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1년 03월 11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101] 미국 사회 대혼란, 어떻게 볼 것인가 2
※ 앞글에 이어서
3. 대외정책
미국 사회가 대혼란에 빠진 원인은 미국 내부는 물론 미국 밖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를 자기 영향 아래 두기 위한 패권 실현에 매달렸다. 미국은 다른 나라를 지배하고 약탈해 부를 누리는 제국주의 국가다. 따라서 미국 자신도 국제질서에 많은 영향을 주지만 역으로 국제질서의 변화도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
지금 미국에 위협을 주는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북한, 중국, 러시아, 쿠바, 이란, 터키, 베네수엘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서도 핵심은 북한과 중국이다.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북한의 위협을 낮췄다고 자랑했으며 중국과의 대결에 승부를 걸었다.
북한과 중국 가운데서도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을 주는 나라는 북한이다.
북한은 사상, 정치, 군사, 경제 등 전 영역에서 미국과 가장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나라다.
(1) 사상 측면에서 북미 대립 지점
북미 대결은 사상의 측면에서 볼 때 ‘인민대중제일주의’ 대 독점자본가 중심사상, 집단주의 대 개인주의의 대결이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주의는 본질에 있어서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규정하였다. 여기서 인민대중제일주의란 “인민대중을 혁명과 건설의 주인으로 보고 인민대중에게 의거하며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할 데 대한 정치이념”이라고 한다. 또 노동당의 존재방식을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북한은 모든 정부 시책의 기준을 국민에게 이익이 되느냐로 따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은 철저한 독점자본가 중심의 국가다. 자타공인 대표적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 대해 『아메리칸 엔드 게임』 저자 김광기 교수는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자본주의는 극소수의 부자들만 더욱 살찌게 만들고 나머지 사람들은 갈수록 야위게 한다”라며 정치인들이 독점자본가와 야합해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반면 대다수 국민에게는 무능하고 무기력해 150만 명의 아이들이 노숙을 하는 유례없는 나라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는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하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조차 독점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희생된다. 산업화된 나라 중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없는 유일한 나라인 미국은 철저한 의료민영화를 통해 의료보건관련 자본가가 부를 쌓고 부자들이 양질의 치료를 받는 동안 서민과 빈민은 매년 독감으로만 수만 명이 사망하는 나라다.
북한은 집단주의 사상이 안착한 나라다. 북한 국민은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라는 집단주의 구호를 생활 곳곳에서 구현하고 있다고 한다. 아예 헌법 제63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공민의 권리와 의무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원칙에 기초한다”라고 명시하였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함경도 복구에 나서달라며 평양 당원들에게 친필서한을 보내자 하루 만에 30여만 명의 당원이 자원해 나선 것은 집단주의 사상이 북한 국민 속에 뿌리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미국은 개인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다. 개인주의를 빼고는 미국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흔히 미국의 개인주의는 원주민을 학살하고 식민지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강화되었다고 설명한다. 1834년 역사가 조지 밴크로프트는 개인주의에 토대를 둔 민주주의야말로 인간이 달성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라고 찬양하고, 미국인들이야말로 그러한 목표에 가장 가까이 도달한 최고의 선진국 국민이라고 자랑하였다. 미국에서는 개인의 안전과 재산은 개인이 지킨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총기를 규제하기 힘들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자 총기가 불티나게 팔렸는데 이는 철저한 개인주의로 인해 이웃을 믿지 못하고 잠재적인 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은 사상 영역에서 정반대의 끝,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상의 대결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리 중요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누가 시대를 대표하고 흐름을 만들어내는가 하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북한과 미국은 각자 자기 사상을 대표하는 국가로서 둘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인류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이 북한의 사상을 허물기 위한 공격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굳이 분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북한에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 북한에서 어떤 사상적 혼란이나 후퇴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주창하는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일심단결하는 모습은 확인이 된다. 이번 10월 10일 행사에서 본 모습이나, 이후 곧바로 80일 전투에 뛰어드는 모습에서도, 또 그 전에 태풍 피해를 가시기 위해 복구작업을 하는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 정치 측면에서 북미 대립 지점
북미 대결은 정치의 측면에서 볼 때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의 대결, 자주 대 제국주의의 대결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사회주의 원칙에 충실한 나라다. 가장 사회주의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사회주의의 핵심은 노동계급의 당이 사회를 영도하며 개인이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사회주의 원칙에 충실하며 조금의 타협도 하지 않는다. 가까운 중국만 하여도 개인의 생산수단 소유를 인정하며 자본가의 공산당 입당도 허용하고 있다. 또 북한은 1990년대 동구권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세계 사회주의 운동이 동요할 때 ‘평양선언’을 통해 세계 사회주의 운동의 부활을 선도하였다. 1992년 채택한 평양선언은 사회주의를 고수, 발전시키자는 선언으로 2012년 기준 280여 개의 정당이 선언에 참여하였다.
반면 미국은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나라다.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로 꼽히는 미국은 여러 자본주의 국가 가운데서도 자본의 이익에 가장 철저히 복무하는 국가다. 자본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보장하는 신자유주의도 미국의 레이건 정부와 영국의 대처 정부가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미국은 냉전 시기 자본주의 종주국으로서 자본주의 진영을 이끌며 반사회주의 정책을 펴 동구권 사회주의를 붕괴시켰다.
북한은 제국주의, 대국주의를 철저히 반대하는 자주진영의 대표 국가다. 북한은 70년 넘게 미국과 대치하면서 미국의 침략과 압박, 간섭과 회유를 막아내며 한 치의 타협도 하지 않은 반미국가의 대표라 할 수 있다. 또 북한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면서도 대국이라는 이유로 내정간섭을 하려는 소련과 중국에 대해서도 철저히 자주적 입장을 지켰다.
반면 미국은 현대 제국주의를 이끄는 국가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키며 파괴와 약탈을 일삼고 있다. 미국은 군수자본, 군부, 의회가 결탁한 군산복합체가 지배하는 전쟁국가다. 미국은 전쟁으로 탄생하고 유지되고 성장하는 나라다. 또한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동원해 약소국은 물론 동맹국들까지 경제침탈의 대상으로 삼는 무한 탐욕을 가진 나라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은 각각 사회주의와 자주,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나라로서 서로 대립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있다. 중국과 미국도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의 대결을 하고 있다. 러시아나 이란도 제국주의를 반대해 자주 진영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와 미국의 대립은 북한만큼 첨예하지 않다. 북한만큼 사회주의나 자주의 성격이 철저하고 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과 미국은 서로 죽느냐 죽이느냐의 생사존망이 걸린 대결을 하고 있기에 그 강도가 매우 치열하다.
현재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를 허물려는 미국의 노력은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북한에 장마당이 늘어나고 기업소와 협동농장에 자율성이 확대된다며 자본주의 요소가 들어가는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반론도 존재한다. 반면 북한은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으며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는 국가 경제를 정부가 통일적으로 지도한다는 의미다. 경제를 시장에 맡기는 자본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북한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하는 만큼 앞으로도 사회주의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외교적으로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시도 역시 북한의 자주적이며 고압적인 태도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과 조그만 타협도 용납하지 않고 초강경 자세로 압박하는 북한의 자주적인 모습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할 만하다. 이런 북한의 공세에 미국이 밀리고 있다.
(3) 군사 측면에서 북미 대립 지점
북미 대결은 군사의 측면에서도 매우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일단 북한은 앞서 꼽은 ‘미국을 위협하는 나라들’ 가운데 미국과 전쟁 중인 유일한 국가다. 북한과 미국은 한국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않고 정전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법적으로 전쟁 중인 것이다. 형식적으로만 그렇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군사분계선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군사력이 밀집해 있으며 직접 총을 겨누고 있어 언제든 전면전이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상대 국가 본토를 향해 핵미사일을 겨누고 언제든 발사할 준비가 되어 있기도 하다.
북미가 전쟁을 한다면 핵전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 자체로 전 세계에 매우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또한 어느 쪽으로든 군사 대결의 판가름이 난다면 그 파장 역시 엄청날 것이다. 예를 들어 군사적 대결에서 미국이 밀려서 주한미군을 철수한다고 가정해보자. 주한미군 철수는 단순히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대륙에 존재하는 유일한 미군기지가 사라지는 것이며 이와 함께 미국의 영향력도 소멸하는 것이다.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 상실로 미국은 세계패권전략의 한쪽이 무너지고 결국 세계패권도 무너지는 몰락을 겪을 것이다. 다시 말해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의 세계패권을 판가름하는 지렛대의 역할을 한다.
미국은 중동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하고 있고 남미에서도 전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패배했다고 해서 미국의 세계패권이 붕괴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예컨대 시리아에서 미국은 러시아와 대리전쟁을 치렀다가 패배했다. 그 여파로 중동에서 영향력이 축소되었고 터키가 돌아섰으며 유럽의 동요도 있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미국의 세계패권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중국이나 러시아와도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지만 북한만큼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직접 충돌하지는 않고 신경전만 지속할 뿐이다.
현재 북미 사이의 군사 분야 대결을 보면 그동안 미국이 북한에 핵위협을 가하던 시기는 지나가고 이제는 북한이 미국에 핵위협을 가하는 상황으로 역전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에도 계속해서 전략무기를 개발해 이번 10월 10일 열병식에서 미국 전문가들이 ‘괴물’이라 비명을 지를 정도의 초대형 미사일을 공개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4) 경제 측면에서 북미 대립 지점
북미 대결은 경제 측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동북아 경제권을 둘러싸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대결을 하고 있다. 동북아 경제권은 좁게 보면 한반도와 중국 동북3성, 러시아 극동지방 등 경제적으로 매우 주목되는 권역이며 향후 세계 경제를 주도할 중심지로 꼽힌다. 현재 경제전망이 어두운 미국은 동북아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으며 중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이유에도 향후 동북아 경제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여 자신이 주도권을 차지하자는 측면이 있다. 남북경제협력에 극히 민감해하면서 방해하는 이유 중 하나도 향후 한반도가 동북아 경제권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의 독점욕은 자력부강을 실현한 기초에서 동북아 경제권을 형성하고자 하는 북한의 구상과 충돌한다.
미국은 북한을 손아귀에 쥐어보려고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북한의 자립경제노선으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경제 제재가 북한 경제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북한 경제는 성장하는데 미국 경제는 추락하는 양상도 펼쳐졌다.
이처럼 사상, 정치, 군사, 경제 전 영역에서 북한이 미국을 압도하거나,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무력화되고 있으며 북한은 전진하고 미국은 혼란과 후퇴를 거듭하는 형국이다.
(5) 중국과 미국의 대립
중국 역시 정치, 경제, 군사 등 여러 영역에서 미국과 대립하며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여러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협을 자주 언급한다. 이 가운데 주된 분야는 경제다.
지난 8월 24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2028년에 미국 경제규모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호미 카라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의 주장을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의 2030년에서 2년 앞당겨진 것이다. 10월 26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하는 시기를 10년 이내로 예상했다.
중국은 단순히 저가 상품 대량생산으로 경제 규모만 키우지 않았으며 첨단 기술력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벌써 5G 통신기술 등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을 추월한 상황이다. 또 중국 경제가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주요 기업과 은행이 국가 소유라서 위기대응 능력도 탁월하다. 지난 2008년 금융공황이나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때도 미국에 한참 못 미치는 재정투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도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위안화로 대체하려고 시도하며 미국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견제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했다.
경제 영역에서 나오는 성과를 배경으로 중국은 정치, 사상, 군사 등 다른 영역에서도 미국의 위협과 압박을 이겨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6) 북중연대의 위협
북한과 중국의 연대는 미국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2018년 3월 북중 정상회담은 북중 관계의 전환적 계기였으며 미국을 강타하고 세계 질서를 뒤흔든 일대 사변이었다. 당시 악화 일로를 걷던 북중 관계를 보며 미국은 양국을 이간질하려고 시도하였다.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을 포섭해 중국을 고립시키려던 구상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북중 정상회담 단행으로 미국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1년 동안 5차례나 정상회담을 할 정도로 북한과 중국은 매우 가까워졌으며 다방면에 걸친 현안에 대해 견해를 일치시키고 공동작전을 수립할 수 있었다.
미국을 위협하는 북중연대를 주도하는 나라는 북한이다.
이전까지 중국은 미국의 공세와 압박에 대해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타협하고 양보하는 방식을 취했다. 아직 미국과 전면대결을 하기에는 국력이 열세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기성의 관점에서 볼 때 국력이 한참 열세인 북한은 세계 최강을 자처하는 미국에 맞서 시종일관 초강경 자세를 취하며 전면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북중연대가 강화된 이후 중국 역시 미국에 강경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무역전쟁에 맞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미국의 조치와 똑같은 수준의 보복조치를 단행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과 미국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던 과거와 달리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분명하고 일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북중연대는 사상, 정치, 군사, 경제 모든 영역에서 미국에 압력을 가하는 지구상 가장 무겁고 강력한 역량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북중연대에 속수무책으로 계속 밀리고 있다. 미국의 패권이 동북아, 태평양에서 점점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누구의 호응도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그렇고 미국의 동맹국들도 북미 관계 악화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친미반북성향의 연합뉴스마저 지난 2월 16일 시론 「북한을 자꾸 ‘불량국가’로 대놓고 부르면 북미관계 개선되겠나」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한심한 수준이라며 노골적으로 질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이 “미친 볼턴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였다.
물론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이니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자 안보 협력체) 같은 것을 만들어 북중연대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 안에서도 확고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쿼드 참여를 요구받고 있는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9월 25일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0월 6일에는 쿼드 외무장관회담을 열었으나 일본과 인도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공동성명을 거부하였다.
미국의 위기는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인 반미 기운이 상승하고 친미 국가들이 돌아선다. 미국의 동맹이었던 터키가 돌아섰고 유럽 나라들도 심상치 않다. 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을 축소하겠다고 밝히자 독일 정부는 반발했지만 정작 여론조사 결과 독일 국민의 47%가 찬성했고 반대는 28%에 그쳤다. 심지어 완전 철수 주장도 4분의 1에 달했다. 미국의 요구를 맹목적으로 수용하고 모든 것을 ‘승인’ 받던 한국도 주한미군 지원금(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1년 넘게 끌면서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북미 대결에서 심대한 타격을 입었으며 중국과의 대결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세계패권을 쥐겠다는 제국주의 정책에서 파열구가 난 상황이다.
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
※ 이 글의 저작권은 주권연구소에 있습니다.
글 인용시 출처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