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자주, 자립, 자위’ 노선은 언제 등장했나

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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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넷째, ‘(북한을)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국가’로 만들었다.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국가’ 노선은 김일성 주석이 1965년 4월 14일 인도네시아 알리 아르함 사회과학원에서 한 강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의 사회주의건설과 남조선혁명에 대하여」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여기서 김일성 주석은 “사상에서의 주체, 정치에서의 자주, 경제에서의 자립, 국방에서의 자위, 이것이 우리 당이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입장이다”라고 하였다.

 

이 내용은 이후 주체사상의 ‘지도적 원칙’ 가운데 ‘자주적 입장’으로 정립되었다.

 

이후 김일성 주석은 1967년 12월 16일 최고인민회의 제4기 제1차 회의에서 발표한 정부정강 「국가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자주, 자립, 자위의 혁명정신을 더욱 철저히 구현하자」에서 ‘자주, 자립, 자위’ 노선을 더욱 체계적,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여기서 김일성 주석은 “공화국 정부는 우리 당의 주체사상을 모든 부문에 걸쳐 훌륭히 구현함으로써 나라의 정치적 자주성을 공고히 하고 우리 민족의 완전한 통일독립과 번영을 보장할 수 있는 자립적 민족경제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며 자체의 힘으로 조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보위할 수 있도록 나라의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주, 자립, 자위의 노선을 철저히 관철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신광일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 부교수는 2020년 1월 6일 논문 「자주, 자립, 자위는 조선혁명의 영원한 승리의 기치」에서 김일성 주석이 ‘자주, 자립, 자위’ 노선을 어떻게 구현하였는지를 설명하였다.

 

먼저 자주 노선에 대해 신 부교수는 김일성 주석이 항일운동 첫 시기에 “나라의 독립을 우리 인민 자체로 이룩해야 한다는 자주의 혁명노선을 제시”하였다고 소개했다.

 

김일성 주석은 해방 후에도 나라의 실정과 국민의 요구에 맞게 노선과 정책을 독자적으로 세웠고 모든 것을 국민 자체의 힘과 지혜로 풀어나가는 것을 철칙으로 내세웠다는 게 신 부교수의 설명이다.

 

다음으로 자립 노선에 대해 신 부교수는 김일성 주석이 자립적 민족경제건설노선을 제시하였으며 자체의 힘과 기술, 자원을 가지고 파괴된 경제를 복구하며 활성화해나가는 것을 철칙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신 부교수는 특히 한국전쟁 직후 김일성 주석이 남포시 강선제강소(현 천리마제강소)를 찾아가 “나는 동무들을 믿고 동무들은 나를 믿고 오늘의 난국을 헤쳐나가자”라고 호소하여 천리마운동의 불길을 지펴올린 사례를 소개하였다.

 

신 부교수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의 영도로 강한 정신력을 발휘해 1950년대 천리마대고조와 1960년대 사회주의 공업화 ‘기적’을 창조했다고 한다.

 

끝으로 자위 노선에 대해 신 부교수는 김일성 주석이 1960년대 경제건설과 국방건설 병진노선을 제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제국주의자들’의 전쟁책동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부교수는 김일성 주석이 시작한 ‘자주, 자립, 자위’ 노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도 유지, 발전되었다고 소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70년대에 이미 ‘사상도 기술도 문화도 주체의 요구대로’,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 등의 구호를 제시하였으며 ‘새 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경제를 상승궤도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또한 1990년대 선군혁명영도로 ‘사회주의 수호전’을 승리했다고 한다.

 

북한은 해방후 지금까지 ‘자주, 자립, 자위’ 노선을 고수한 결과 ‘자체의 힘으로 살아가는 법, 적과 난관을 이기는 법, 자기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