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1년 03월 11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99] 10.10 행사를 통해 본 북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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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북한이라는 국가의 특징
(1) ‘대가정 국가’를 지향하는 것 같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국무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아직 풍족하게 살지는 못해도 화목한 대가정을 이루고 단 한명의 악성비루스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하니 이것이 얼마나 고맙고 힘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북한 국민이 ‘화목한 대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원래 국가를 한자로 풀이해보면 나라 국(國)과 집 가(家)를 합친 것으로 나라와 가정을 의미한다. 처음 국가라는 표현을 쓴 이는 맹자로 단순히 나라와 집안(당시는 귀족가문)을 합쳐서 부르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국가는 나라의 의미로만 사용되었다. 나라의 의미로 쓰면서 굳이 집, 가정이라는 표현을 붙여서 쓰는 것은 나라와 가정이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에는 나라와 가정을 일치시키는, 다시 말해 한 나라가 하나의 가정과 같아야 한다는 지향이 들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10명 안쪽의 사람이 정으로 모인 집단인 가정과, 수백, 수천만 명이 모인 집단인 나라를 하나로 연결시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북한은 자기 나라를 ‘대가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주목이 된다. 왜 북한은 자신을 ‘화목한 대가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일까?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보면 여러 가족 구성원이 각자 자기 역할을 가지고 함께 모여 산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역할, 부모의 역할, 자식의 역할이 다 다르다. 하지만 각자 자기 일만 한다거나, 자신을 더 내세우면 그 가정의 화목은 깨지고 만다. 서로 믿고 내세워주고 고마워할 때 화목한 가정이 된다. 특히 가정에 위기와 시련이 찾아올 때 가정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 단결하고 서로 나서서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국가가 당하는 어려운 상황을 깊이 이해해주고 자기 집일처럼 떠맡는 고마운 인민도 이 세상에 우리 인민밖에는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열병식 방송을 보면 국무위원장 연설 중에 이를 듣는 북한 군인과 국민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다. 지도자는 국민을 최상으로 내세워주고, 국민은 지도자에게 고마워하고 감동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또 북한 어디를 가나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와 같은 구호를 쉽게 볼 수 있다. 군인과 국민 사이에도 군인들은 ‘인민의 운명의 수호자, 행복의 창조자가 되자’고 하고 국민들은 ‘원군미풍’이라며 군인들을 도우려는 모습이 널리 일반화되어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최근 수해복구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북한에서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군인들이 달려가 구조와 복구 활동을 하곤 한다. 또 이번에 수도당원사단을 조직해 파견한 것처럼 다른 지역 주민이 피해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가는 경우도 있다. 직접 갈 수 없으면 구호물품을 모아서 보내기도 한다. 이번 함경도 피해복구장에도 평양시 당원 1만2천 명이 지원을 갔으며 전국 각지에서 구호물품이 답지했다. 피해지역에 새 집이 완공되고 입주를 하는 날 주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하고 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국무위원장은 겨울이 오기 전에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새 집을 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복구를 끝내고 다른 피해 지역에 자원해서 간 사람들을 향해 “자기들이 맡은 피해복구건설임무를 완수하고도 사랑하는 집이 있는 평양행을 택하지 않고 스스로들 또 다른 피해복구지역으로 발걸음들을 옮긴 애국자들, 마땅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우리의 핵심들, 나의 가장 믿음직한 수도당원사단 전투원들에게도 전투적 고무와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라고 하였다.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서로서로 걱정해주고 위해주고 감싸 안아주는 아름다운 인민, 이런 인민이 높은 애국심과 고도의 자각성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표현을 하였다. 아마도 북한은 국민이 서로 돕고, 더 어려운 사람을 먼저 돕는 모습을 이상적인 대가정,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으로 여기는 듯하다.
북한이 하나의 대가정을 추구하는 모습은 코로나19 방역 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0명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 모두가 큰 불편을 감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경을 봉쇄하고 경제가 위축되는 것을 감수하며 국민 전체가 마스크를 썼다. 우리도 방역을 강화하며 1단계 조치, 2단계 조치, 나아가 2.5단계 조치까지 취했을 때 큰 불편을 겪었지만 대다수 국민이 참고 협조하였는데 북한도 그랬을 것이다.
미국치과협회 최근 자료에 따르면 감염자가 마스크를 쓰고 비감염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감염률은 5%에 불과하지만 감염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비감염자가 마스크를 쓸 경우 감염률은 70%에 달한다고 한다. 즉, 마스크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해 쓰기보다는 남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으려고 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나는 감염자가 아닌데 왜 불편하게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며 항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혹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감염되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불편하지만 마스크를 쓴다. 따라서 마스크를 통한 방역은 개인주의, 이기주의 대신 집단을 위한 마음이 큰 사회에서 가능하다.
개인주의가 발달한 미국을 보면 마스크를 강요하지 말라며 총을 쏴 사람을 죽이고 무장폭동을 일으키며 코로나 파티를 여는 등 남이야 어찌되든 나만 즐기면 된다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통한 방역이 어렵다. 미국에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 있을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불편을 감수하고 모두가 마스크를 써서 방역에 협조하였다. 자신의 건강보다는 다른 사람의 건강을 먼저 생각한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 때문에 한국 국민의 마스크 문화를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확실히 한국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하면 개인을 앞세우기보다 서로 위하고 생각하는 가정적인 면이 있다.
평소 모습을 보면 북한은 이런 성격이 더 강하게 형성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원래 마스크 쓰는 문화가 없었음에도 국가의 방역조치에 따라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국경폐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에도 잘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들은 법으로 강제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서로를 형제나 가족처럼 여기며 병에 걸리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 ‘민생안정국가’로 보인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많은 나라들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라트비아를 제외한 36개 회원국 중 올 2분기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으로 –3.2%였다. 모든 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11.5%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1분기에 –10%로 폭락했던 것을 만회하는 수준이었다.
국가 경제도 문제지만 한 국가 안에서도 빈부격차로 인한 민생문제가 심각하다. 국가 경제가 추락하는 속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 따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 따로인 것이다.
지난 9월 29일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에 나온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으며 3000억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클리블랜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노동자들은 어떻게 됐나요?”라며 코로나 시대 경제 격차를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지난 3월 이후 전문직, 자본가들은 재산이 늘어났지만 비(非)백인, 여성 등은 수입이 줄어드는 ‘K형’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급 간 경제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스위스은행 UB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7월 사이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가운데 억만장자들의 부는 27.5% 늘어났다고 한다. 이들의 자산 상승분은 주로 증시에 투자해 얻은 것인데 자산 총합은 1경1811조6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억만장자 수도 2189명으로 사상 최대가 되었다. 쉽게 말해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주식을 사들여 증시가 회복되자 떼돈을 번 것이다. UBS는 부의 집중도가 1905년 수준이며 지독한 빈부격차가 ‘대중의 봉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서도 자영업자들이 치명타를 입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 결과 70%의 자영업자가 폐업을 고려하거나 폐업할 것이라고 하였다. 심지어 폐업을 하고 싶어도 철거비용 등 부담 때문에 진퇴양난인 경우도 있다. 반면 부유층의 소득은 늘고 있다. OECD가 7월 7일 발표한 ‘고용전망 2020 국가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기준 하위 20%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인 반면 상위 20% 가구는 6.3%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잃는 동안 고소득층은 부동산과 주식, 재택근무로 돈을 벌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북한의 모습은 다른 나라들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10.10 행사를 보면 전혀 경제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볼 수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온갖 국가 행사를 축소하고 연기하는 속에서 북한은 예년보다 더 성대하게 행사를 치렀다. 일부러 새벽 0시에 행사를 시작해 온갖 화려한 조명 효과와 불꽃놀이를 보여주었다. 행사 내내 수많은 드론이 날아다니며 역동적인 영상 촬영을 하였다. 신형 무기들도 속속 등장했는데 이 역시 탄탄한 경제력 없이는 개발하기 힘든 것들이다. 북한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휘청거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사상 최악의 경제제재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철저한 국경봉쇄가 있었음에도 어떻게 북한 경제는 붕괴하지 않았을까? 두 가지 배경을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자립경제노선이다. 북한은 처음부터 의존경제가 아닌 자립경제를 기본 경제노선으로 가지고 있었다. 자립경제노선은 외부에 경제의 명맥을 의존하면 안 된다는 노선이기에 세계 경제가 침체일로에 빠져도 북한 경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북한의 민생 보장 체계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비껴간 계층이 있다. 바로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정부에 고용된 노동자 개념이라서 정부가 파산하지 않는 한 생계 위협을 받을 일이 없다. 정리해고 걱정도 없다. 그래서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만약 전 국민이 공무원이 된다면 어떨까? 누구나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이와 비슷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북한에는 사기업도 없고 자영업자도 없다. 대부분의 국민이 국영기업 혹은 협동조합에 속해 있다. 그런데 협동조합도 국가에서 기본 생계를 책임지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국민이 공무원과 비슷한 신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이 경제 걱정을 할 일이 없다.
과거 개성공단에서 본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정리한 책 『개성공단 사람들』(내일을 여는 책, 2015.)을 보면 북한 노동자는 임금이라는 개념이 없고 고용-피고용 개념도 없다고 한다. 대신 국가가 배치한 기업에 가서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하면 국가가 생활비를 주고 기본 생계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 2013년 개성공단이 일시적으로 폐쇄됐을 때도 노동자들은 별다른 생계 문제가 없었는데 그들이 속한 한국 기업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지만 북한 당국이 생활비를 계속 지급했기 때문이다.
북한 체계를 보험에 비유할 수도 있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많은 수리비가 들지만 자동차보험을 통해 큰 부담 없이 수리를 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수리를 위해 목돈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자동차 소유자 모두가 균등하게 돈을 내는 방식이다. 일종의 고통분담이며 경제적 타격을 소수에 집중하지 않고 다수가 골고루 나눠서 받기 때문에 충격 흡수가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북한은 경제에 타격을 입어도 그 피해를 소수에게 집중시키지 않고 전 국민이 나눠서 흡수해 부담을 최소화하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세계가 경제 위기에 빠지고 그 피해를 저소득층이 고스란히 받고 있는 속에서 북한의 독특한 경제 체계는 매우 주목이 된다. 현재 북한 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 대다수 나라들이 마이너스 경제가 됐는데 과연 북한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지 의문이다. 이번 10.10 행사를 보면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국무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아직 풍족하게 살지는 못해도”라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이것이 원래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의미이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다.
(3) ‘강병국가’로 보인다
열병식을 보면 북한 군대가 상당히 강력해 보인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군사력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사상이 강해 보인다.
흔히 군사력 하면 무기의 수준, 종류, 수량을 비교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무기를 운용하는 군인의 사상 상태다. 아무리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어도 전쟁에 나선 군인들이 신념이 없거나 의지가 부족하다면 고전을 면치 못한다. 부당한 침략전쟁에 동원된 군인은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빌 수 없으며, 평소 불만이 많던 병사는 전시에 총구를 상관에게 돌린다. 2005년 일본에서는 해상자위대원 6명이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된 데 이어 항공자위대원이 각성제 복용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일본 내에서는 저런 병사들을 어떻게 믿고 국가 방위를 맡기느냐며 개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대다수 군대에서 항명, 비리, 폭행, 추행, 살인, 탈영 등 온갖 군기문란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렇다면 북한의 인민군은 어떨까? 인민군의 기본 사상은 자기 지도부를 절대적으로 받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인민군은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결사옹위’, ‘결사관철’과 같은 구호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또한 자기 국민에게 헌신, 복무하는 사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인민군이 자주 사용하는 구호에는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 ‘인민을 돕자’ 등이 있다. 북한은 인민군 내에서 이런 두 가지 사상을 일상적으로 교양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상으로 무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상 무장이 잘 된 군대는 전투도 잘 한다.
둘째, 훈련 상태가 좋아 보인다.
군대는 훈련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무기도 훈련이 없이는 쓸 수가 없으며, 훈련이 안 된 군대는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그래서 군대에서 흔히 하는 말이 ‘실전은 훈련처럼, 훈련은 실전처럼’이다. 이런 훈련의 기본은 제식훈련이다. 어느 나라 군대나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제식훈련이다. 제식훈련을 통해 규율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규율은 생명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의 열병식을 보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천수만 명의 군인들이 한 사람처럼 움직인다. 규율성이나 절도, 기강이 매우 잘 잡혀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것은 한두 달 행사 준비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인민군은 ‘훈련제일주의’, ‘백두산훈련열풍’ 등을 내세우며 훈련을 매우 중요시한다. 국무위원장도 종종 인민군 훈련을 현지지도한다.
셋째, 무장 장비가 우수해 보인다.
물론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무장 장비 가운데는 북한이 성능을 공개하지 않은 무기가 많다. 따라서 외형만 보고 성능을 짐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짐작만으로도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열병식 무기에 대해서는 이전글에서도 언급했고 또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으므로 따로 분석하지는 않겠다.
다만 용도조차 파악할 수 없는 무기들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북한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무기를 개발, 생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독자적인 무기는 독자적인 전술과 연결된다. 최근까지도 활발한 전쟁을 벌여 모든 무기와 전술이 공개된 미국과 달리 북한은 무기와 전술이 베일에 싸여 있다. 이는 북한에게 상당히 유리한 점이다.
이러한 세 가지 요인을 통해 북한 군대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은 군대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경제건설에 집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강병’과 ‘부국’이 이어져있는 것이다.
10.10 행사를 통해 본 북한의 국가적 특징은 향후 북한이 어떻게 변모할지를 보여준다.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북한에 대해 잘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북한의 모습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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