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1.

보수세력이 4.7보궐선거 후 기고만장하다. 보수세력은 4.7보궐선거를 통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보았고, 실제로 재집권하기 위해서 발악하고 있다. 보수세력이 재집권을 하기 위해 공들이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유포하는 것이다. 

보수세력은 문재인 정부가 실정을 하고 있다며 자기들이 대안 세력인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보수세력이 내돌리는 정권 심판론은 국민을 위한 게 아니라 단지 보수 적폐세력이 재집권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그래서 보수세력이 내돌리는 정권 심판론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폭로하는 글을 연재한다.

 


 

“문재인 정권이 (남북관계에) 매달려 왔던 일들이 그저 연출된 평화쇼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대북정책은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이 꺼낸 말.

“판문점선언이 3년 지난 오늘의 현실은 어떤가. 이상은 공허하고 실력은 무능한 정부다. 국민을 희망고문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꺼낸 말.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은 지난 427, 국민의힘(이하 국힘당)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눠 쏟아낸 말들이다. 말만 보면 국힘당이야말로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할 정치세력인 듯하다. 그런데 상대방을 비판하자면 우선 자신의 모습부터 어땠는지 돌아봐야 하는 법이다. 국힘당은 과거 집권 당시 남북관계를 어떻게 끌고 갔을까?

 

1. 남북관계 파탄 낸 이명박근혜 정권

 

국힘당의 뿌리인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한반도는 대결과 전쟁 위기의 연속이었다. 특히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공단 폐쇄’로 대표되는 고의적인 남북관계 부수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해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던 2008년 7월, 정권은 금강산관광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이명박 정권은 남측의 한 주민이 금강산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이른바 ‘박왕자 사건’을 구실로 들었다. 이후 남북 사이에서는 그동안 오가던 대화와 접촉이 중단됐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그러다 2009년 8월 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열리는 듯했다. 

남측의 현대그룹과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공동보도문에는 ▲금강산관광 재개 시 “특별조치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보장될 것” ▲개성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활성화 ▲백두산관광을 위한 준비사업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강산에 이어 개성과 백두산까지 남북교류가 확대된다는 소식에 온 국민의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남북관계 회복의 목소리를 내리누르며 대북적대정책으로 일관했다. 당시 사정에 밝은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에 따르면 “북측이 남측의 요구대로 (박왕자 사건에 대한) 북 당국의 공식사과를 전했지만 이명박 정권이 이를 무시했다”라고 한다.

금강산관광은 이산가족을 비롯해 학생, 청년, 가족 단위 남측 인원 수십만 명이 북측으로 오간 민족화합의 모범사업이었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의 문을 닫은 이명박 정권은 멈추지 않고 남북관계를 아예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2010년 3월에 있었던 천안함 사건은 남북관계 파탄의 결정타가 됐다. 조사 초기에 ‘천안함은 좌초됐다’라고 하던 국방부 관계자들은 돌연 ‘북한 어뢰에 의한 침몰’이라고 말을 바꿨다. 파란색 매직으로 ‘1번 어뢰’라고 적힌 발사 추진체를 증거로 내밀던 군은 ‘증거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다’라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지적을 받은 뒤, 스스로 증거를 훼손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대응을 했다. 

이명박 정권이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해 몰아간 결과, 한반도 정세는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촉즉발로 치달았다. 이명박 정권은 ‘독자 대북 제재’인 5.24조치를 내놓고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 교역 중단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를 선언했다. 이렇게 남북관계가 굉장히 악화한 상황에서 2010년 11월에는 연평도 포격 사건도 있었다.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도 남북관계 파탄에 몰두했다. 박근혜 정권은 대북정책 기조에서 화해와 협력 대신 이른바 ‘통일대박론’을 들고 나왔다. 통일대박론은 ‘북한 붕괴’를 유도하는 대북정책 등 북한을 적대하는 흡수통일론이 그 중심이었다. 국정원에서는 북한과의 전면전을 암시하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됐다. 여기에는 남북의 화합과 평화를 명시한 6.15공동선언, 10.4공동선언을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4년 12월 21일,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은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이 말을 국정원 간부들과 함께한 송년회 술자리에서 건배사로 내놨다고 하는데, 여기서 북한과의 전면전을 가정한 흡수통일론이 박근혜 정권의 기조였음이 드러난다. 

이후 2016년 2월, 박근혜 정권은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중단한다”라며 남측 기업의 개성공단 출입을 차단했다. 

그런데 개성공단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허위 주장으로 밝혀졌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헌법에 명시된 국무회의 의결 절차도 없이 갑작스레 이뤄진 반헌법적 폭거였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89조 1항과 2항에서 국정의 기본계획과 정부의 일반정책, 중요한 대외정책을 변경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박근혜 정권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소송을 맡은 김광길 변호사는 “법치주의 원칙상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작용은 존재할 수 없다”라며 박근혜 정권을 성토했다.

2016년 10월 1일, 박근혜는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언제든 대한민국으로 오라”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을 유도하는 말을 꺼냈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내놓은 말이라는 점에서 북한과의 전면 대결을 선포한 위험천만한 행위였다.

이렇듯 이명박근혜는 한반도를 대결과 전쟁 위기로 몰아간 주범이었다.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남북관계를 점수로 매겨보자면 낙제점을 넘어 0점 수준이었다. 또한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일부러 대북적대정책을 벌였다는 점에서도 매우 고약했다. 강조하건대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

2. ‘남북관계 방해’로 부활 시도하는 이명박근혜 잔당

문재인 정부 들어 시민사회에서는 남북관계를 파탄 낸 이명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을 ‘반통일 범죄 혐의’로 고발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아직도 ‘이명박근혜 잔당’은 살아있다. 이명박근혜 잔당은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 다시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간판을 바꿔 달며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있다. 그 대표 사례로 나경원, 홍준표, 황교안의 반통일 행위를 꼽아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1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을 맡은 나경원 당시 자한당 의원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남북 단일팀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2018년 5월 27일, 홍준표 당시 자한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2번째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지방선거용 쇼”라고 깎아내렸다. 

남북관계를 훼방 놓는 자한당의 횡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남북관계 방해 이력이 있는 나경원 의원이 북미정상회담을 총선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한 것. 나경원 의원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 전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 한반도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정상회담의 취지도 왜곡할 수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했을 때 총선 직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라고 했다.

2020년 1월에는 자한당에 새로운 지도부를 꾸린 황교안 대표가 미국에 특사단을 보냈다. 자한당 의원들은 미 국무부 인사들을 만나 대북 적대 기조 유지를 요청하는 추파를 날렸다. 촛불혁명으로 쫓겨난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 국무총리가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내정간섭을 간청한 꼴이다.

남북관계를 위기로 몰아가려는 국힘당의 움직임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서 역대급 패배 이후 잠적하던 황교안 전 대표가 “한미동맹 정상화”를 외치며 미국을 찾았다. 황교안 전 대표는 지난 5월 5일부터 13일까지 탈북자 출신 지성호 의원과 함께 미국을 돌며 대북전단 살포 찬성,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회귀를 외쳤다. 대북전단 살포와 CVID는 북한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대북적대정책이다.

황교안 전 대표가 만난 미국 인사 중에는 박상학의 대북전단 살포 자금줄로 알려진 수잔 숄티가 있다. 국가를 대표할 자격도 없는 황교안 전 대표가 미국에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대북전단 살포를 옹호하는 범죄 행위에 가담한 것이다. 

이런 국힘당의 행태는 평화와 번영, 통일을 실현하려는 우리 국민의 소망과는 정반대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회복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 흐름이 대세가 됐다. 남북 정상이 2018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한반도 전역에서의 무력사용 금지”가 명시된 판문점선언 부속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를 채택한 덕이다. 여론조사를 살펴봐도 80%를 넘는 대다수 국민이 남북관계 진전을 적극 환영했다.

판문점선언과 9.19 합의에 따라 이명박 정권 당시 남북이 서로를 향해 겨누던 확성기의 고성이 멈췄다. 비무장지대에 잔뜩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도 시작됐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3월부터는 북한을 자극하는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도 시행 중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대북적대정책을 밀어붙인 이명박근혜 정권 시기, 우리 국민은 날마다 고통과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밀어 넣은 ‘이명박근혜의 적자’ 국힘당이 과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할 자격이나 있는지 의문이다.

국힘당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대북정책을 공격하며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를 용인하는 국힘당 정권 아래에서는 우리의 일상이 다시 불안과 고통에 빠지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꽃길이 다시 펼쳐지기를 애타게 소망하고 있다. 이제 국힘당으로 대표되는 수구·반통일 적폐세력은 영원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