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당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도 없다. 오로지 대선 주자로서만 가치가 있다.
그런데 윤석열은 대선주자로서도 함량 미달이다. 윤석열이 이룬 업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와 싸웠다고는 하지만, 공수처도 막지 못했고 중수청도 막지 못했다. 윤석열은 적폐언론, 국민의힘 당의 대대적인 지원 속에 검찰력을 총동원해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지만, 끝내 촛불세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적폐 유력 주자의 견제도 심하다. 홍준표는 윤석열의 사퇴가 임박하자 “지금 사표 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결단이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윤석열이 사퇴한 후엔 “야권 분열의 단초”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자기들이 쌓아온 권력을 윤석열에게 홀라당 뺏기는 게 싫어 견제하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윤석열은 겉으로는 요란하지만, 실제 대선까지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국민의힘 당과 손잡는 데 실패하면 결국 윤석열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윤석열이 검찰총장직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적폐 안에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적폐는 그나마 윤석열 카드라도 쥐고 있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지지율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고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 놓기 위해 급한 대로 검찰총장직에서 사퇴시킨 것이다.
정리하자면, 적폐는 윤석열 카드로는 촛불항쟁을 뒤엎고 부활하기 어렵다. 그러면 적폐는 앞으로 어떻게 할까?
그동안 대한민국 역사를 보면, 국민의 항쟁을 뒤집은 배후에는 항상 미국이 있었다. 4.19항쟁을 무위로 돌리기 위해 이승만을 하야시키고 박정희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게 한 배후엔 미국이 있었다. 부마항쟁을 잠재우려 박정희를 죽이고, 전두환이 신군부쿠데타를 일으킨 배후에도 미국이 있었다. 미국은 전두환이 광주학살을 자행할 땐 항공모함까지 파견해 지원했다. 6월항쟁에선 아직 확증이 드러난 건 없지만 주한미대사나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전두환과 노태우를 만나는 등 미국이 개입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다.
이번에도 미국은 촛불항쟁을 무너뜨리고 싶을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일본이 문재인 정부를 길들이고 통제할 때도 사사건건 주권을 지키려 나선 것은 촛불항쟁세력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작년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하자고 건의한 바 있다.
또한, 이재명 도지사는 미국이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라며 내정간섭을 했을 땐 미국 및 유엔, 유럽연합 등에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작년 8월, 포천에서 미군 장갑차와 추돌해 국민 4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났을 땐 이재명 도지사는 훈련안전조치 합의서 규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하는 공문을 주한미군에 보내기도 했다.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이재명 도지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재강 평화부지사는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격화된 한반도의 긴장이 온전히 가시지 않았다. 상대를 자극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아니라 신뢰를 키우는 남북협력훈련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재강 평화부지사는 비무장지대에 집무실을 설치하려다 유엔사에 가로막히자, 유엔사를 규탄하며 농성하기도 했다.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사람이 이러니 미국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자기 뜻대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승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촛불항쟁을 뒤엎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어지간한 수로는 촛불항쟁을 뒤엎을 수 없다. 그동안 적폐들은 태극기부대로 광화문을 장악해보기도 했고 황교안을 내세워보기도 했다. 윤석열을 내세우고 검찰, 언론을 총동원해 문재인 정부를 공격해봤다. 하지만 적폐는 2020년 총선에서 참패했다. 적폐세력은 뭘 해도 부활할 수 없다는 게 총선에서 명백해진 것이다.
미국과 적폐세력에 남아 있는 건 결국 북한 변수밖에 없다. 과거 미국과 적폐세력이 북한을 악용해 광주학살을 자행한 걸 보자. 이재명 도지사도 광주학살을 두고 “빨갱이들이 북한과 내통해 일으킨 폭동인 줄 알았다. 진실은 달랐다”라고 이야기한 적 있다. 이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북한 변수만큼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는 수단은 없다.
한 가지 염두에 둘 것은 북한 변수를 악용하기 위해선 어지간히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고선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윤석열과 국민의힘 당은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북한 원전 사건을 터뜨려보려 시도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핵’을 제공했다는 프레임을 씌우려 한 것이다. 하지만 원전 사건은 국민의힘 당 서울시장 후보가 된 오세훈이 버전(Version)의 약어 V를 대통령(VIP)의 V라고 착각하는 바람에 웃음거리만 되고 끝나버렸다. 이 정도 사건으로는 국민의 비웃음만 살 뿐 촛불을 뒤집는 건 어림도 없다.
2. 미국의 대북정책
이번엔 미국을 보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정책을 모두 뒤집을 것처럼 이야기했다. 바이든의 1호 정책도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뒤집는 것이었다.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의 정책을 다 뒤집으려거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고 북미정상회담도 부정해야 한다. 미국의 기본 대북정책은 제재와 군사 압박이어야 한다.
그런데 바이든 정부는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대북정책을 내지 않고 있다. 대북정책 발표가 너무 늦다는 지적이 일자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여전히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대답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대북정책 발표가 늦어지는 건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기 때문인 듯하다.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대결을 하기엔 너무 큰 부담이 있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능력을 증명했다. 앞으로 북한이 군사행동을 하면 무엇을 하게 될까?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그칠지, 괌포위사격을 할지, 태평양상 수소폭탄 실험을 할지…. 어쩌면 미사일을 장착한 핵잠수함이 미 서부 해안가에 출몰했다가 감쪽같이 사라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미국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가늠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이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예전과는 사뭇 다르지 않겠냐는 추측, 그리고 미국이 감당 못 할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감만 들 뿐이다.
그래서 미국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2월 13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미국의 시급한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존 하이트 미국 합참차장 또한 2월 23일 “우리의 국가 미사일 방어 능력은 현재 중국, 러시아, 이란이 아니라 분명히 북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자니 트럼프를 따라 하는 셈이어서 주저된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려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부터 인정하고 그 합의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국의 포브스도 북한이 다시 미사일 실험을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싱가포르 선언이 유효임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제는 미국이 제재 해제를 제안하는 정도로는 북한을 움직일 수 없다. 제재 해제 대 비핵화는 2년이나 지난 과거의 제안이다. 지금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방역 협력 등 각종 제안도 모두 ‘비본질적’이라며 대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본질적’인 군사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본질적인 주제, 예컨대 평화협정 정도는 들고 나와야 비로소 북한과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화는 미국이 패퇴하는 결과가 나올 게 뻔하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수 없다.
북한과 군사대결을 할 수도, 그렇다고 대화할 수도 없는 상황.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할까?
그간 행보를 보면 미국은 항상 주도권을 쥐려 하고 수세에 몰리지 않으려고 해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을 수세에 빠뜨릴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필요하다. 1987년 칼기 폭파사건을 보자. 북한은 순식간에 테러국가가 됐고, 미국은 국제 여론을 몰아 공세를 폈다.
북한을 상대로 충격적 사건을 조작하는 건 적폐세력에게도 절실하다. 적폐세력은 1987년 대선에서 ‘무지개공작’이란 이름으로 칼기 폭파사건 공작을 펴 1987년 대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작년엔 서해 어업지도원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때 국방부 같은 친미반북세력과 극우적폐들은 벌떼처럼 들고일어났다. 하지만 북한이 발 빠르게 통지문을 보내 무산시켰다. 북한이 당시 상황을 자세히 밝혀 진상을 규명하려 한 점도 적폐로선 의외였을 것이다.
미국과 적폐세력들은 이런 식으로 북한 변수를 악용하려 사건을 조작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사건 조작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준비한 작전을 실행으로 옮기느냐 마느냐는 둘째 문제다. 사건 준비에 성공하면 언제든 필요에 따라 실행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3월 3일, “비용이 많이 드는 군사적 개입이나, 무력으로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하는 시도로 민주주의를 증진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 정부를 전복하니 마니 하는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NCND,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블링컨 국무장관은 마치 지금까지는 무력을 통한 정권 전복을 시도해왔다고 인정하는 것같은 의혹을 부르는 발언을 하였다.
거꾸로 생각하면 블링컨 국무장관의 발언은 이제부터 미국이 무력을 통한 정권 전복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훗날 미국이 무력으로 정권을 전복했을 때,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둘러대기 위한 알리바이를 만들어놓은 것일 수 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굳이 공개적으로 이런 정책을 언급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3. 북한의 대응
여기서 중요한 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과거 소련이나 중국을 보면 핵무장을 한 후 반제 반자본주의 성격이 약해지고 타협 노선을 걷게 되었다. 미국은 소련과 중국이 성장하자 화해의 손을 내밀어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자 시도했다. 소련이나 중국은 미국과 타협하며 강대국 지위를 누리려 했다. 혁명적 초심을 잃고 반제 반자본주의 노선은 무뎌지고 국가와 기득권의 안정을 좇게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러한 노선 수정과 타협이 없다.
북한은 지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겠다며 “조선반도의 정세 격화는 곧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들의 안보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조선노동당 규약 서문 중 조국통일 부분을 수정하면서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미국은 소련, 중국과 달리 북한에는 대결정책을 유지했다. 미국은 북한과 수교도 맺지 않고 심지어 전쟁을 끝내는 종전선언도 하지 않는다. 북한은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하는데 미국이 전쟁을 유지한다. 북한을 향한 제재도 계속한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부분적 제재 해제를 제안했는데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 입장에선 미국과 정면대결을 할 수밖에 없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미국이 우리에게 강요해온 고통이 미국을 반대하는 증오로 변했으며 우리는 그 증오를 가지고 미국이 주도하는 집요한 제재 봉쇄를 뚫고 우리 식대로, 우리 힘으로 살아나갈 것임을 분명히 천명’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76년 동안 쌓인 미국을 향한 ‘증오’, 이 증오는 결코 가볍게 여길 게 아니다.
지금 북한은 핵무기를 가진 날아다니는 빨치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북한은 지금도 ‘빨치산’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도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산발을 타고 싸우던 빨치산을 이어 가고 있는 듯 보인다. 2019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을 봐도 그렇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후, 북한 전역에서는 백두의 혁명정신을 배우겠다는 ‘백두산 대학’ 열풍이 불었다.
북한이 강조하는 빨치산 정신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
첫째는 3대 각오다. 북한은 제국주의와 싸우기 위해 얼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 굶어 죽을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북한은 4대 군사노선으로 전 국민의 무장화, 전 군의 간부화, 전 지역의 요새화, 전 군의 현대화를 내세웠다. 종합하면 북한은 전 국민과 전 군이 북한 전역에서 미국과 죽을 각오로 싸운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강조하는 빨치산 정신의 특징은 두 번째로 타협과 중도반단이 없다는 것이다. 국가 대 국가의 싸움, 자본가 대 자본가의 싸움, 권력자 대 권력자의 싸움엔 언제나 타협이 있을 수 있다. 어느 정도 승부가 가려지면 막대한 피해를 보기 전에 타협하고 중단하는 것이다. 그래야 서로 파국을 면할 수 있다. 그러나 빨치산은 다르다. 빨치산의 싸움은 타협이 존재할 수 없고 어느 한쪽이 사라져야 끝난다. 이것이 빨치산 전쟁과 정규전의 차이점이다. 북한과 대결하려는 세력은 이 점을 명심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될까? 주호영 국민의힘 당 원내대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인적 네트워크는 주로 국민의힘에 많이 있는데 이 자리에라도 와서 한 수 배워가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자신들이 문재인 정부보다 더한 친미세력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이 살길은 오로지 미국뿐이기 때문에 미국과 운명공동체적인 성격을 갖는다. 미국과 친미친일적폐세력은 결국 북한과의 대결 아니면 대화,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한미합동군사훈련이 3월 8일에 시작해 18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미국은 최근 북한 인권을 문제 삼거나 북한이 새로운 핵활동을 시작했다며 대북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를 보면 미국은 북한과의 대결로 흘러가는 듯하다. 문재인 정부도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동참하면서 미국의 대북대결 책동에 발을 담근 것 같다. 미국은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무력을 동원해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키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시도를 하면 미국과 문재인 정부는 핵을 가지고 날아다니는 ‘빨치산’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핵을 가진 빨치산은 한국과 미국이 흔히 접하는 ‘외교상대’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그때도 미국과 적폐세력이 서해교전이나 칼기 폭파사건 같은 조작사건을 일으키는 게 가능할까?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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