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3.

▲ 원래 진보 성향이었지만 변절한 뉴라이트 인사들. 왼쪽부터 안병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진홍 목사, 신지호 국힘당 전략기획부총장.

 

 

학계와 정치권의 변절자들

 


뉴라이트 인사 중 상당수는 원래 진보 성향이었지만 변절했다는 특징이 있다.

냉전이 소련의 몰락과 함께 끝나가는 과정에서 변절한 이들은 수구세력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더욱 극단으로 치닫게 된 경향이 있어 보인다.

1980년대 후반기 변절해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안병직 등은 원래 진보를 지향하는 학자였다.

그랬던 이들이 친일파가 득세한 이승만, 박정희 정권을 재평가해 한국의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뉴라이트는 2004년부터 정치권에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2004년 10월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 김진홍 목사, 신지호 서강대 겸임교수 등이 여러 차례 만나 수구세력의 재편을 논의했다.

2004년 11월에는 신지호를 중심으로 변절한 운동권 지식인과 시민단체가 자유주의연대를 만들었다. 

이런 흐름 속 뉴라이트 운동의 영향을 받은 교과서포럼, 뉴라이트싱크넷,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 사회포럼,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한국기독교개혁운동,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등이 속속 설립됐다.

그러던 중 2005년 11월 7일에는 김진홍이 주도해 뉴라이트전국연합이 만들어졌다. 

당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대회에는 한나라당 대표인 박근혜를 비롯해 수구진영 정치인 700여 명이 참가해 뉴라이트에 힘을 실었다.

창립선언문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은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연이은 좌파의 집권으로 대한민국의 우파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왔다”라면서 “언제까지 우파는 지난 60년간 피땀 흘려 이룩한 눈부신 성과를 좌파에게 강탈당한 채 침묵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뉴라이트의 몸통 격이 된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설립된 지 2년여 만에 회원을 17만 명으로 늘리고 전국 시·군·구에 조직 200여 개를 건설하는 등 급격히 세를 불렸다.

뉴라이트전국연합에는 뉴라이트신노동연합, 뉴라이트교사연합,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뉴라이트기업인연합, 뉴라이트의사연합, 뉴라이트불교연합, 바른정책포럼, 뉴라이트싱크탱크, 목민정치학교 등 부문 조직과 싱크탱크도 포함됐다.

2005년 11월 이동관 당시 동아일보 정치부장이 「뉴 라이트, 침묵에서 행동으로」라는 제목으로 연재 기사를 내보내면서 뉴라이트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알렸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동아일보에 이어 비슷한 기사를 연재하며 뉴라이트 홍보에 동조했고 뉴라이트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2006년 4월에는 이승만을 미화한 안병직이 이사장을 맡은 뉴라이트재단이 설립됐다.

안병직은 2007년 9월 한나라당의 정책 연구를 주도하는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았고, 여기에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중이던 이명박이 개입했을 것이란 설이 파다했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2008년 들어서는 대한민국건국60주년기념사업회 등 뉴라이트 관련 조직이 잇달아 설립돼 정권의 지원을 받아 몸집을 불렸다.

뉴라이트라는 용어를 한국 사회에 처음 알린 이동관은 이명박 정권에서 초대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 언론특별보좌관 등을 지내며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홍보했다.

 

 

뉴라이트 인사 명단

 

 

아래는 2007년 공개된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선언 명단’에 포함된 113명이다.

 

강신천(공주대 교수), 강용구(공주대 교수), 강호칠(변호사), 경만호(의사), 계승균(부산대 교수), 공재열(부경대 교수), 구교천(동서대 교수), 권요한(창원대 교수), 김경중(의사), 김기민(창원대 교수), 김문찬(울산대 교수), 김민식(부산디지털대 교수), 김배균(뉴라이트폴리젠 조직위원장), 김성열(경남대 교수), 김영기(경인교대 교수), 김영호(성신여대 교수), 김용주(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김용직(성신여대 교수), 김정필(한의사), 김종천(영파의료재단 원장), 김철(의사), 김태준(동덕여대 교수), 김태황(명지대 교수), 김태효(성균관대 교수), 김현(의사), 김혜준(행복뿌리 대표), 김호섭(중앙대 교수), 나현(의사), 남궁호삼(의사), 노봉호(동명대 교수), 류병운(홍익대 교수), 박기성(성신여대 교수), 박상헌(기업인), 박연아(명지대 교수), 박영근(창원대 교수), 박정환(부산대 교수), 박종우(기업인), 박종원(한국예슬종합학교 교수), 박중환(동명대 교수), 박창하(울산대 교수), 박한성(의사), 박효종(서울대 교수), 배호순(서울여대 교수), 백경원(동의과학대 교수), 서국웅(부산대 교수), 서태열(고려대 교수), 송근존(미국 변호사), 송호열(서원대 교수), 신성철(경상대 교수), 신지호(자유주의연대 대표), 심규철(공주대 교수), 심용식(의사), 안광무(의사), 안세영(서강대 교수), 양기창(의사), 양염승(의사), 양왕용(부산대 교수), 양운철(세종연구소), 양윤석(을지의대 교수), 오상근(동아대 교수), 우봉식(의료와사회포럼 대표), 유용식(우송대 교수), 윤기훈(상명대 교수), 윤창현(서울시립대 교수), 이강길(변호사), 이달원(경림 R&C연구소 소장), 이대영(중앙대 교수), 이두아(변호사), 이명희(공주대 교수), 이보성(자유주의연대 울산포럼 대표), 이성훈(변호사), 이언호(부산외대 교수), 이영훈(서울대 교수), 이웅희(한양대 교수), 이재교(인하대 교수), 이지수(명지대 교수), 이춘근(자유기업원 부원장), 이한석(변호사), 이호선(국민대 교수), 이홍종(부경대 교수), 임구일(의사), 임종찬(부산대 교수), 장현재(의사), 전우현(명지대 교수), 전홍찬(부산대 교수), 정근(의사), 정승연(인하대 교수), 정우석(의사), 정진영(경희대 교수), 조경근(경상대 교수), 조성환(경기대 교수), 조전혁(인천대 교수), 조희문(인하대 교수), 차기환(변호사), 차인준(인제의대 교수), 채희율(경기대 교수), 최영재(시대정신 편집장), 최창규(명지대 교수), 최해진(동의대 교수), 최홍재(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 하태경(열린북한방송 대표), 한보명(동서대 교수), 한상만(성균관대 교수), 허정임(부산교대 교수), 현진권(아주대 교수), 홍성걸(국민대 교수), 홍성기(아주대 교수), 홍성이(자유주의연대 정책위원), 홍성주(의사), 홍진표(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 홍후조(고려대 교수), 황홍섭(부산교대 교수)


​또 아래는 2009년 8월 14일 당시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이 “수구보수 뉴라이트와 정부·여당은 한 몸”이라며 발표한 뉴라이트 인사 명단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신지호(자유주의연대 대표), 조전혁(뉴라이트 정책위원), 장제원(뉴라이트 부산연합 공동대표), 김성회(뉴라이트 경기안보연합 상임대표), 나성린(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화싱크탱크원장), 박영아(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정책위원장) 

정부·여당 관련 인사들: 류석춘 참정치운동본부장(뉴라이트전국연합 전 공동대표), 이석연 법제처장(뉴라이트전국연합 전 상임대표), 제성호 외교통상부 인권대사(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방송계 인사들: 유재천 KBS 이사장(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교과서포럼 운영위원),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 최홍재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

기타 인사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화싱크탱크팀장), 이재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 부대표), 강규형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교과서포럼 운영위원), 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뉴라이트전국연합 성북구 대표), 안병직 경기도실학박물관 준비위원장 내정자(뉴라이트재단 이사장), 이대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자유주의 시민연대 문화위원장), 박상헌 대교개발 감사(뉴라이트재단 운영위원)

기타 단체들: 자유주의연대, 한반도선진화재단, 교과서포럼, 바른사회시민회의,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자유교원조합, 선진화시민행동, 기독교사회책임 (「뉴라이트출신 인사 정-관계 두루 포진」, 한겨레, 2009.8.14.)

뉴라이트세력은 박근혜 정권 들어서도 국사편찬위원회를 장악해 뉴라이트 사관으로 점철된 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채택하려 시도하다가 박근혜가 탄핵당하면서 무산됐다.

자유민주주의를 앞세우며 대북 흡수통일을 강조한 한국의 뉴라이트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요직을 맡으며 권력의 중심에 있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함께 몰락한 듯했던 뉴라이트는 윤석열 정권 들어 다시 권력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 8월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등록된 임원 현황과 각 기관 공개 정보에 따르면 국가 기관·위원회에서 뉴라이트 또는 극우로 분류되는 인사가 적어도 21개 직책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3대 역사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을 비롯해 독립기념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독립운동 훈격 국민공감위원회, 국기기록관리위원회 등이 포함된다.

국회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이 ‘뉴라이트에 관한 생각’을 묻자 “(한국에는) 사상의 자유가 있다”라고 답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일제시대 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느냐 …(중략)… (당시 국적이) 일본이지, 그걸 모르냐”라고 답한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KBS에 출연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뉴라이트 인사라고 볼 수 있다.

 

 

▲ 왼쪽부터 이진숙 위원장, 김문수 장관, 김태효 1차장.



윤석열 정권 들어 임명된 인사들 가운데 자신이 뉴라이트라고 인정한 인사는 없지만 국민과 민족문제연구소, 광복회 등은 친일매국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인사들을 뉴라이트로 바라보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을 강조하는 자유기업원, 전경련, 삼성경제연구소 등 재계에서도 뉴라이트 조직의 재정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볼 때 ‘뉴라이트 성향을 숨긴 인사들’은 지금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계속)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