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1년 03월 10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80] 진보의 시각에서 본 21대 총선 성격②
1. 한국 현대사
한국 현대사의 본질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놓고 국민과 미국이 치열한 갈등과 대립을 해온 과정이다. 미국은 점령군으로서 강탈한 대한민국 주권을 미군정 이후에도 계속 쥐고 행사하려 해왔고, 한국 국민은 그 주권을 되찾으려 해왔다.
미군정 시기에는 미국에 반대해 통일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싸움을 하였다. 1948년 2.7 구국투쟁, 4.3 제주항쟁은 모두 미군정의 허수아비 정부, 분단정부 수립에 반대한 투쟁이었다.
4.19 혁명도 이승만을 통해 주권을 장악하고 있던 미국에 타격을 주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김정남 전 청와대 교문수석은 4.19 혁명의 정신을 “반독재민주, 반외세자주, 반분열통일, 반기득권민중주의”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이승만을 대체해 미국의 대리인을 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4.19 혁명이 발발하는 바람에 미국의 한국 사회 장악에 일시적 공백이 생기게 되었다. 임시로 장면 정권을 세웠지만 이것으로 부족해 결국 5.16 쿠데타가 일어났다.
5.18 광주항쟁도 학살자 전두환을 통해 한국의 주권을 계속 장악하려는 미국에 맞서 국민이 직접 주권을 쥐기 위한 항쟁이었다. 이 항쟁을 통해 미국이 실질적으로 한국의 주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하였다.
87년 6월 항쟁도 직선제 개헌을 통해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려는 항쟁이었다. 반면 미국은 군부독재를 통해 한국의 주권을 계속 쥐고자 하였다. 결국 미국은 항쟁에 밀려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대신 야당 분열 공작을 통해 노태우를 당선시켜 계속 군부독재가 이어지도록 하였다.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촛불과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촛불은 미국에 빼앗긴 우리 주권을 되찾기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이었다. 2004년 노무현 탄핵 반대 촛불과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은 미국이 아닌 국민이 정권을 선택하겠다는 주권 확보의 성격을 가진 운동이었다.
이처럼 한국 현대사의 기본축은 주권을 둘러싼 국민 대 미국의 갈등과 대립이다. 이것이 국민과 미국이 직접 맞부딪히는 양상으로 나타날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국민과 미국의 대리인이 맞붙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국에서 사회현상을 분석할 때는 항상 한국 국민과 미국의 양자 관계를 기본틀로 놓고 분석해야 한다.
2. 국민의 주권 쟁취 투쟁 형태
한국 국민은 해방 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주권을 회복하고 행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크게 보면 항쟁과 선거 투쟁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되어왔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항쟁의 역사다. 2.7 구국투쟁, 10월 대구항쟁, 4.3 제주항쟁, 4.19 혁명, 6.3 항쟁, 부마민주항쟁, 5.18 광주항쟁, 6월 항쟁, 그리고 21세기 들어 계속된 촛불시위... 이처럼 한국 국민은 주권 회복을 위한 항쟁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항쟁을 통해 국민은 주권 회복 의지를 뚜렷이 과시하였고 또 주권 회복 의지를 더욱 강화하였다. 이 힘이 한국 사회를 한 발씩이라도 전진시켰다.
항쟁과 함께 선거 투쟁도 주요 형태였다. 한국 국민은 선거에 참여해서 한국 사회의 민주화, 진보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1952년 제2대 대통령 선거,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에 조봉암 선생이 출마했을 때 국민은 이승만 친미독재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조봉암 선생을 지지하였다. 특히 3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엄청난 부정선거에도 불구하고 조봉암 후보가 30%를 득표해 ‘죽산(조봉암의 별명)이 득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졌다’, ‘사실상 조봉암이 이승만을 이긴 선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김대중 후보 역시 박정희 군부독재를 반대하며 민주주의를 바라던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무려 45%를 득표하였다. 박정희가 자행한 부정선거만 없었어도 충분히 당선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각종 선거 투쟁들은 이런 국민의 노력이 더욱 두드러졌다.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까지 각종 선거에서 국민은 주권 회복과 주권 행사를 위해 노력하였다.
이처럼 국민의 주권 회복과 행사를 위한 노력은 항쟁의 형태와 선거 투쟁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항쟁의 형태가 가장 기본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선거 투쟁도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 물론 둘 가운데 기본은 항쟁이며 선거 투쟁도 대중투쟁 속에서 진행할 때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대중투쟁 없이 선거운동 일변도로 가면 국민의 의지를 관철할 수 없는 왜곡된 결과가 나오곤 했다.
3. 4.15 총선의 성격
이번 4.15 총선도 국민이 자기 주권 회복을 위해 선거 투쟁에 나선 하나의 계기였다. 국민의 1차 과제는 우리 주권을 점령자로서 강탈하고 이를 공고화하려는 미국의 구도를 무력화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구도는 구체적으로 미래통합당을 전폭 지원하여 이번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 다음 대선에서 재집권하는 발판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미국이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이유는 대미관점, 대민관점, 대북관점에서 모두 미국의 요구를 충족하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대미관점에서 철저히 친미적이며, 대민관점에서 국민을 개돼지로 보면서 독재로 민주화 요구를 철저히 압살하고, 대북관점에서 반공반북과 호전성을 갖추고 북한 공격으로 일관하는 세력이다. 미국이 한국의 주권을 틀어쥐고 대북전진기지로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세력인 것이다.
미국은 친일파와 그 후예들로 미래통합당을 육성하고 한국 사회를 70년 간 지배하도록 조종하고 지원하였다. 이번에도 미국은 미래통합당이 차기 대선에서 집권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도록 총선에 개입하였다. 따라서 국민은 미국의 구상을 저지하기 위해 미래통합당 후보를 최대한 떨어뜨려 다수당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미래통합당 후보를 떨어뜨릴 수 있는 후보를 당선시켜야 하였다. 그 현실적 대안은 민주당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밖에 없었다.
이런 구도 속에서 이번 총선은 미국의 구상인 미래통합당이 승리하느냐, 국민이 무기로 선택한 민주당이 승리하느냐의 싸움이 되었다. 미국 대 국민의 대결이 현실에서 미래통합당이냐 민주당의 대결로 압축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이번 총선의 성격은 민주화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통합당이 승리하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민주당이 승리하면 민주주의의 전진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4. 민주화투쟁이 갖는 의의
이번 총선에서 한국 국민은 미래통합당을 대패시키고 민주당을 압승시켰다. 이는 민주화투쟁의 승리다. 민주화투쟁의 승리는 국민의 주권 회복 운동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국민의 주권이 회복된 것은 절대 아니다. 민주당은 국민주권세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주권은 대외적으로 자주, 대내적으로 민주를 실현하는 것이다. 즉, 자주와 민주를 실현하려는 세력이 국민주권세력이고, 이를 실현하는 정부가 국민주권정부다. 여기서 선차적인 것은 대외 자주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외정책은 기본이 친미다. 즉, 국민주권세력이라고 하기에 결정적 하자가 있는 세력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국민주권정부라 할 수 없고, 국회 다수당이 된다고 해서 국민주권을 회복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압승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주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주권세력, 즉 참된 진보세력이 힘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이 집권하면 민주당 집권 시기에 비해 진보세력이 힘을 키우기 불리한 환경이 된다. 민주당은 대외정책에서 친미를 하지만 대내정책에서는 미래통합당만큼 독재를 실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당도 민주주의를 온전히 구현하는 세력은 아니다. 문재인 민주당 정권은 국가보안법 폐지는커녕 개정도 시도하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국가보안법을 휘둘러 멀쩡한 사업가를 간첩으로 둔갑시키기도 하였다. 노사 갈등을 겪는 여러 사업장에서 일방적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했으며 비정규직 문제도 애초 약속과 달리 방기하고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5월 20일에는 집시법 11조 개악까지 해 국민의 기본적인 의사표현 권리를 가로막았다. 또한 채널A 재승인 등 적폐청산에도 소극적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미래통합당만큼 극악하게 국민을 탄압하고 공격하지는 않는다. 진보정당을 해산시키고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든 것은 미래통합당이다. 민주당은 이를 되돌릴 만큼은 안 되지만 그렇다고 미래통합당처럼 적극적으로 국민을 공격하지도 않는다.
이를 진보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미래통합당이 집권하면 숨도 못 쉬고 말살당하는 환경에 몰리지만 민주당이 집권하면 그래도 숨은 쉴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본질적인 차이는 아니더라도 진보역량, 국민주권역량을 키우는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 이 점이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대패하고 민주당이 압승한 것은 국민이 진보역량, 국민주권역량의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의의를 갖는다. 민주화투쟁의 승리가 갖는 의의가 여기에 있다.
5. 문재인 민주당 정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해방 후 한국 사회는 친일파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미군정은 맥아더 포고령 제1호에 의거해 건국준비위원회 등 자치기구, 정당, 사회단체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친일파를 대거 고용하고 친일우익세력이 주도하는 정당, 단체만 보장하고 지원하였다. 당시 민족적인 지지를 받았던 진보적인 항일독립운동세력과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세력은 철저히 탄압을 받았다.
예를 들어 미 국무부, 육군성, 해군성 3성조정위원회(SWNCC)는 중국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귀국에 대해 “개인 자격의 귀국이라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주었다. 결국 김구 주석은 개인 자격으로 귀국하며 단체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중국전구 미군사령관 웨드마이어에게 제출하고서야 귀국할 수 있었다. 11월 23일 경비행기 한 대로 김구 주석 일행이 김포비행장에 도착했지만 환영인파도 없었고 도착 사실을 아는 국민도 없었다. 민족주의 운동세력이 이 정도 취급을 받았으니 진보적인 운동세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자주독립을 추구하던 세력은 철저히 말살의 대상이 되었고 오직 친일파만 미군정을 등에 업고 분단정부 수립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 현대사를 아는 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은 미래통합당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다. 다양한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미래통합당 계열의 뿌리는 자유당, 민주당 계열의 뿌리는 한국민주당(한민당)으로 본다. 자유당과 한민당은 둘 다 친미친일세력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한민당은 권력에서 밀려나 이승만에게 반감을 가진 세력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즉, 친미친일보수세력들끼리 권력다툼을 하며 둘로 갈라진 것이다. 지금도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은 대외 자주 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정한 변화가 생겼다.
일단 미군정의 말살 대상이었던 자주독립을 추구하던 진보세력, 민족주의 세력이 살아남아 재야 민족민주운동 세력으로 자리잡고 발전하였다. 이들은 오늘날 민중당, 한국진보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을 축으로 하는 참된 진보운동세력으로 존재하고 발전해가고 있다.
재야 민족민주운동 세력 가운데 일부는 제도 정치권에 들어가기도 하였다.
미래통합당 계열로 들어간 박정희, 이명박, 이재오, 김문수 등은 민족민주운동을 완전히 배신하고 들어간 변절자다. 이들은 미래통합당에 가서도 원래 있던 자들보다 더 미국에 충성을 바쳤다. 자신의 과거 경력 때문에 의심을 받을까봐 국민을 억압하고 북한을 공격하는 데서 더 극악하게 앞장섰다. 원래 변절자들의 심리가 그렇다. 그래서 이들은 미래통합당의 성격을 더욱 극단적인 친미친일보수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민주당 계열로 들어간 이들은 원래 친미 성향이었거나 들어가면서 친미로 입장을 바꾼 자들이다. 그렇지만 대내 정책에서 민주를 완전히 버리고 독재로 돌아서지는 않았다. 물론 민주 영역에서 근본적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예를 들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재야 변호사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론의 최고 전문가였지만 서울 시장 2년 만에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2013년 11월 3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이제 제가 시장이 됐잖아요, 또 세월이 많이 바뀌었죠”라며 국가보안법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과 달리 국민을 극악하게 공격하고 탄압하는 파쇼로 넘어가지는 않고 형식적이고 부분적이지만 개혁적 성향을 보였다. 그래서 이들을 친미개혁세력이라 부른다.
이들은 북한을 대하는 데서도 반공반북이 기본이지만 북한을 공격하려는 것과 함께 공조하려는 지향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런 것도 재야 민족민주운동을 할 때와는 다르다. 재야 민족민주운동세력 출신은 아니지만 나름 남북관계에서 진취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김연철 교수의 사례를 보자. 김 교수는 원래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해 ‘우발적 사건’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통일부장관으로 발탁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하자 적폐의원들이 이 문제를 집중 공략했고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북한 통일전선부장 후보자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끝내 김 교수는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이에 한 여권 관계자는 “장관 입성을 눈앞에 둔 학자가 오랜 학자적 소신을 잠시 접어둔 듯해 안타깝다”고 하였다.
이런 식으로 재야에서 제도 정치권으로 들어갈 때 사상검증을 통과해야만 하며 대부분 자신의 신념을 꺾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통합당처럼 북한 공격에 매진하는 극우반북세력이 되는 건 아니다. 나름 대화와 협력, 민족공조의 필요성도 이야기하며 긍정적인 영향도 미친다. 예를 들어 학생운동 출신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24일 5.24 대북제재조치 해제를 주장하는 등 미국의 방해를 뚫고 전면적인 남북교류협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은 본질적인 한계는 있지만 재야 민족민주운동세력의 일부가 들어가면서 부분적으로는 민주화나 남북관계 등에서 미래통합당보다 나은 면이 생겼다. 다시 말해 친미보수(독재)세력인 미래통합당보다 친미개혁세력인 민주당이 국민주권회복 면에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들은 국민주권세력이 아니라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국민주권세력이 아니라는 측면과 국민주권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 가운데 본질적이고 주되는 측면은 국민주권세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주권세력, 진보세력은 문재인 민주당 정권을 국민주권세력으로 인정하고 지지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들을 국민주권운동에서 완전히 배척해야 하는가. 그래서는 안 된다.
국민주권운동은 미국을 상대로 하는 운동이다. 국민주권운동에 함께할 수 있는 국민 역량을 가능한 폭넓게 묶어야 승리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주권회복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면 부족하더라도 함께 할 수 있다. 다만 국민주권역량이 자기 독자성을 고수하고 강화하는 전제 아래에서 민주당 세력을 견인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주권역량을 조성하기에도 유리하고 미국의 주권 강탈을 약화시키고 밀어내는 데도 유리하다.
따라서 국민주권세력은 문재인 민주당 세력을 압박하고 견인하는 관점에서 대해야 한다. 즉, 이들을 척결하려 해서도 안 되며, 그렇다고 국민주권정부로 착각해 무조건적 지지와 동참으로 가서도 안 된다. 국민은 자기가 중심이 되어 국민주권을 회복하고 실현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문재인 민주당 정권은 여러 써먹을 수 있는 무기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현 정권이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고 실현하도록 계속 압박, 견인해야 하며 동시에 참된 국민주권세력, 진보세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세력, 어떤 정부를 국민주권세력, 국민주권정부라 부를 수 있을까. 기준을 세운다면 민족자주, 반전평화, 남북관계 개선을 들 수 있겠다.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판가름하면 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승인’ 정책에 쩔쩔매고, 나아가 북한을 겨냥한 한미연합훈련에 참여하며, 역대 최대 국방비를 투입해가며 미국의 첨단무기를 반입하고, 방대한 경찰력을 동원해 국민을 진압하고 성주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등 친미굴종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국민주권을 실현하고자하는 민심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런 모습이 남아있는 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주권정부일 수 없고 당연히 지지할 수도 없다.
이런 식으로 세 가지를 기준 삼아 문재인 정권을 판단하고 압박, 견인해야 한다.
압박, 견인에는 지지, 규탄, 촉구의 방법이 있다.
먼저, 위 세 가지 기준에 맞는 시책에 대해서는 지지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성과를 거두면 이를 지지해야 한다. 이 지지는 문재인 정부를 국민주권정부로 인정하고 함께 하겠다는 지지가 아니라 지금 시책이 옳기 때문에 계속 하라는 의미의 지지다.
이런 지지가 압박, 견인의 성격을 가지려면 세 가지 기준에 맞지 않는 시책에 대해 규탄을 잘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드를 기습 배치한다거나, 북한을 겨냥한 전쟁훈련을 한다거나 하면 이를 규탄해야 한다. 이 규탄은 문재인 정부를 부정하고 끌어내리자는 규탄이 아니라 지금 시책이 잘못되었으니 중단하고 바로잡으라는 의미의 규탄이다.
한편 정부여당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촉구를 해야 한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문재인 민주당 정권을 대하면 국민주권운동의 성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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