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1년 05월 05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125] 안보, 경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태껏 대한민국에서 안보, 경제라고 하면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설령 미국에 불합리한 일을 당하더라도 안보와 경제 때문에 미국에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미동맹을 깨려 하다가 미국에 보복을 당하기라도 하면 한국이 망할 거라는 두려움을 갖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인식과 우려는 정말 사실일까?
1. 기존 안보, 경제론
우리나라는 안보를 한미동맹에 기초한 한미일 협력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여겨 왔다. 미국은 1945년 처음 한반도에 진주할 땐 소련의 남침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소련이 사라진 후엔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건 다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은 소련이나 북한이 아니더라도 어떤 명분을 대서든 한반도에 진주했을 것이다. 사실 한미동맹은 미국이 동북아시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용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미국이 대는 명분은 한국을 순종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렇게 76년이나 되는 세월을 지내다 보니 한국의 기본 안보관이 미국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으로 굳어졌다.
우리는 경제에서도 미국과 일본에 의존해야 한다고 여긴다. 사실, 한국은 미국보다 중국과 더 많이 경제 교류를 한다. 2020년, 한국은 중국엔 1천 3백억 달러, 미국엔 7백 4십억 달러를 수출했다. 수입은 중국에서 1천 1백억 달러, 미국에서 5백 7십억 달러 이뤄졌다. 미국과 일본을 합쳐도 중국과의 무역액보다 적지만 한국은 여전히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다. 미국과 갈등이 생기는 건 경제와 안보에 악영향을 줄 게 두려워 꺼리면서도 사드 배치처럼 중국과 갈등을 빚는 것은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진 않는다.
2. 안보, 이대로 괜찮은가
(1) 한미동맹에 기초한 안보의 실태
한미동맹에 기초한 안보의 핵심은 한미연합훈련이다.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는 방어적 훈련이라고 주장한다. 이론적으로는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미국이 한국을 지켜주고 있음을 과시하고 한미연합군의 위력을 시위함으로써 우리 안보는 더욱 튼튼해져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정말 한미연합훈련으로 우리의 안전이 보장되고 있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한미연합훈련만 하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다.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이유는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훈련이 아니라 침략적 훈련이기 때문이다. 한미연합훈련은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수행되는데, 이 계획은 북한을 선제타격한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면 700여 곳의 핵심시설을 선제타격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있다. 이 도발이란 게 매우 주관적이다. 가령 북한이 올해 3월에 순항미사일을 한 번, 탄도미사일을 한 번 발사했는데 작전계획 5015에 따르면 이걸 북한의 도발이라고 규정하면 언제든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이뤄지면 긴장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적대행동’으로 보고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곤 한다. 북한이 반발하면 한국으로서도 긴장을 하게 된다. 올해만 해도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북한이 반발해 군사행동을 할까 봐 전전긍긍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한미연합훈련은 연례적 방어 훈련이라고 설명하면서 “나름대로 유연한 방식으로, 또 최소의 규모로 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북한에 양해를 구하기까지 했다.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북한이 전쟁위기를 느끼고 그에 맞서는 군사행동을 한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하면 한국도 전쟁위기를 느끼고 북한에 맞서게 된다. 결국 미국이 시작한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를 악순환의 굴레로 밀어넣는 것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정말 안보를 위하는 훈련이 맞기는 한가? 오히려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안보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2) 북한은 과연 남침, 적화야욕이 있나?
미국이 한미동맹을 내세우는 명분은 바로 북한이다. 그런데 이 명분부터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북한이 적화통일을 노리고 있다며 북한을 경계하지만, 사실 북한엔 적화통일전략이 없다. 미국과 보수세력은 북한이 적화통일을 추구한다는 근거로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주체사상화)”를 실현하겠다는 조선노동당의 당 강령을 든다. 물론 북한은 한반도 전체가 사회주의가 되길 바라는 듯하다. 하지만 북한이 이걸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게 아니다. 통일 이후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가 조선노동당의 최종 목표라고 한다. 즉, 통일이 되고 다른 과제들이 다 이뤄진 후에 가장 마지막에 달성하는 목표라는 것이다. 한국에도 통일 후에 북한이 자본주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기도 한데, 이건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이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 강령을 내세운 건 자신의 체제가 우월하다고 믿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체제를 믿고 사회주의로 자본주의보다 더 큰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것이지 통일전략이 아니다.
북한의 통일방안은 연합연방제 통일이다. 연합연방제 통일방안은 남북이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통일방안으로, 남과 북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통일을 하기로 한 것이다. 과거 김일성 주석은 1991년 신년사에서 “북과 남의 서로 다른 제도를 하나의 제도로 만드는 문제는 앞으로 천천히 순탄하게 풀어나가도록 후대에게 맡겨도 되지만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하나의 민족으로서 하나의 통일국가를 세우는 일은 이제 더는 미루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체제 문제를 통일의 전제조건이나 통일전략으로 상정한 게 아니다. 체제는 ‘후대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그 ‘후대의 몫’이란 통일을 한 후에 한국의 자본주의 체제가 더 빨리 발전을 이루는지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가 더 빨리 발전을 이루는지 체제경쟁을 하며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남과 북이 통일을 이룬 상황이라면 남과 북의 체제 대결이 적대적인 것도 아니다. 남북이 함께 더 나은 체제를 모색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한편, 흡수통일을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의 적화통일전략을 우려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한국이 체제통일을 추진해 북한을 위협하고 있을 수 있다.
핵무기의 경우, 북한은 평화용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건드리지 않으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북한은 올해 초에 연 8차 당대회에서도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우리를 겨냥하여 핵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금 확언하였다”라고 선언했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이 공격하지 않는데도 굳이 한국을 핵공격할 이유가 없다. 핵으로 오염된 땅을 차지해서 좋은 것도 없고, 무엇보다 북한이 선제핵공격을 하면 미국에 핵보복을 당할 게 뻔하다.
북한은 4.27판문점선언과 6.12북미공동성명에서 평화협정과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을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합의를 깨고 종전선언을 거부하고 있다. 그전부터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한 건 북한이었고 미국이 이를 거부해왔다. 북한은 전쟁하지 말자고 주장해왔고 미국이 전쟁을 끝내지 않고 위기를 고조시켜온 것이다. 이런 걸 보면 북한이 침략의지를 갖고 있다기 보단 미국이 북한을 침략할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의심하게 된다.
(3) 안보를 증진시키는 남북공동훈련
2020년,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정부에 공식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요청했다. 이는 경기도의 공식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이재강 부지사는 “상대를 자극하는 한미연합훈련이 아니라 신뢰를 키우는 남북협력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북협력훈련은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안이다.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에 공동 독도수호훈련을 제안했다고 가정해보자. 북한이 이 제안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이 공동훈련을 핑계로 남측 해역에 진입한 기회를 틈타 한국을 공격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남북공동훈련을 하면 남북 사이에 있는 적대적 관계가 급격히 약화한다. 훈련을 같이한다는 건 두 나라 관계의 성격을 바꾼다.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을 적으로 삼아 훈련하는 것이듯, 독도수호훈련을 하면 아무래도 일본을 대상으로 남북 군이 서로 협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남북 군대 사이의 성격은 적대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변화한다.
공동훈련을 하는 관계에서는 전쟁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공동훈련을 하면 양국 군인이 섞여 서로의 군함에 탑승하는 등 교류를 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군인 사이에 친밀성도 쌓이고 서로의 전력도 파악하게 된다. 그래서 전쟁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끼리는 공동훈련을 할 수 없다. 군 내부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전쟁 패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군인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면 전쟁 수행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남북공동훈련으로 우리가 한 편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게다가 한민족으로서 동질감과 친밀감이 형성되면 전쟁이 발발해도 우리가 꼭 싸워야 하느냐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래서 공동훈련 자체가 전쟁할 수 없게 만드는 과정이다.
남북공동훈련을 해서 남북갈등이 해소되면 그때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건 누가 있을까? 미국?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국을 공격할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러시아가 우리를 공격할 가능성도 없다. 그러면 중국이 우리를 공격할까? 중국이 우리를 공격하는 건 그 누구보다 북한이 먼저 반대하고 북한이 나서서 중국을 견제하게 될 것이다. 우리도 중국과 손을 잡으면 된다.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인데 중국과 불필요하게 갈등을 겪을 필요가 없다. 지금도 중국은 미국과는 군사 마찰을 겪으면서도 우리를 군사적으로 견제하거나 위협하지는 않는데, 이 또한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충돌해 좋을 게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려는 세력이 하나 있다면 일본 정도다. 그런데 남과 북이 공동으로 훈련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가 이를 인정하면 일본은 기가 죽어서 우리를 공격할 엄두도 못 낸다.
즉, 남북공동훈련이야말로 최고의 안전보장이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못할 게 없다. 이 길로 가야 한다.
물론 미국은 남북공동훈련을 방해하려 들 것이다. 미국의 방해가 심하긴 하겠지만 막상 우리가 강행하면 미국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미국이 경제 제재를 할까? 경제 제재는 미국에도 손해기 때문에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작고 위력도 약할 것이다. 이는 뒤에 경제 부분에서 추가로 살펴보겠다.
우리는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안보 지형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공고하고 가장 행복하고 가장 진취적인 안전보장이며 평화다. 국방비를 올리고 무기를 수입한다고 해서 안보가 튼튼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런 방법은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남북 협력으로 평화를 실현하면 추가로 군축도 가능해진다. 남북 상호 군축을 실행해 각각 10만 명 정도로 정규군 병력을 축소하면 모병제를 실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러면 군인은 모두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 되는데 이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만든다. 우리나라는 징병제로 인해 군대 내 부조리 등 폐해가 많은데 모병제로 적지 않은 군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한미연합훈련을 지속하면 안보가 계속 불안해지기 때문에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 불안에 떠는 날도 지속된다. 그런데 남북 평화가 실현되면 어느 부모가 불안해하겠나. 다들 마음 놓고 기뻐하게 될 것이다. 인식을 전환하면 이런 평화 정착 효과를 당장이라도 실현할 수 있다.
친미친일보수적폐세력은 남북공동훈련을 난리 치며 극렬히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열렬히 찬성할 것이고 친미친일보수적폐세력의 반대는 국민의 규탄 속에 완전히 매장될 것이다. 두려워할 게 없다.
3. 경제, 이대로 괜찮은가
(1) 미일 의존경제는 전망이 없고 수탈만 당한다
다음으로 경제를 살펴보자.
애초에 미국 경제는 돈 투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제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의 금융, 보험, 부동산, 대여 산업은 미국 GDP의 21%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이와 비견할 만한 다른 산업은 없다. 금융은 제조업 등과 다르게 실체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저 돈이 많기 때문에 그 돈을 불려가며 먹고 산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 미국이 건전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
오늘날 미국은 큰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건 미국이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다. 미국이 중국에 계속 무역적자를 보자 이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관세를 크게 매기던 게 미중 경제전쟁의 시작이었다.
미국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에도 깡패짓을 하고 있다. 미국은 작년 2월부터 유럽연합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10%~25% 정도 부과했다. 그 외에도 와인, 치즈 등 유럽연합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유럽 경제를 공격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유럽국가들을 강하게 압박해 방위비 지출을 늘리게 만들기도 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는 미국산 무기 구매와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강요한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한했을 땐 한국 18개 기업 총수를 불러 미국에 투자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4월 12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여러 기업을 반도체 화상회의에 초청해 “우리(미국)의 경쟁력은 기업들이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렸다”라고 말하며 투자를 강요했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 내 공장 투자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초반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매우 영리하게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압박 움직임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동맹국까지도 수탈하는 건 그만큼 미국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동맹까지 수탈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세계 자본주의가 파국을 맞을 거라고 인정한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은 2020년에 열린 포럼에서 “급격한 경기 침체는 이미 시작되었고 1930년대 이후 최악의 불황이 찾아올 수 있다”라며 “자본주의의 ‘위대한 리셋’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2019년 4월 <왜 미국의 CEO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걱정하는가>라는 기사에서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다리오가 “나는 자본가다. 그러나 심지어 나조차 자본주의가 망가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중심 자본주의의 미래를 비관한 것이다.
우리가 경제를 계속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도 괜찮을까? 그랬다가는 미국을 따라 망하게 되지 않을까?
(2) 남북경제협력이 답이다
그러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바로 남북경제협력이다.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는 자신의 책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에서 “통일된 한반도를 보고 싶다. 그 안에서 용솟음칠 기회와 환호의 소리를 듣고 싶다”라며 “5년 후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한반도의 통일국가가 될 것”이라고 남북통일을 찬양하다시피 했다.
남북경제협력 내용은 4.27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다 있다. IBK경제연구소는 문재인 정부가 구상한 10대 남북경협 사업을 20년 동안 실행하면 남북이 얻는 경제 이익은 613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아무 전제조건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는데, 이를 실행하면 우리 경제에 밝은 전망이 열리게 된다.
이 외에도 남북 경협은 무궁무진한 경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의 가치를 1경 1천 7백조 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철광석을 브라질 같이 먼 나라에서 배로 수입해오는데, 가까운 북한에서 바로 공급받을 수 있다. 철광석 석회석 외에도 북한엔 마그네사이트나 희토류 같이 값비싼 희귀 자원도 많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기획본부장은 2018년에 “북한의 발사체 기술이나 핵융합, 레이저 기술, 컴퓨터수치제어(CNC) 공작기계 기술을 비롯해 일부 분야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이 발달한 나라지만 기초과학 토대가 약하고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부족점이 있다. 남과 북이 협력하면 과학기술영역에서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해나갈 수 있다.
남북경협은 한반도에 그치지 않고 중국, 러시아와의 대규모 합작 사업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동북아시아는 한반도와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이 모여 있고 인근에 몽골과 베트남, 인도 등의 나라가 가까이 있는 초대형 경제권이다. 한반도,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주요 몇 개국만 살펴봐도 중국이 GDP 세계 2위, 러시아가 GDP 세계 11위, 인도 GDP 세계 7위, 한국 GDP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하나같이 향후 경제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로 꼽히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반통일세력인 박근혜조차도 과거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 했다. 남북러 가스관을 연결하면 가스비를 절감해 약 1조 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경의선을 연결하면 앞으로 30년 동안 최대 140조 원의 경제효과를 얻으며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연결되면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경제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협력으로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만들어지면, 이 동북아 경제공동체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거대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3) 미국은 남북경제협력을 막을 수 없다
우리가 남북경제협력을 추진하면 미국은 당연히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남북경제협력을 막을 수 없다. 어떤 이들은 미국이 제재로 한국 경제를 무너뜨릴까 봐 걱정한다. 하지만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은 미국의 6번째 교역국이다. 프랑스나 인도보다도 교역량이 훨씬 많다. 미국 경제가 위기인 상황에서 한국을 섣불리 건드리면 미국 경제도 파탄 나게 된다.
미중 대결을 보자. 미국은 중국을 제재한다지만 중국 제재는 미국에도 손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전쟁을 하다 2020년에 1단계 무역합의를 맺었지만 미국이나 중국이나 둘 다 이 합의를 지키지 않고 그냥 지내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지만 화웨이는 작년 매출이 3.8% 성장해 건재한 모습을 보인다. 반대로 미국의 전기자동차 기업인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중국에 매달리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테슬라의 보안을 문제 삼아 중국 정부 기관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테슬라 자동차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자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차를 이용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면 회사 문을 닫겠다”라고 선언하거나 “중국의 미래가 위대할 것이며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가 돼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라며 추켜세워주었다. 지난 4월에는 한 중국 여성이 테슬라 전시장에 전시된 차에 올라가 가족이 테슬라 자동차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고를 당했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을 일으키는 일이 있었다. 애초 테슬라 측은 차에 문제가 없었다며 환불을 거부했지만,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가 SNS에서 테슬라를 비판하자 곧바로 해당 여성에게 사과했다. 테슬라가 중국에 잘 보이려 무척 애를 쓰고 있다.
터키는 러시아의 무기를 구매해 미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국은 터키에 러시아 미사일을 사면 제재를 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터키는 아랑곳없이 러시아 무기를 샀다. 그러자 미국이 한 조치는 터키 방위산업청과 방위산업청장을 비롯한 몇몇 고위 관리를 제재하는 데 그쳤다. 미국이 강도 높은 제재를 하면 터키가 중국과 러시아 편으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 그러면 미국만 고립되게 된다. 그래서 터키에 강한 제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남북협력을 추진하고 중국, 러시아와 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미국이 여기에 등을 돌리는 건 자멸하는 것과 같다. 일본도 동북아 경제공동체에 자기를 끼워달라고 난리를 칠 것이다. 일본은 2018년 북한을 중심으로 평화번영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때에도 북한에 정상회담을 하자고 거듭 간청한 바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일본만 패싱 당하고 있다며 빨리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하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앞으로 남북경협과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추진되면 일본은 우리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아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우리 안보도 경제도 지킬 수 없다. 오히려 한미동맹 때문에 우리 안보가 위협당하고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 우리의 살길은 남북협력에 있다. 우리를 파국으로 이끄는 허상뿐인 한미동맹에서 벗어나 평화번영의 새 길로 나아가야 할 때다.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