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1년 03월 18일
기사 제목 : [북한은 왜?]중공업 우선 발전노선 ⑤ 오늘날 북한의 자립경제
북한은 1956년 12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영역의 자립을 선언했다.
정치적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립경제를 해야 한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자립경제란 자체의 원료 및 자원, 기술력과 노동력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경제발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자립경제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한반도에 없는 원자재는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길 외에는 구할 수가 없고, 기술력도 선진국과 비교해 낙후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자립경제를 막아 나선 장애물 중에 특히 심각한 것은 석유와 철강이다.
석유는 자동차 등의 연료로도 쓰이지만, 공업에 필요한 화합물과 옷을 만들기 위한 합성섬유,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이기도 하다.
철강은 각종 기계의 주재료여서 철이 없으면 나사 하나도 만들 수 없다.
문제는 철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연탄(역청탄)으로 만든 ‘코크스(Cokes)’가 필요한데, 북한에 무연탄은 많지만 유연탄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북한이 자립경제를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화학공업, 새로운 제철법을 만들다시피 해야 했다.
그러나 북한은 포기하지 않고 자립경제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투쟁해 왔다.
그 결과 탄생한 비날론공업, 탄소하나, 주체철은 북한의 자립경제 실현을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먼저, 비날론은 리승기 박사가 1939년에 만들어 낸 세계 두 번째 합성섬유이다.
북한은 일찍부터 비날론에 관심을 보이고 비날론공업 창설에 힘을 기울였다.
비날론은 석유가 아닌 석탄과 무연탄을 통해 만들 수 있고, 비날론 생산 과정에서 아세틸렌, 아세트산 같은 중간생성물과 부산물이 만들어진다.
섬유도 만들고 화학공업도 생산할 수 있는 1석 2조의 산업인 것이다.
북한은 리승기 박사와 함께 비날론을 적극적으로 공업화한 결과 1961년 5월 함흥에 2.8비날론연합기업소를 설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비날론 공업의 단점은 전력이 많이 든다는 점인데 북한은 자기 땅에 존재하는 원자재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크게 보고 투자를 한 것이다.
북한은 또 자립적인 화학공업체계를 완성하기 위해 ‘탄소하나(C1)화학공업’ 창설에 애쓰고 있다.
석유화학공업은 석유를 작게 쪼개어 다양한 화학물질을 만드는 방식인데, 탄소하나화학공업은 석탄을 이용하여 점차 복잡한 물질을 합성해내는 방식이다.
보통, 분리보다 결합이 더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일반적인 나라에서는 주로 석유화학공업을 선택한다.
북한은 값이 비싼 것이 흠이지만 석유에 의존하지 않고도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철강 부분에서도 자립화를 이루기 위해 투쟁한 결과 주체철을 만들어 냈다.
철은 산업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자재이다.
때문에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비롯해 강도 높은 대북 제재가 이루어질 때 북한은 철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김일성 주석은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주체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니, 북한이 철을 자립적으로 만드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코크스 없이 철을 만들기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1983년에는 삼화철 공법을 개발했으나 생산성이 떨어지고 품질이 좋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8년 3월 성진제강련합기업소(성강)에 “코크스 저사용의 철강생산체계 완성”을 기업소의 기술혁신과제로 주었다.
“선진국에 만약 코크스가 없었다면 다른 방법으로 철을 생산했을 것이 아니냐”며 우리도 자체의 힘으로 철을 만들 수 있다고 독려했다고 한다.
결국 2009년, 북한은 40년 동안의 간난신고를 거쳐 성강에서 코크스를 사용하지 않는 철 생산방법, 즉 ‘주체철’ 개발에 성공해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주체철 완성을 두고 “3차 핵시험 성공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며 기뻐했다고 한다.
-이계환, 2009.12.25., 주체철 생산한 성진기업소 일행들 평양 초청방문, 통일뉴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8015
이렇듯 북한은 자립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아예 새로운 기술체계를 개발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이 오늘날 미국의 대북제재에도 굴하지 않고 미국과 대결을 벌여 나갈 수 있는 것은 자립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