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2년 01월 18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161] 2022년 새해 북한 미사일 발사
1. 상황
북한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네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먼저 북한은 1월 5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고 14일 철도기동미사일을 두 발 발사했다. 그리고 17일 전술유도탄을 발사했다. 이번 글에서는 17일에 발사한 전술유도탄에 대해선 다루지 않는다.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과 철도기동미사일은 미국이 보유하지 못한 미사일이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극초음속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뉴스1 2021년 9월 28일 <'미국·러시아' 보유 '극초음속 무기'…北, 개발에 성공했나>
한국일보 2022년 1월 7일 <軍 "북한이 쏜 미사일 '극초음속' 아니다.. 기술 발전 없어"> 등
미국은 작년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섰다가 처참히 실패했다. 그러자 미국과 일본은 1월 7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를 열어 “(북·중·러의) 핵무기, 탄도·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무기를 포함한 선진 무기체계의 대규모 개발과 배치에 우려”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극초음속미사일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합의했다. 북·중·러는 공개적인 협약 없이 각자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는데 미국은 역량 부족을 느끼고 일본에 손을 내민 것이다. 미국이 북·중·러에 뒤처져 있고 얼마나 초조해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1) 1차 발사의 의미: 올해 대미·대남 노선 천명
먼저, 1차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올해 대미·대남노선을 보여준다.
북한은 2021년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조선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북한은 1월 1일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대미·대남 부문에 대해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하였다”라고만 보도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북한이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입장은 더는 ‘말’로 할 게 없으며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다.
북한은 작년에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과 한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고 이중기준을 철회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당 대외활동의 주되는 총화와 결론은 불법무도하게 날뛰는 적대세력들과 강권을 휘두르는 대국들에 대하여서는 강대강으로 맞서는 전략을 일관하게 견지하여야 한다는 것”
“북남관계에서 근본적인 문제부터 풀어나가려는 입장과 자세를 가져야 하며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일체 중지하며 북남선언들을 무겁게 대하고 성실히 이행해나가야 한다”
- 2021년 1월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이며 이것은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도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
- 9월 29일 제14기 제5차 최고인민회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정연설
여기서 바뀐 게 없고 추가로 설명할 것도 없다고 보고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대미·대남 부문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대신 북한은 말이 아니라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라는 행동을 한 것이다.
다음으로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는 올해 북한의 대미·대남 사업을 이끌어 가는 건 바로 군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군대가 앞장서 행동하고 군대가 한국과 미국을 응대할 것이다. 사실 조선인민군뿐만이 아니라 현재 북한 외무상과 통일전선부 부장도 모두 군인 출신이다. 김영철 통일전선부 부장은 조선인민군 대장 출신이고 리선권 외무상은 조선인민군 대좌(한국의 대령) 출신이다. 그전 통일전선부장, 외무상은 외교관 출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통일전선부, 외무상도 모두 군인으로 봐야 한다. 외교에서도 군대가 앞장선 것이다.
북한에도 강경파가 있고 온건파가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8년 7월 1일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를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며 ‘우리 강경파들에게 당신이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 소설을 보면 대체로 군부가 강경파로 묘사되곤 한다. 북한 소설 『총대』를 보면 군 간부가 “동무네(외무성)가 외교 관례라는 데 너무 매달리는 걸 그리 좋게 보지 않소. 이 허례허식을, 말하자면 군대식으로 싹 쓸어버리자는 거요. 선군 외교 시대가 아닌가. 특히 적대 국가와의 외교에서는 우리식의 공격적인 외교 관례 방식을 세워야 하오”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소설 『역사의 대하』에서도 한 군인이 “그렇게 시간만 끌게 없이 탁 차버리고 말던가 한방 꽝 하고 쏴 갈기고 말자는 것입니다”라고 말하자 외교관이 “여단장 동무, 외교는 외교로서의 특성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탕탕 쏘는 게 아니지요”라고 대꾸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지금은 외무성과 통일전선부도 다 군인 출신이다. 그러니 군대와 외교 모두 강경파가 이끄는 셈이다.
또한 1차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압도하여 제압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보여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겠다고 연설했다. 2021년 3월 27일 리병철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는 계속하여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이 가지지 못한 극초음속미사일로 미국을 압박했다. 반면 미국은 20년 동안이나 탈레반과 전쟁을 치렀지만 2021년 끝내 패배하고 아프간에서 철수했다. 그래서 북한은 ‘아프간에서 무장 장비도 변변찮은 탈레반에게조차 밀려나는 패잔병이 아닌가, 정말 같잖다’라고 미국을 여기는 듯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작년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 기념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친구가 된 건 아니다. 그런데도 미국을 주적이 아니라고 했다는 건 미국은 더 이상 주적으로 삼을만한 상대도 안 된다는 뜻이 아닐까?
2) 2차 발사의 의미: 극초음속미사일 최종 확증
북한은 11일, 올해 두 번째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에 대해 극초음속무기체계 전반의 기술적 특성을 최종 확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해 미사일 연구 관계자에게 ‘특별감사’를 주고 핵심 개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축하했다는 점에서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이 완료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2차 발사에서는 미국의 반응이 특히 눈에 띈다. 미국은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11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비롯한 미국 서부지역 공항에 비행기 이륙 중단 명령을 내렸다. CNN 방송은 14일 북한 미사일이 알래스카나 서부 캘리포니아 해안을 공격할 수 있다고 분석해, 관련 기관에 경보가 전달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그 후 미국 재무부는 늘 하던 대응을 되풀이했다. 1월 12일 북한 미사일 개발에 관여했다며 북한 국민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단체 1곳을 제재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3) 3차 발사의 의미: 군대의 임무 수행능력 강화와 미국에 대한 강경대응
미국이 제재하자 1월 14일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미국이 또다시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 들며 도발적으로 나오고 있다”라며 “미국이 기어코 이런 식의 대결적인 자세를 취해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북한은 철도기동미사일을 발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훈련 결정 시점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며 이는 외무성 대변인 발언과 연계된 행동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노동신문은 15일 전투준비태세를 검열하고 화력임무수행 능력을 높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철도기동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14일 오전 불시에 지시를 내려 미사일열차가 지정된 발사지점으로 이동해 미사일을 두 발 발사했다. 훈련 결과 전투동원태세가 높이 평가되었고 철도기동미사일 전법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방도가 토의되었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이번 미사일을 발사한 부대를 평안북도 철도기동미사일연대라고 지칭했다. 북한이 각 도마다 철도기동미사일연대를 편성했으리라고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은 430km 거리의 표적을 명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도 의주로부터 400㎞대 거리에 있다”라며 평택미군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 CNN 방송에서 “(철도기동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일본, 우리 동맹을 위협한다”라며 “이런 미사일 발사와 도발이 계속되면 확실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진지하고 일관된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북한과 대화하고자 하는 뜻을 밝혔다.
2. 몇 가지 특이동향
1) 미 서부 공항 통제
미국은 1월 11일 두 번째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때 서부지역 공항에 15분간 비행기 이륙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미국 수뇌부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이 있으며 실제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의사가 있다고 보고 북한 미사일을 총력을 다해서 방어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음을 보여준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미사일에서 나오는 원격 전파 신호(telemetry)를 포착해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파악했다고 한다. 만약 일본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가정해보자. 미국은 장비 오작동이거나 신호 분석이 잘못됐거나 ‘일본이 왜 이러지?’ 정도의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그걸 가지고 당장 대응해야 한다며 야단법석을 피우진 않았을 것이다. 일본이 미국을 공격할 생각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기 때문에 미국은 경각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선 다르다.
대니얼 카블러 미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관은 2020년 8월 4일 “우리는 북한에서 나오는 모든 미사일을 최상의 중대 위협으로 다뤄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탄두에 무엇이 있는지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밥 우드워드는 책 『격노』(Rage, 2021)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국방부 장관인 제임스 매티스가 북한이 언제 미사일을 발사할지 몰라 군복을 입은 채로 잠을 잤다고 한다. 미국 수뇌부가 노이로제 수준의 상당한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미국은 북한 미사일로부터 미 본토를 방어할 수 없다. 마이크 터너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1월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륙 금지령을 내린 것은) 북한이 우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 한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2018년 1월 13일 하와이에 미사일 공격 경보가 발령되어 하와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대소동이 있었다. 당시 미국은 비상관리국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와이 사건은 멀리 떨어진 섬에서 일어난 실수로 빚어진 촌극이었지만 이륙 금지 사태는 미 본토에서 일어난 실전이었다는 점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북한이 공격할 거라는 극도의 긴장, 북한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과 공포심이 미국 수뇌부의 정신·심리를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2) 한국 국방부의 반응
한국 국방부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보인 모습도 독특했다.
북한이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올해 처음 발사했을 때 한국 국방부는 1월 7일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북한의 발표를 부인했다. 이번 미사일은 원뿔 모양인데 원뿔 모양 비행체는 기술적으로 극초음속미사일에 필요한 활공비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13일 “우리 군은 이번 발사체에 대해 탐지뿐 아니라 요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미국도 공식적으로는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인정하는 표현을 쓰지 않고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자 국내 민간전문가들은 국방부 발표가 잘못되었다며 반박해 나섰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2019년 11월 열린 영국 국방부 주최 ‘극초음속 활공체 개념 및 성능 평가’ 세미나에서 원뿔형 형상의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미사일이 소개된 사례가 있다”라며 원뿔 모양이라는 이유로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미 육군이 개발 중인 장거리 극초음속무기의 활공체도 원뿔 모양”이라고 밝혔다.
민간전문가들은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방부는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북한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정점, 고도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일 북한 미사일이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이고 국내 미사일방어체계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면 왜 데이터를 발표하지 못했는가”라고 캐물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12일 “(군 당국이) 후반 변칙기동부분을 제대로 탐지 식별하지 못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며 “탐지하지 못하면 당연히 요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1월 13일 일련의 군 당국의 발표에 대해 “내가 본 국방부 발표 중 가장 끔찍한 발표다”, “아무런 기술 자료도 없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단정한 건 너무 경솔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을 극초음속미사일이 맞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1월 11일에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서도 장영근 교수는 “(국방부가 추정한 대로) 최대 속력이 마하 10을 찍었다면 속도가 줄어도 기껏해야 마하 4~5 정도일 것”이라며 “대기권 내 장시간 비행을 고려하면 극초음속 활공체가 맞다”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북한 표현에 의하면 600㎞부터 활공 재도약해서 선회 기동을 하고 1000㎞에 명중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공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김종대 교수는 1월 17일 북한이 군사적으로 완성된 국가라며 “이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정확한 현실이다. 군사적으로 북한이라는 완성형 국가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은 우리의 군사 개념을 무력화하는 초현실적인 무기에 직면해 있고, 전장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민간전문가들은 북한 보도 내용만 봐도 극초음속미사일이 맞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인데 국방부는 엉터리 주장을 하면서 사실을 부인한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국방부가 민간전문가보다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일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한마디로 미국 국방부, 한국 국방부 수뇌부가 공황상태에 빠졌기 때문일 수 있다. 한국과 미국 국방 수뇌부는 미국도 개발하지 못한 극초음속미사일을 북한이 개발했다는 걸 차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차마 인정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일로 느낀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전문가와 언론의 비아냥거림을 받고 비웃음을 사면서도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고 아득바득 우긴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이 아무것도 안 입었으면서도 창피한 줄도 모르고 마치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는 꼴이다. 군 수뇌부의 상태가 이렇다면 그 아래의 병사들은 어떨까?
미국은 자기가 초강대국이니 탈레반과 싸우면 당연히 자신들이 이길 거라고 여기고 아프간을 침공했겠지만, 결국은 20년을 전쟁해도 슬리퍼 신고 소총 들고 다니는 탈레반에게 패배했다. 아프간에서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미군의 모습이 한국 국방부와 자꾸 겹쳐 보인다.
3) 윤석열에게 경고 보낸 미국
1월 14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안킷 판다 연구원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윤석열 국힘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올해 후반이나 향후 몇 년 안에 한국을 직접 도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우연히 나온 분석이 아니다. 미국이 윤석열 후보로 대표되는 국내 대북강경파에게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 대북강경파들이 대북 적대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SNS에 멸공을 이야기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윤석열 후보와 나경원 등 국힘당이 이에 동조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는 1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14일에는 SNS에 “주적은 북한”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미국은 한국의 대선 후보인 윤석열의 행보를 분석하고 북한의 반응도 고려했을 것이다. 그 결과 이러다가 남북관계가 악화해 북한이 한국을 타격하기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우려하게 된 것 같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래도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지만 윤석열 후보가 집권하면 북한이 마음 놓고 한국을 타격할지도 모른다. 설령 당선되지 않더라도 윤석열 후보와 국힘당이 한국에서 대북강경 분위기를 조장하면 북한이 공세를 펼지 모른다.
북한이 타격해오면 한국을 방어해줘야 할 텐데 그럴 능력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이 윤석열 후보와 국힘당에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촉발한 멸공 논란이 갑자기 사그라든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조중동 및 종편 방송들은 멸공 논란을 부추기는 데 혈안이었다. 미디어오늘이 1월 12일 보도한 <철 지난 색깔론 ‘멸공’, 조선·동아는 왜 정용진‧윤석열 응원했는가>를 보면 조중동과 보수종편방송이 정용진 부회장과 윤석열 등 국힘당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색깔론을 조장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1월 10일 정용진 부회장이 멸공 언급을 중단하면서 적폐언론의 논조가 슬그머니 바뀌었다. 정용진 부회장 멸공 논란으로 신세계 주가가 급락한다는 보도를 크게 내보내는가 하면 1월 13일 정용진 부회장이 멸공 논란에 대해 사과하자 이를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는 1월 14일 <정용진, 멸공 논란 사과에 이마트 노조 “용진이형 사과 환영”>이라며 정용진 부회장의 사과를 긍정적으로 다뤘다.
평소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면 적폐언론은 정용진 부회장이 사과한대도 사과할 거리가 아니라는 식으로 색깔론을 옹호, 전파했을 것이다. 적폐언론이 태도를 바꾼 건 미국이 멸공 논란 중지 작업을 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아마 윤석열 후보가 주적, 선제타격, 멸공 이야기를 한 건 미국과 일본이 바라는 바라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호감을 얻어 미국의 더 많은 지지와 지원을 끌어내려던 것 같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감당할 수가 없었고 윤석열 후보와 국힘당을 제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걸 보면 윤석열 후보도 참 딱하다. 미국이 북한에 쩔쩔매고 있는데, 분위기 파악 못 하고 덤비다가 구박만 당했다.
하기야 미국도 분위기 파악 못 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니 북한이 새해 초부터 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하자 정신 못 차리고 허우적대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3. 전망
1) 북한의 행보
올해 북한은 지금까지와 같은 전략무기 시위를 연달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전략무기 부문 5대 과업을 제시했다. 전략무기 부문의 5대 과업은 ▲초대형 핵탄두 생산 ▲15,000㎞ 사정권 안 타격명중률 제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개발 도입 ▲수중 및 지상고체발동기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의 보유다. 이중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달성했으니 앞으로 나머지 4개도 계속 개발하고 시험할 것이다.
이 전략무기들은 전부 현대적인 최첨단무기고 압도적 위력을 가진 신무기다.
만약 북한이 초대형 핵탄두를 시험한다고 해보자. 작년 북한이 선보인 초대형방사포는 세계가 가지고 있던 방사포의 개념을 흔들 만큼 거대하고 위력적이었다. 이를 보면 북한이 ‘초대형’이라고 이름 붙인 핵탄두도 세계가 깜짝 놀랄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초대형 핵탄두는 핵무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탄두’라는 이름에 맞게 미사일로 실어나르는 것까지 확인하는 게 필요할 수 있다. 북한은 2017년 9월 태평양상 수소폭탄 시험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만약 북미대결이 첨예해지면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실제 태평양으로 초대형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쏘아볼지도 모른다.
사거리 15,000km라고 하면 북한에서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거리이다. 북한은 2017년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는데 여기에 정밀도까지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실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평택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15,000km 떨어진 곳을 민간인 피해가 없이 미군기지만 확실히 공격하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만약 이것을 해내면 북한은 강력한 군사적 선택지를 갖게 된다. 그동안 북한은 ICBM 시험을 하면 고각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추정하는 식으로 검증했다. 그런데 15,000km 거리의 과녁에 명중시키는지를 확인하려면 실제로 그만큼의 거리를 발사해보는 게 필요할 수 있다. 그러면 북한이 미국 서부해안에 가능한 가까운 정도까지 미사일을 보내 표적을 명중시키는 시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 파장은 미국이 15분간 비행기 이륙 금지를 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고체발동기(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경우 액체 연료 미사일보다 기동성이 크고 발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미국의 정찰망을 피해 미사일을 발사하기 쉽다.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개발하면 미국은 북한이 어디서 미 본토를 공격할지 파악할 수 없으므로 북한의 핵공격을 방어하기 불가능해진다. 이런 미사일 시험은 지상에서 정찰망을 피해 신속하게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할 수도 있고 수중에서는 임의의 장소에서 북한의 핵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험을 하게 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미국의 전의를 완전히 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 미국의 대응
미국은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까?
첫째로 미국은 북한에 맞대응할 수 있다. 대북제재를 추가하고 한미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주변에 전개하는 무력시위 등을 하면서 2017년의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북한을 향해 막말을 퍼붓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맞대응을 하게 되면 미국은 북한의 수에 제대로 걸려들게 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월 15일 “구태의연한 적대시정책에 매달린다면 미국은 함정에 빠져든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국이 강경행동을 하면 북한은 ‘좋은 기회다, 미국이 미끼를 물었다’라며 기다렸다는 듯 강대강 행보를 할 것이다. 그러면 북미 군사대결 강도가 꾸준히 상승하게 되고 어느 순간 미국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조선신보도 “‘강대강’의 구도로 대결이 격화되어 나간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어느 시점에서 견디기 힘든 재앙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라고 평론한 바 있다.
미국이 견디기 힘든 재앙이란 무엇일까? 북한은 2017년 북미대결이 격화되었을 때 괌 포위사격, 태평양상 수소폭탄 실험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이 두 가지를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
아니면 북한은 2021년 미군이 아프간 바그람기지에서 야반도주한 것을 재현하고자 할 수도 있다. 몇 날 며칠까지 평택미군기지에서 철수해라, 철수하지 않으면 평택미군기지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나올 수 있다. 만약 주한미군이 저항하면 미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발표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보면 미국이 평택미군기지를 건설한 것은 북한이 작전을 펴는 데 굉장히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준 꼴이다.
평택미군기지는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휴전선 근처에 있는 미군기지가 북한 장사정포로 초토화될 것을 우려해 미군기지를 통합해 후방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평택이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면도 있다.
그런데 극초음속미사일로 평택미군기지를 공격하면 장사정포로 전방기지를 공격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타격할 수 있다. 게다가 여러 군데에 퍼져있던 주한미군이 한데 모여있으니 공격하기도 더 쉽다. 미국이 평택미군기지를 통해 얻으려던 이점은 휴짓조각이 됐다.
게다가 미군기지가 용산 같이 수도권에 있으면 민간인 피해 때문에 공격하기 조심스러운데, 평택미군기지는 허허벌판에 있으니 민간인 피해 없이 전술핵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공격하기 딱 좋은 입지조건을 갖췄다. 완전히 차려놓은 밥상이다.
북한은 미국을 상대할 온갖 작전계획을 마련해놓았을 것이다. 그 작전계획 중 평택미군기지를 공격하는 구상도 충분히 있을 법하다.
우리의 상상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대미 작전구상을 가지고 있을지 차마 다 추정해볼 수는 없다. 하지만 괌 포위타격과 태평양상 수소폭탄 실험 그리고 평택미군기지 타격, 이 세 가지 가능성만 살펴봐도 미국이 감당할 수 없으리라는 걸 알 수 있다.
둘째로, 미국이 북한에 맞대응하지 않고 저자세를 보일 수 있다.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정한 국방목표대로 계속 무기를 개발하고 시험하는 데도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도 사실상 이런 모습을 보인다. 북한이 4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은 북한 국민 6명을 독자제재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를 추진하며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보는 특별할 것 없어 북한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 미 국무부는 1월 17일 북한이 네 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논평했다. 2017년 트럼프 정권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느니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느니 하며 북한을 위협해보려고 노력했었는데 오늘날 바이든 정권은 그마저도 못하고 대화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는 현황이다.
미국이 이렇게 저자세만 보이면 한미연합방위태세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북한은 계속해서 미 본토와 일본, 주한미군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텐데 여기에 맞대응하지 않으면 미국이 한국을 정말 보호해줄지 큰 의문이 생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물먹은 담벼락처럼 한미연합방위태세가 허물어질 수 있다.
어쩌면 한국도 우크라이나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두고 러시아와 대치 중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상당히 넓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면 군사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실제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십만이 넘는 러시아군을 집결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을 막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 매달리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보인 태도가 가관이다. 미국이 여러 날, 여러 차례에 걸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전례 없는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러시아 위협에 대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군사대결을 피하고 꼬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을 들은 국민은 “군사개입이 아니라 제재라니. 오히려 러시아가 미국을 쉽게 볼 듯”*, “미국도 약해졌네. 침공은 타격으로 맞서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미국을 비웃고 있다.
*다음 포털, 헤럴드경제, 2021년 12월 2일, <美 "러, 우크라이나 침공땐 강력 제재"> 댓글
**다음 포털, 연합뉴스, 2021년 12월 27일 <美 부통령 "러와 직접 대화 중..우크라 침공시 전례없는 제재"> 댓글
한반도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에 맞대응하지 않으면 미국은 주한미군기지와 일본은 물론 미 본토의 안전까지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드러나게 된다. 그러면 미국이 말하는 연합방위태세도 허울뿐이고 핵우산도 무용지물이 된다.
미국이 맞대응하지 않는다고 북한이 미국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당장 3월에 있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미국이 훈련을 강행하면 강대강으로 가게 된다. 강대강 국면을 피하려고 연합훈련을 중단하면 한미연합방위태세가 허물어진다.
미국은 벌써 코로나19 핑계를 대면서 3월 예정이던 훈련을 4월로 연기하겠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미국은 2018년 3월에도 연합훈련을 중단한 바 있다. 이때는 평창겨울올림픽 이후 북한과 미국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합의하에 훈련을 중단했다. 어느 한쪽이 굴복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미국으로서도 비핵화를 위해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북미대화도 없기 때문에 훈련을 중단하면 미국이 북한에 완패했다는 게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건 미국으로서는 심각한 상황이다.
과거 세계패권을 두고 제국주의 나라 사이에 서열이 정리되는 사건이 있었다. 1956년 영국과 프랑스가 이집트를 침공했는데 소련의 개입을 우려한 미국이 항공모함까지 파견해 영국과 프랑스를 저지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저항해봤지만 결국 미국의 저지에 굴복했다. 이 수에즈 운하 사건은 세계패권이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걸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현대판 수에즈 운하 사태가 될 수 있다.
4. 주목할 것
지금 북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심세대는 어렸을 때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겪었던 사람들이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5년에 10살이었던 사람이 2022년 현재 38세이다. 고난의 행군은 공식적으로 1998년 마무리되었지만, 그 후 사회주의강행군 등으로 이어졌다. 그런 면에서 고난의 행군이 사실상 마무리된 2002년에 태어난 사람은 지금 21살 청년이다. 즉, 지금의 20·30대는 북한이 가장 힘들었다는 고난의 행군 시절에 영유아·어린이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흔히, 어렸을 때 고생을 많이 하면 의지가 강해진다고 한다. 영유아가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생이란 다름 아닌 배고픔이다. 성인이 아닌 어린이, 영유아가 배고픔을 참아가며 성장하면 강한 의지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이 지금 북한의 20·30대다. 지금 북한군 병사들이 모두 그 세대다. 올해 두 번째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심 개발자들을 축하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을 보면 젊은 과학자들이 대거 포진돼 주축을 이뤘다. 이들도 고난의 행군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바로 그 세대들이다.
그들은 자기가 어렸을 때 배곯으며 고생했던 건 미국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이 미국에 어떤 심리를 갖고 있겠는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미국이 우리에게 강요해온 고통이 미국을 반대하는 증오로 변했”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 발언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때문에 아무 죄 없는 어린아이가 먹지 못해 죽어갔다고 여기는 북한의 청년세대는 언젠가 미국을 향해 그 증오를 터트릴 것이다. 언제 어떤 상황으로 터져나올 것인지만 남았을 뿐이다. 우리는 이것을 주의해서 지켜봐야 한다.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