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0.

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제2장  경제
제19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사회주의적 생산관계와 자립적 민족경제의 토대에 의거한다.

헌법 19조부터 경제 분야가 나온다. 

북한 경제는 사회주의적 생산관계와 자립적 민족경제라는 양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사회주의적 생산관계


생산관계 혹은 경제관계란 경제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사회적 관계를 뜻한다.

생산관계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요소는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하느냐는 것이다. 

생산수단이란 노동수단과 노동대상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노동수단이란 도구, 공장, 땅, 도로, 창고 등이다. 

노동대상이란 사람의 노동이 가해지는 것으로 지하자원 같은 자연물, 사람의 노동이 가해진 원료 혹은 자재 등이다. 

제철소에서 철광석으로 철근을 생산한다면 제철소가 노동수단, 철광석이 노동대상이다. 

생산수단은 개인이 소유할 수도 있고 집단이 소유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잠시 후 자세히 살펴본다. 

둘째 요소는 생산과정에서 맺어지는 활동의 상호관계로 가내 수공업처럼 개인이나 가족이 생산을 할 수도 있고 대규모 공장처럼 협업과 분업을 할 수도 있다.  

셋째 요소는 생산물을 어떻게 분배하느냐는 것으로 생산물을 어떤 원칙에 따라 누가 얼마나 차지하는가에 따라 생산관계가 바뀐다. 

세 가지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수단에 대한 소유관계다. 

생산수단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누가 경제생활의 주인이 되느냐가 결정된다. 

생산수단을 가진 집단이 생산과정도 결정하고 생산물 분배도 결정할 수 있다. 

생산수단에 대한 소유는 개인이 소유하는 형태와 사회가 소유하는 형태로 나뉜다. 

특정 계급이 소유할 수도 있고 사회적으로 소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는데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급을 자본가 계급이라 부른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생산수단을 가질 수 없으며 협동조합과 같은 집단이나 전 국민, 즉 국가만 생산수단을 가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헌법 20~24조에서 자세히 다룬다. 

 


2. 자립적 민족경제


자립적 민족경제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다른 북한의 두드러진 경제 특징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건설하려면 그에 맞는 물질·기술적 토대를 쌓아야 한다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물질·기술적 토대는 주로 생산수단을 말한다.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생산수단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국민의 자주적인 경제생활을 위한 생산수단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수단은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다른 하나는 현대화되고 완비된 부문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를 어렵고 힘든 노동에서 해방해야 하므로 현대화한 기술과 완비된 부문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사회주의 생산수단을 튼튼히 쌓기 위해서는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보았다. 

경제를 다른 나라에 의존하면 결국 자국민의 뜻대로 경제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헌법 26조에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