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5.

북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이하 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는 당 제8차 대회 이해를 높이기 위해 주목되는 내용에 대해 공동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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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북이 ‘핵선제 공격 전략’을 수립한 이유는?

 

 

“1만 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되었다.”

북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국방계획 부문에서 ‘핵선제 공격’ 단어를 꺼내 들어 눈길을 끌었다.

북이 언제든 ‘핵선제 공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이 공식 확인된 셈이다.

북은 왜 ‘핵선제 공격’을 언급했을까?

이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 먼저 ‘핵선제 공격’을 천명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대북 핵선제 공격 공식화한 미국

미국은 냉전 시대 이후 이라크·북 등 ‘작은 나라들’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선제 핵공격을 가할 수 있음을 2001년 12월 핵태세보고서(NPR)를 통해 공식화했다.

미국은 특히 북을 붕괴할 목적으로 참수 작전이 포함된 핵선제 공격 계획인 ‘작계 5015’를 적용한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해 왔다. 미국은 북의 대북적대정책 철회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

미국은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북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물론, 이후에도 북에 대한 압박은 계속됐다.)

연합뉴스 2018년 2월 3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에는 미국이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고, 러시아 등에 맞설 새로운 저강도 핵무기를 만들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이 중대한 재래식 비핵 공격의 대상이 되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예고했는데, 이는 미국이 핵 공격을 당하지 않더라도 먼저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포함한 북, 이란, 중국 모두가 대상이 됐다.

실제 미국은 2020년에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저위력 핵무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하기까지 했다. (2020.2.17. 한겨레)

미국이 배치한 핵무기는 ‘W76-2’ 핵탄두로, 다단계 핵탄두인 W76-1(폭발력 90㏏)에서 1단계 핵분열만 남겨놓고 핵융합 기능은 제거하는 방식으로 위력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티엔티(TNT) 5㏏에 상응하는 폭발력인데, 이는 히로시마 원자탄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선제공격’은 정치·군사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먼저 공격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핵전쟁에서는 선제 핵공격(1차 타격능력)으로 초기에 상대국을 완전히 제압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상대국이 선제 핵공격을 당하고서도 살아남은 핵무기로 보복공격(2차 타격능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선제 공격’은 그만큼 중요한 전략이다.

◆ 대미 ‘핵선제 공격’ 보유한 북

북은 그동안 미국이 핵공격을 하면 이를 막아 나서는 ‘핵억제 전략’을 취해 왔다.

북의 주장에 따르면 북은 갈수록 고도화되는 미국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왔다. 가장 혹독했던 시기가 지난 5년간의 기간이다.

특히 2017년 9월 미국은 대북 핵선제 공격까지 검토했었다. 실제 전쟁 위기까지 도달했다. 북이 2017년 11월 29일 ‘화성포-15’형 시험 발사 대성공으로 핵무력 완성을 공식 선포하면서 이 위기는 일단락됐다.(관련 기사 참조 [아침햇살96] 한반도 전쟁 위기, 어떻게 해소되었나 https://blog.naver.com/jukwon-research/222102671864)


이후 북은 그해 12월 “최근 트럼프가 실제로 북조선에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라며 “선제 타격권은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 미국은 도발자에 대한 조선의 핵 공격력과 의지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북이 당 대회에서 ‘핵선제 공격’을 언급했던 것은 미국이 북을 선제 핵공격 대상으로 명시한 상태에서 북은 미국에 대한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열어두어 미국이 북에 대한 선제 핵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박한균 자주시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