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2년 10월 11일
기사 제목 : [아침햇살197] 강대강은 멈추지 않는다
1. 실전 성격의 군사적 움직임
한·미·일 3국은 9월 26일부터 10월 8일까지 북한을 겨냥한 다양한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이에 대응해 북한 역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북한이 10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각종 훈련 내용을 보면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에 맞춰 다양한 대상을 핵공격하는 훈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전 성격의 훈련이었던 것이다. 노동신문도 “적들에게 강력한 군사적 대응 경고를 보내기 위하여 각이한 수준의 실전화된 군사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먼저 9월 25일 새벽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모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하였으며 북한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발사되었다. 저수지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례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며 한미 군 당국도 미처 파악하지 못하였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모양을 보면 2021년 10월 11일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한 소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임을 알 수 있다.
이런 미사일을 물속에서 쏜다면 우리 군은 발사 징후를 전혀 파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파악한다고 해도 물속에 있는 발사대를 사전 타격할 방법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랑하는 ‘킬체인’이 무용지물인 것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북한의 수많은 저수지에 이 같은 발사대를 설치할 경우 사전 징후 포착은 물론 원점 타격도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 ‘실전훈련’을 통해 “계획된 저수지 수중발사장 건설 방향이 확증”되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북한의 여러 저수지, 호수에 이런 수중발사장이 우후죽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이 미사일이 동해상의 목표 상공에 설정한 고도에서 정확히 폭파하였다고 밝혔다. 당시가 미국이 핵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CVN-76)을 동원해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을 하기 전날임을 감안하면 항모전단 상공에서 핵미사일을 터뜨리는 훈련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핵폭발은 고도에 따라 효과가 다른데 통상 500미터 상공에서 터뜨려야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은 전부터 원하는 고도에서 핵탄두가 작동하도록 하는 실험을 계속해왔다. 아마 북한은 넓은 범위에 충격파를 보내 항모전단 전체를 한 번에 침몰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노동신문은 9월 28일, 29일, 10월 1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 역시 모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하였으며 한국군 공군 비행장을 목표로 훈련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상공 폭발, 직접정밀타격, 산포탄타격을 섞어서 훈련하였다고 밝혔다. 여기서 산포탄은 집속탄(클러스터탄)을 뜻하는데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있어서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으며 비행장 활주로 공격에 적합하다.
10월 6일 발사한 무기는 한미 군 당국의 주요 군사지휘시설을 목표로 한 초대형 방사포와 전술 탄도미사일이었다. 북한은 ‘기능성 전투부’, 즉 ‘기능성 탄두’의 위력을 검증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밝혔다. 군사지휘시설은 지하 벙커가 많으므로 지하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벙커버스터’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탄두는 일단 땅에 닿는 순간 터지지 않고 지하까지 뚫고 들어간 후 핵폭발해 인공지진을 일으켜 벙커를 파괴한다.
10월 9일에는 주요 항구를 목표로 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였다. 한국군은 초대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를 400킬로미터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거리면 군사분계선에서 발사할 때 부산항까지 날아간다. 즉,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항구를 타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북한은 10월 6일, 8일에 장거리 포병부대와 공군의 합동타격훈련을 진행했다.
6일 훈련은 한국군 기지를 타격하는 훈련으로 당시 합참은 북한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가 훈련해서 우리도 30여 대의 전투기를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중거리 공대지 유도폭탄 훈련을 하였다고 하였다. 이 폭탄은 일반 폭탄에 유도 기능을 결합한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과 유사한 폭탄으로 추정된다.
8일 훈련은 무려 150여 대의 전투기를 동시 출격한 대규모 종합훈련이었다. 북한은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정작 한국군은 이 훈련에 대해서 침묵하다가 북한이 공개한 후에야 우리도 F-35A를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전투기 150대를 동시에 투입하면 비행길 통제가 어려워 전투기끼리 충돌할 수 있어 한국군은 이런 훈련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은 항모전단, 지휘 벙커, 공군 비행장, 항구, 군사기지 등 다양한 목표물을 적합한 무기로 공격하는 ‘실전훈련’을 하였다.
특히 10월 4일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일본 상공을 관통했을 뿐 아니라 지금껏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가장 먼 거리인 4,500킬로미터를 날아갔으며 속도도 마하 17에 이르렀다. 북한이 신형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아 한미 군 당국이 추정한 화성포-12형과는 다른 미사일 혹은 화성포-12형의 개량형임을 알 수 있다.
이 미사일은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일본은 4일 오전 7시 27분부터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을 발령했으며 신칸센 열차 등 해당 지역 교통기관 운행을 일시 중지하였다. 도쿄 시내 출근길에는 “미사일 발사!”라는 경고음이 크게 울려 퍼졌고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이노 도시로 일본 방위성 부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능력이 없다. 이번에도 자국 상공을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할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8월 19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이틀 전인 8월 17일 날아간 순항미사일의 발사장소가 안주시 금성다리였다며 한미 군 당국의 발표를 부정했다. 그러면서 “(한미 당국이) 어째서 발사 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무기체계의 제원은 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라며 조롱하였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미사일 발사 장소와 시간, 궤적을 정확히 파악했을까? 첫 번째 미사일을 수중 발사했다는 것도 파악하지 못한 것을 보면 요격은 애초에 불가능해 보인다. 즉, 실전이면 완전히 무방비로 당했을 것이다.
북한은 10월 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해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세에 대처하여 적들에게 보다 강력하고 명백한 경고”를 보내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핵항공모함을 되돌려 동해로 다시 투입했다. ‘강대강’을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노동신문은 10월 10일 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들이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는 속에서도 여전히 계속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우선 우리는 더 강력하고 단호한 의지와 행동으로써 방대한 무력을 때 없이 끌어들여 지역의 정세를 격화시키는 적들에게 더욱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라고 지시했음을 밝혔다.
지금은 ‘강대강’ 국면이 점점 고조되며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다.
2. ‘강대강’은 계속된다
미국은 ‘강대강’을 멈출 수 없는 사정이 있고, 북한은 ‘강대강’을 멈출 이유가 없다. 따라서 ‘강대강’은 끝까지 갈 것이다.
1) 미국
미국은 ‘강대강’을 멈출 수 없다.
첫째, 지금 미국은 패권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인제 와서 ‘강대강’에서 물러서면 급격히 몰락한다.
미국 패권 붕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쫓겨나듯 철수하는 것을 보며 미국의 동맹국들은 더 이상 미국이 자국을 지켜주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이런 직감은 확신으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못한다.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계속 무기를 공급하며 전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만약 미국이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 전 세계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에 등을 돌릴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강대강’으로 치닫는 북미 대결에서 미국이 먼저 꼬리를 내리면 미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동맹국에 대한 지도력도 무너질 것이다. 지금 세계는 북·중·러를 중심으로 한 반미 국제연대가 강화되는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진영은 동요, 분열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의 지도력이 무너지면 세계의 중심축은 급격히 북·중·러로 기울 것이다.
둘째, 미국은 이판사판의 상황에서 혹시 전쟁에서 이길지도 모른다고 판단할 것이다.
‘강대강’이 계속 고조되면 결국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 곳곳에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강대강’에서 물러서면 미국 패권이 무너지고 순식간에 삼류 국가로 몰락할 것이다. 미국 처지에선 이러나저러나 망하는 상황이니 이판사판으로 나설 수 있다.
한편 미국 일각에서는 북한과 전쟁을 하면 이길 수 있다는 판단도 할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하기 전인 2003년 7월 중순 미 국방부가 진행한 두 차례 컴퓨터 모의 전쟁 결과 북미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이 신앙처럼 떠받드는 컴퓨터의 과학적 결과를 보고도 현실을 부정할 수 있다. 핵무기 수도 훨씬 많고 땅덩이도 훨씬 넓은 미국이 북한에 진다는 걸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본토에 떨어져도 전쟁 지휘부만 살아남으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는 미국의 고질적인 주관주의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북미 전쟁까지 가는 한이 있어도 ‘강대강’ 국면을 피하지 않고 있다.
2) 북한
북한은 ‘강대강’ 국면을 피할 이유가 없다.
첫째, 북한은 원래 ‘강대강’, ‘정면 돌파’를 국가의 기질로 가지고 있다.
북한은 역사적으로 미국을 대할 때 적당히 물러선 적이 없고 타협하지도 않았다. 푸에블로호 사건 때도 미국이 항공모함 3척을 들이밀어 위협했지만 북한은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라며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끝내 ▲영해 침범을 인정하라 ▲사과하라 ▲재발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라는 3가지 요구조건을 관철했다. 북미 핵대결 당시에도 미국이 전쟁 위협을 가하자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보유 선언을 해버렸다.
특히 지난 9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인민은 미제국주의자들의 상투적인 설교와 궤변과 제재 압박, 군사적 위협에 못 이겨 잘못된 선택으로 비참한 말로를 걷고 비극적인 마감을 맞은 20세기, 21세기의 수많은 역사의 사건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여 타협을 절대 선택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둘째, 북한은 군사력에서 미국을 능가한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물러설 이유가 없다.
2012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사기술적 우세는 더는 제국주의자들의 독점물이 아니며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 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라고 하였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우세하지 않다고 단언한 것이다. 북한은 당시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우열 관계의 역전은 보다 명백해졌다”라고 평가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지금 우리 무력은 그 어떤 싸움에도 자신 있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런 자신감이 있는 이상 ‘강대강’에서 물러설 이유가 없다.
3. 2018년과 같은 극적인 변화는 없다
혹자는 지금 북미가 ‘강대강’으로 대치하지만 핵전쟁까지 가기 전에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리라 전망한다. 2017년에도 극단적 대치를 했지만 2018년에 극적인 대화 국면이 열리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당시는 상황이 다르다.
1) 미국
미국은 당시 대중국 포위망을 형성하기 위해 북한을 포섭하려 하였다. 냉전 시기 소련을 포위하기 위해 중국과 수교를 맺거나, 베트남과 수교해 베트남을 반중 전선에 포섭한 것과 마찬가지다. 2017년 북중관계는 험악하기 그지없었기에 미국은 자신들의 구상이 통할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후 전격적으로 북중정상회담을 진행해 미국의 구상을 파탄 냈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전략을 미국이 다시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당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었다.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북한을 변질시키는 것은 자본주의의 승리를 위해 중요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4분 30초짜리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전 세계의 투자를 받는 등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려 경제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자력갱생, 자립자강 노선을 선택하였기에 이 역시 실패하였다.
미국이 당시 북한과 협상에 나선 이유 중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박함도 있었다. 2017년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 국민은 공포에 빠졌다. 2018년 1월 13일 하와이에 미사일 경보가 울리면서 일대 소동이 발생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은 일단 협상을 시작해 본토 공격 위협을 낮춰야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내 북한이 핵시험, 미사일 발사를 중지한 것이 자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자랑한 것도 이런 이유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이제는 북한의 핵시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제시할 조건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당시는 평화협정, 북미 수교, 제재 해제 같은 조건들을 내걸고 협상하며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판은 깨졌고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제시할 조건도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라고 못을 박은 것을 보면 결국 미국이 무릎을 꿇기 전에는 사태를 끝내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당시와 지금은 미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극적인 국면 전환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2) 북한
북한이 당시 미국과 협상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의 명분을 얻기 위해서였다.
북한은 처음부터 미국의 핵위협 때문에 핵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미국 편에 있었다. 심지어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이라는 중국, 러시아도 핵개발만큼은 반대하며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였다.
그런데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하며 극적인 대화 국면이 열리고 그 후 미국의 억지 주장으로 협상이 중단되자 세계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중국, 러시아도 북한 편으로 돌아섰다. 두 나라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미국이 무산시켰다며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최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제재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열렸지만 중국, 러시아는 추가 제재는 물론 규탄 성명 채택조차 반대했다.
이처럼 북한은 당시 목적한 바를 이루었기 때문에 인제 와서 다시 미국과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구상에 핵무기가 사라지고 제국주의가 사라지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반북 정책이 사라지면 협상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완전히 무릎을 꿇고 항복을 하는 것인데 과연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4. 강대강의 끝은
과연 ‘강대강’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금은 한미연합훈련과 미사일 발사가 오가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 높은 수준의 군사행동이 이어질 것이다. 미국은 과거처럼 전략핵폭격기 같은 무기를 동원해 위기를 극도로 고조시킬 것이며, 북한은 지상 혹은 해상이나 공중 핵시험, 핵잠수함 진수, 미 본토를 향한 실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신형 무기 공개 등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강대강’이 계속되면 몇 달 못 가서 사태가 터지게 되어 있다. 늦어도 내년 봄에는 사달이 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작년에 미국 측의 시 브리즈 21 훈련이 있었고 올해 초에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이 있다가 결국 전쟁으로 번졌다. 미국의 부추김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초토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부추김을 받은 윤석열 정권이 ‘선제타격’, ‘압도적 대응’을 운운하며 북한을 자극하는데 이러다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김민준 주권연구소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