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2년 03월 08일
기사 제목 : ‘윤석열 당선’을 노골적으로 바라는 일본
제20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대선 결과에 쏠린 일본의 관심이 무척 지대하다. 누가 한국의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한일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일본은 윤석열 국힘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을 바라는 일본 언론
대선 국면에서 일본 언론은 윤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듯한 보도를 날마다 내보내고 있다.
일본 언론이 윤 후보의 당선을 얼마나 바라는지를 보여주는 보도가 있다. 지난 2월 15일, 일본 주간지 ‘현대비즈니스’는 <‘최악’이었던 문재인보다 ‘훨씬 최악인 한국 대통령’이 탄생할지도 모를 이유>라는 기사에서 윤 후보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이 정권을 잡을 경우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해 실용적인 협력을 강조할 것이므로 이재명보다는 더 좋은 대일관계를 구축할 것이다.”
“한국의 정권교체는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일관계의 친선적인 청사진은 이제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 생활, 한일 양국에 있어서도 한국의 정권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또 다른 보도를 살펴보자.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단일화를 선언한 지난 3월 3일, 일본에서는 속보가 빗발쳤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윤 후보와 3위를 달리던 안 후보의 단일화로 여당 비판 표 분산을 피할 수 있게 됐다”라면서 “(대선) 종반을 맞이한 선거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진보, 보수, 극우 할 것 없이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5년 만에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윤 후보가 크게 우세할 것”,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접전을 거듭 펼쳐온 선거전 최종 정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또 일본 언론에서는 “(윤 후보의 아버지는) 일본 문부성 1호 장학생 출신”이라며 윤 후보에 친근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언론의 시선에서는 노골적으로 ‘친일’ 행보를 해온 윤 후보가 무척 고마울 만하다. 이렇듯 일본 언론은 진영을 뛰어넘어 ‘윤석열 당선’을 바라는 모양새다.
일본이 윤석열을 사랑하는 이유
그렇다면 일본 언론이 윤 후보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윤 후보의 거침 없는 친일 행보에 있다.
돌아보면 윤 후보는 그동안 일관되게 친일 발언을 꺼낸 바 있다. 윤 후보가 꺼낸 발언은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한 적 없다.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 ‘위안부합의, 강제징용 등 현안을 전부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풀자’, ‘문재인 정부가 이념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 등이다. 윤 후보의 이런 행보는 일본에 ‘나는 문재인 정부와 달리 친일이에요’라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7월 9일, 이영채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오히려 한국 대통령 후보가 별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으로 발언해주면, 일본 국내 여론도 정당화할 수 있고 후쿠시마 주민들에게도 좋은 메시지가 될 수 있어 일본 정부로서는 고마우면서도 한국 정부의 이중적인 부분도 지적해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사실 한일관계가 이렇게까지 된 것은 일본의 보복성 경제공격 때문으로, 일본의 책임이 무척 크다. 그런데 윤 후보는 한일관계가 나빠진 건 한국 정부 때문이라며 일본에 알아서 맞장구치고 있는 꼴이다. 이러니 일본으로서는 윤 후보의 당선을 반길 만하다.
일본 언론의 시선에서 봤을 때, 이처럼 거리낌 없이 ‘친일본색’을 드러낸 윤 후보가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윤 후보가 골치 아픈 한일관계의 현안을 일본의 입맛에 맞게 척척 해결해준다며 앞장서고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일본을 편들어온 친일 인사들은 많았다. 하지만 윤 후보처럼 대놓고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출과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옹호하는 대선주자는 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도 한일전”이라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일본을 편들며 온갖 친일 막말을 해온 윤 후보를 향한 지엄한 민심이다.
윤 후보는 자신의 친일 행보와 관련해 그 어떤 반성의 기색조차 없다. 이런 윤 후보가 만에 하나라도 대통령이 된다면 앞으로의 한일관계가 어떻게 될지 추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아마도 일본이 바라는 위안부합의 부활은 기본이고,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따른 한국 해양의 오염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구실로 한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도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윤 후보의 당선이 최선인 이유다.
이재명 후보 낙선운동까지 하는 일본 극우세력
한편 일본의 극우세력은 윤 후보를 노골적으로 편드는 것과 함께, 상대편 대선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눈 낙선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공산주의자 이재명은 필요 없다!”
“문재인 X”
“이재명 X”
-지난 2월 27일, 도쿄(東京)에서 일본 극우세력이 외친 망언
지난 2월 27일, 도쿄에서 제20대 대선의 재외국민선거가 열렸다. 투표장이 설치된 주일대사관·총영사관 주변에서 별안간 소란이 벌어졌다. 일본 극우세력의 행렬이 느닷없이 나타난 것이다.
일본 극우세력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공산주의자 이재명은 필요 없다!”라고 외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진에 ‘X 표시’를 한 팻말을 높이 들기도 했다. 대선 투표에 나선 한국 국적 동포들에게 이재명 후보를 찍지 말라고 압박한 것이다.
그런데 극우세력의 등장이 우연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보통, 일본의 극우세력은 일본 공안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일본 내 혐한·반북의 목소리를 높여온 극우세력들은 일본 공안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상부상조해왔다.
일본 극우세력과 공안세력의 밀착 관계는 지난해 8월 10일, MBC ‘PD수첩’의 보도 <부당거래 국정원과 日극우>에서 드러난 바 있다. 해당 방송에서는 윤미향 당시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일본을 찾을 때마다 어김없이 일본 극우세력 수십여 명이 윤 대표를 위협한 상황이 그려졌다. 해당 방송에서 극우세력 관계자는 일본 공안과 자신이 가깝고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증언했다. 이번에도 일본 극우세력과 공안 사이의 결합이 작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국의 정치인도 아닌 이 후보를 겨눈 낙선운동은 선을 넘은 망동이다. 이처럼 일본의 극우세력은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이제는 이재명 후보한테까지 반감을 드러내며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매우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를 돌아봐도 이렇게 친일 후보를 대놓고 지지하며, 상대편 후보를 깎아내린 일이 또 있었을까 싶다. 기형적인 극우화가 진행 중인 일본 사회의 자화상이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