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2년 08월 12일
기사 제목 : [5조] 민주주의 중앙집권제와 그 대안
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제5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모든 국가 기관들은 민주주의 중앙집권제 원칙에 의하여 조직되고 운영된다.
민주주의 중앙집권제, 줄여서 민주집중제라 부르는 원칙은 사회주의 정당, 국가에서 통용되는 조직 원칙이다.
최초로 민주집중제를 제안한 사람은 프리드리히 엥겔스로 그는 ‘프롤레타리아 독재’ 기간의 조직 운영 원리로서 민주집중제를 제안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레닌이 민주집중제를 연구하여 발전시켰다.
이 내용은 1920년에 열린 코민테른 2차 대회에서 채택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에서 공산당의 역할에 관한 강령(Theses on the Role of the Communist Party in the Proletarian Revolution)’의 14조에 들어있다.
14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주주의 중앙집권제에 기초하여 공산당을 세워야 한다. 민주주의 중앙집권제의 기본 원칙은 하급 당이 상급 당을 선출해야 하고, 하급 당은 상급 당의 모든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당 대회 사이에 모든 당원이 보편적이고 의심의 여지 없이 권위를 인정하는 강력한 당 중앙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마련된 민주집중제는 전 세계 사회주의 정당, 국가에서 자기 처지에 맞게 수용하였다.
북한도 민주집중제를 노동당과 국가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김일성 주석은 “당의 민주주의 중앙집권제라는 것은 광범한 당원 대중의 의사를 모아 노선과 정책을 세우고 당 지도부를 선거하며 그 지도부가 세워진 노선과 정책을 실천하기 위한 투쟁을 유일적으로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하였다. (「함경북도 당 단체들의 과업」(1959), 『김일성저작선집 2』, 조선로동당출판사, 1968, 376쪽.)
북한은 민주집중제를 “민주주의와 중앙집권제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활동 원칙”이라고 정의하며 “위로부터의 통일적인 지도와 밑으로부터의 창발성을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또한 민주주의와 중앙집권제를 분리하거나 어느 하나를 절대화하면 좌·우경적 편향을 범하게 되는데, 민주주의가 없는 중앙집권제는 관료주의를 초래하고 중앙집권제가 없는 민주주의는 부르주아 자유주의를 낳는다고 한다. (「민주주의 중앙집권제」, NK조선, 2001.12.11.)
한편 북한은 민주집중제가 실무적 성격과 무조건성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도덕 의리에 기초한 단결, 즉 지도자와 국민, 국민 상호 간에 사랑과 충성, 동지애에 기초하여 서로 위하고 합심하는 단결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성박, 『세계를 매혹시키는 김정일정치』, 평양출판사, 1999.)
즉, 실무적 원칙으로 단결할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하나의 정치적 생명체로 결합하는 단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