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9.

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제6조 군인민회의로부터 최고인민회의에 이르기까지의 각급 주권 기관은 일반적, 평등적, 직접적 원칙에 의하여 비밀투표로 선거한다.

 

선거의 기본 원칙으로 일반, 평등, 직접, 비밀의 4대 원칙을 명시하였다.

 

이는 한국과 동일하다. (한국은 ‘일반’을 ‘보통’으로 부르는데 같은 의미다.)

 

일반선거의 원칙은 자격요건의 제한 없이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선거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옛날에 다른 나라들은 신분이나 재산, 성별에 따라 선거권을 제한하는 경우가 흔했다.

 

대략 2차 세계대전 후에 일반선거의 원칙이 전 세계적으로 확립되었다고 본다.

 

평등선거의 원칙은 모든 유권자가 1인 1표의 투표권을 갖는 것이다.

 

단순히 모든 사람이 1표만 행사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 1표의 가치도 동일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즉 모든 선거구의 선거인 수와 의원 수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 가장 적은 선거인 수를 가진 선거구와 가장 많은 선거인 수를 가진 선거구의 선거인 수가 3배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직접선거의 원칙은 유권자가 직접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으로 간접선거의 원칙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비밀선거의 원칙은 유권자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공개하지 않는 원칙이다.

 

 

선거에 관련된 헌법 조항이 하나 더 있다.

 

제66조 17살 이상의 모든 공민은 성별, 민족 별, 직업, 거주기간, 재산과 지식 정도, 당별, 정견, 신앙에 관계없이 선거할 권리와 선거 받을 권리를 가진다. 군대에 복무하는 공민도 선거할 권리와 선거 받을 권리를 가진다. 재판소의 판결에 의하여 선거할 권리를 빼앗긴 자, 정신병자는 선거할 권리와 선거 받을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

 

여기서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을 명시하였다.

 

북한의 선거연령은 만 17세 이상으로 낮은 편이다.

 

전 세계 국가의 선거연령을 살펴보면 만 16세 이상이 6개국, 만 17세 이상이 6개국이며 나머지는 모두 만 18세 이상이다.

 

한국도 만 18세 이상을 선거연령으로 규정했다.

 

재판을 통해 자격정지를 당한 경우,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는 선거권, 피선거권을 제한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나라와 동일하다.

 

해외에 거주하는 북한 국적자도 선거권, 피선거권이 있는데 다만 투표는 북한에 들어가서 해야 한다.

 

실제로 해외동포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재일동포다.

 

북한은 재일동포에 5~6 명의 대의원 의석을 할당해준다.

 

특이하게 군인도 피선거권이 있어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의 경우 군인이 많다.

 

또 노동당 당원이 아니어도 출마할 수 있다.

 

반면 쿠바와 같은 일부 사회주의 국가는 공산당 당원만 출마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한다.

 

북한의 선거법에 따르면 대의원 후보자는 주민들이 직접 추천하거나 정당, 사회단체가 추천하게 되어 있다.

 

후보자가 추천되면 구선거위원회가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선거자 회의를 소집해 자격심의를 하며, 심의를 통과하면 후보자 등록을 한다.

 

후보자 수는 제한이 없지만 보통 단일후보로 나오며 이 경우 찬반투표를 한다.

 

투표할 때는 다른 지역 사람도 선거권증명서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으며,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이동 투표함도 운영하게 되어 있다.

 

개표 결과 과반의 찬성을 받은 후보는 당선이 되며, 반대가 더 많거나 후보자들이 받은 찬성표 수가 같은 경우 모두 낙선 처리된다.

 

북한의 선거 하면 100%에 달하는 투표율과 100%에 가까운 찬성률로 유명하다.

 

사실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은 그 지역이나 기업소에서 가장 많은 신망을 받는 사람이 후보로 추천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또, 선거는 국민의 주권 행사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국민의 주인의식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