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3년 02월 21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226] 북한 인민군 창건 75주년 행사 분석③
(이어서)
4. 서방의 반응
1) “경제도 어려운데 열병식을?”
① 정부, 언론, 인권단체의 한목소리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악화되는 식량과 경제난에도 전시성 대규모 동원 행사에 귀중한 장비를 낭비하고 있어 개탄스럽다”라고 하였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9일 북한 열병식을 규탄하는 여러 국제인권단체들의 목소리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국제엠네스티(AI), 세계기독교연대(CSW), 휴먼라이츠재단(HRF), 북한인권위원회(HRNK) 등이 등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북한이 식량난에 시달리면서도 열병식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언론도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연합뉴스TV는 11일 보도 「심각한 식량난 와중에…北, 열병식으로 한미 위협」을 내보냈고 한겨레는 13일 기사 「북한 ‘열병식 이벤트’, 먹고살기 힘들어서 자꾸 한다」를 통해 이들의 주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나름의 분석까지 하였다.
정부와 언론, 국제인권단체까지 일제히 비슷한 주장을 하는 걸 보면 우연이 아니라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② 주장의 현실성 조사
이들이 ‘식량난’의 근거로 꼽는 것은 크게 4가지다.
첫째는 ‘대북 소식통’이다.
반북 보도를 할 때마다 등장하는 ‘대북 소식통’이 이번에도 나왔다. ‘대북 소식통’의 실체는 알 수가 없으며 반북 선전을 주도하는 정보기관이 흘린 정보를 보도할 때 흔히 쓰는 표현으로 보인다. 오보나 왜곡 보도로 판명 난 온갖 악의적인 보도의 출처가 ‘대북 소식통’임을 감안하면 이 근거는 신뢰하기 어렵다.
둘째는 북한이 2월 하순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어 농업 문제를 토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회의 소집 결정서를 보면 “농업을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장성 궤도에 올려 세우기 위하여서는 농업과학기술의 우선적 발전을 추동하며 전반적인 관개 체계의 완비를 다그치는 것을 비롯하여 농업 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더욱 강화”해야 하기에 “새 시대 농촌혁명 강령 실현을 위한 지난해 투쟁 정형을 총화하고 당면한 농사 문제와 농업 발전의 전망 목표들을 토의하기 위하여” 회의를 소집한다고 되어 있다.
어떻게 해석해도 식량난이 심각해서 긴급하게 회의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농업이 발전하는 것에 맞게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셋째는 국내외 기관의 각종 정보다.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은 북한의 2022년도 식량작물 생산량(도정 후 기준)이 전년보다 18만 톤 감소한 451만 톤으로 조사됐다고 하였다. 북한 지역의 기상 여건, 병충해 발생 및 비료 수급 상황, 국내외 연구기관의 작황 자료, 위성영상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한다. 물론 현장 조사를 하지 않았으므로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다. 통일부는 농촌진흥청 자료를 토대로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1년 6월 14일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필요한 식량작물을 사료, 종자 포함 493만 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도정 전 기준이다. 도정 후 기준으로 환산하면 북한에 필요한 식량작물은 447만 톤이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의 추정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북한은 4만 톤의 식량이 남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 13만 톤을 감안하면 17만 톤의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는 오히려 북한에 ‘식량난’이 없음을 입증하는 자료다.
미국의 38노스도 1월 19일 북한의 식량부족 상황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38노스는 미국 농무부와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의 추정치를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미 농무부는 아예 북한에 접근할 수 없어 인공위성 사진으로 작물 수확량을 추정하는 수준이라 신뢰하기 힘들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에 직원을 파견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직원이 철수하였고 지금까지 복귀를 못 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몇 년 간 이들 기구의 추정치 역시 신뢰도가 높지 않다.
38노스는 또 데일리NK와 일본의 아시아프레스 같은 반북 언론이 발표하는 북한의 곡물 가격도 참고했다. 이들 언론은 북한 내 정보원을 통해 시장 가격을 파악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은 기본 식량을 배급하며 시장은 개별적인 부족분을 사기 위한 보조수단이기 때문에 시장 가격을 가지고 식량 현황을 파악하는 건 그리 과학적이지 못하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탈북한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하고 이를 분석한 「북한의 식량난, 그리고 식량권」(2021.7.30.)을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 글을 통해 “식량 가격 상승과는 달리 수급 측면만 놓고 보면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급등한 물가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접근 가능한 식량의 절대량에 있어서만큼은 계절 특성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 부족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심각한 부족 현상을 관찰하기 힘들다”라고 하였다.
넷째는 북한이 국제기구에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는 주장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 측에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세계식량계획 아시아태평양지부의 쿤 리 대변인은 17일 “직원들의 북한 복귀에 관해 정기적으로 북한과 논의 중이지만 북한의 공식적인 식량 지원 요청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국제기구 이름을 팔아 국회를 상대로 거짓말까지 해가며 북한의 ‘식량난’을 주장한 셈이다.
이처럼 그들이 주장하는 북한의 ‘식량난’은 근거가 부족해 신뢰도가 낮다.
반대로 북한에 ‘식량난’이 없다는 정황은 많다.
첫째, 북한의 전반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
정부 예산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평양과 지방의 개발 현황을 봐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당장 건설 부문만 봐도 평양에 연간 1만 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매년 건설하고 있고 삼지연시, 검덕지구 산악협곡도시 등 산골 마을을 도시로 만드는 건설을 하였다. ‘식량난’이 있다면 농업에 집중 투자를 하지 이런 도시 건설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북한이 홍보한 성과 중에는 대성산 아이스크림 공장 건설도 있다. 또 대학생을 포함해 전체 학생에게 새로운 모양의 교복을 일괄 지급하였다. 이 역시 ‘식량난’과는 공존하기 힘든 현상이다.
둘째, 북한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화려하고 흥성거린다는 점도 있다.
2월 8일 건군절 열병식을 비롯해 최근 북한의 행사들을 보면 굉장히 화려하며 관객들의 표정도 밝고 즐거워 보인다. ‘평양만 그렇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없는 게 만약 어느 지역이든 실제 ‘식량난’이 있다면 북한이 방송을 통해 전국의 국민에게 행사를 다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행사뿐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된 농촌 마을 재개발 사진들을 보면 농민들의 표정도 기쁨과 행복에 가까울 뿐 ‘식량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셋째, 북한 주재 외교관 등 외국 인사들이 ‘식량난’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외교관은 주재하는 나라의 정보를 본국에 전달하는 합법적 정보원이다. 따라서 북한에 특이동향이 있다면 이를 본국에 통보하고 나아가 언론에도 공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는 종종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 소식을 전한다. 지난해 북한에 코로나19가 퍼졌을 때도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 내 상황을 부정적인 내용까지 빠짐없이 언론에 전했다. 하지만 마체고라 대사를 포함해 북한 주재 외교관 중에 북한의 ‘식량난’을 언급한 이는 없다.
넷째, 북한이 식량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다.
과거 북한은 식량이 부족하면 국제사회에 지원 요청을 했다. 2019년에도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유엔에 공문을 보내 식량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당시 문재인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쌀 5만 톤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은 식량난이 있으면 이를 숨기지 않고 국제 사회에 지원 요청을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원 요청은 없다.
북한에 ‘식량난’이 없다는 주장은 국내 학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2월 16일 북한ICT연구회 세미나에서 김일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쌀 시장 가격이 안정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비교적 안정적인 식량 수급에서 기인한 결과로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였으며 “지난 20년 동안 북한 당국이 추진해온 식량 증산 정책이 더디지만,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도 하였다.
또 김 교수는 2월 말 농업을 의제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에 관해서도 “위기 대응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생산량 혹은 농촌 주민 삶의 질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밀가루 수입이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식생활이 많이 개선됐다고 보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종합해볼 때 북한 ‘식량난’ 주장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할 수 있다.
③ 논리의 타당성 조사
북한 ‘식량난’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식량이 부족하니 열병식을 하지 말라’, 즉 ‘경제가 어려우면 국방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타당한지 살펴본다.
조선시대 병조판서(오늘날 국방부 장관)를 지낸 율곡 이이는 10만 양병설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이는 사망하기 한 해 전인 1583년 4월 임금에게 유학 강의를 하면서 “국가의 기세가 부진한 것이 극에 달했으니 10년이 지나지 않아서 마땅히 땅이 붕괴하는 화가 있을 것입니다. 원컨대 미리 10만의 군사를 양성하여 도성에 2만, 각 도에 1만씩을 두어 군사들에게 세금을 면해 주고 무예를 단련케 하고, 6개월에 나누어 번갈아 도성을 수비하다가 변란이 있을 때는 10만을 합하여 지키게 하는 등 완급의 대비를 삼아야 합니다”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우의정인 류성룡이 “무사한 때에 군사를 기르는 것은 화를 기르는 것”이라고 반박했고 주변 이들도 모두 류성룡의 말을 지지했다. (송시열, 『율곡연보』 참고.)
이후 1590년 일본에 통신사로 간 김성일, 황윤길은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하였다. 황윤길은 반드시 왜군이 침략한다고 보고하였고 김성일은 그런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류성룡이 김성일의 편을 들면서 선조는 전쟁이 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0만 양병설을 주장한 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발발하였다. 류성룡은 “지금 와서 보면 이이는 참으로 성인이다. 만약 그 말대로 하였으면 나라 일이 어찌 이렇게 되었겠는가”라며 후회하였다. (김장생, 『율곡집』, 「행장」 참고.)
여기서 10만 양병설을 채택하느냐 마느냐, 혹은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기준은 오로지 일본의 침략 징후가 있느냐 없느냐였다. 당시 기록을 보면 경제 형편이 좋은가 나쁜가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임진왜란과 관련해 가장 유명한 인물은 이순신 장군이다. 전라좌도수군절도사였던 이순신 장군은 전쟁 발발 직전에 거북선을 완성하는 등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반면 원균 등이 수군절도사로 있던 경상도 지역에서는 별다른 국방력 강화 움직임이 없었고 이로 인해 전쟁 초기에 왜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라도는 먹고 살만 해서 국방력을 강화했고 경상도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국방을 포기했나 하면 그건 아니다. 이순신과 원균이 위기를 인식하는 통찰력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현재로 돌아와보자.
올해 들어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역대급 무역 적자를 기록하며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난방비를 시작으로 각종 공공요금과 교통비 등이 오를 예정이며 물가 인상으로 서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국방비는 54조 6천억 원에서 57조 원으로 4%가 올랐다.
한국만 문제가 아니다. 세계 경제가 침체 위기에 빠져있다. 미국, 유럽, 일본이 모두 경제 위기로 불안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은 국방비를 10%나 인상했다. 비국방 예산을 6%만 올린 것과 비교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나토 긴급 지원을 위한 450억 달러는 별도 책정했다. 유럽 주요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막대한 경제 피해를 보았지만 국방비를 일제히 올렸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일본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1%에 머물렀지만 올해 방위비를 무려 26%나 인상했다. 군국주의에 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국방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기준으로 보면 모두 심각한 문제 국가다. 하지만 국제인권단체나 언론, 전문가들은 이를 지적하지 않는다.
좀 더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쟁으로 인해 경제가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무려 30.4%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올해 국방예산은 4배나 증가해 전체 정부 예산의 50% 가까이 차지한다. 국제인권단체의 눈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어떤 단체나 인사도 우크라이나의 국방비 증액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국방력 강화의 기준은 경제 여건이 아닌 외부 위협의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외부 위협이 전혀 없는 나라가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는 이유로 국방비를 대폭 늘이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외부 위협이 심각한데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방력을 포기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오로지 외부 위협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상응하게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처한 외부 위협 수준은 어떤지 살펴보자.
북한을 위협하는 주된 국가는 미국이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0월 28일 국방전략을 발표해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 등 동맹국을 상대로 핵을 사용하면 “정권을 끝장낼 것”이라고 명시했다. 미국은 한국에 전략무기를 ‘배치’하는 수준으로 자주 투입하기로 하고 실제로 훈련을 명분 삼아 수시로 투입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시절에는 대북 선제 핵공격을 검토했다. 마이클 슈미트 뉴욕타임스 기자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 『도널드 트럼프 대 미국』에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보다 켈리 전 비서실장을 더 두렵게 한 것은 닫힌 집무실 문 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끊임없이 전쟁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용감하게도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논의”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한다는 막말을 내뱉었다.
이전 정부들도 비슷하게 북한을 선제 핵공격 대상으로 명시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을 북한 코앞에서 매년 두 차례 이상 진행하였다.
미국은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와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하였고 내전에도 개입하였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은 미국이 충분히 자기를 공격할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것도 선제 핵공격을 할 것으로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에 상응한 대비를 하는 것은 북한 처지에서 당연하다. 북한은 핵공격 위협에 상응한 대비로 핵무장을 선택했다.
여기서 주목할 지점이 하나 있다. 북한은 경제난 속에서 국방력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특히 핵개발에 힘을 쏟은 결과 핵보유에 성공했다. 그러자 재래식 병력에 여유가 생겼다. 이에 북한은 ‘경제-핵무력 병진 노선’을 ‘경제총집중 노선’으로 전환하고 군인과 군수시설을 민간 경제 개발에 투입하였다. 지난해에도 평양 1만 세대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주요 건설 현장은 대부분 인민군이 도맡아서 하였다. 또한 군수공장에서 5,500대의 농기계를 생산해 황해남도에 공급하기도 하였다.
(계속)
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