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2년 05월 13일
기사 제목 : [기획 : 윤석열 정권의 실체] 1. ‘을사5적’ 뺨칠 윤석열 정권의 친일·친미 사대매국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나라를)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의 내각과 대통령실을 친일·친미 인사들이 장악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친일·친미로 대표되는 사대매국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란 민심의 우려가 크다.
을사5적 뺨치는 ‘임인5적’…윤석열, 한덕수, 박보균, 김성한, 김태효
친일에 기운 윤석열 정권의 행태는 나라의 주권을 송두리째 일본에 바친 이완용 같은 을사5적과도 비교해 볼 만하다. 올해가 임인년이니까 저들에게 ‘임인5적’이라는 별명을 붙여보면 어떨까 싶다.
임인5적의 첫째 주자는 윤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기차게 맹목적인 친일 인식을 드러내 왔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고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긍정한 것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 8월 4일 보도된 부산일보와 인터뷰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라며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라고 사실관계와 맞지도 않는 망언을 꺼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2월 25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자위대가)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이라며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긍정한 바 있다.
막 취임한 윤 대통령의 말도 주시할 만하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친서를 들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께서 친서를 보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지난주에는 나루히토 천황께서도 따뜻한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천황’이라는 용어를 쓰며 일왕을 깍듯이 높여 부른 점을 눈여겨보자. 이런 점만 봐도 윤 대통령의 인식이 친일에 기울어 있고 국민 정서와도 크게 동떨어져 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친일 행보도 주시해 봄 직하다. 윤 전 교수는 박정희 정권 당시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문부성 1호 국비장학생’으로 일본에서 유학했다. 그런데 윤 교수가 일본에 유학했던 1960년대는 하필이면 굴욕적인 한일기본협약 체결에 맞서 대학생들이 투쟁했던 시기다. 이에 윤 대통령이 아버지를 뒤따라 친일 행보를 걷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적잖다.
임인5적의 둘째 주자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다.
윤 대통령이 정권의 초대 총리로 지목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무역협회 회장을 지내던 2013년에 서울에서 열린 ‘일왕 생일잔치’에 참가했다. 과거 일왕은 일제 군국주의를 지휘·통솔한 식민침탈의 주범이었지만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일왕이 신분상 가장 높은 지위이며, 일왕을 중심으로 식민침탈에 직접 가담한 A급 전범의 후손들이 정치·경제 권력을 쥐고 있다. 한 후보자는 생일잔치 참가로 일본의 식민침탈 범죄를 정당화해준 셈이다.
그런데 지난 5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일본과의 관계가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과거사로 인해 우리의 경제나 미래가 발목을 잡혀선 안 된다”라며 “지금도 그 행사에 가는 게 옳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대통령을 도와 내각을 이끌고 총괄하는 국무총리가 되기에 한 후보자의 인식은 너무나도 일본 극우세력과 가까워 보인다.
임인5적의 셋째 주자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다.
박 후보자는 중앙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 충격스러운 친일 인식을 연거푸 드러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4년 한림대학교가 주최한 공개 세미나에서 ‘일본도 아시아를 지배해봤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도 준법 정신이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는 “민족적인 교육도 있지만 세계를 경영해본 습관”이 있다면서 일본의 식민침탈을 긍정했다.
세미나에서 박 후보자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 수산물에 혹시 방사능이 있을까봐 한국 사람들은 안 먹는다. 동경(도쿄)에서는 돈이 없어서 사시미(회)하고 초밥을 못 먹는다”라고도 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한 칼럼에서 동일본대지진 직후 일본인들의 침착한 대응을 칭찬한 반면 “(한국인은) 호들갑에 익숙하다, 남 탓하기와 떼 법의 싸구려 사회 풍토가 득세했다”라며 우리 국민을 비하한 전력이 있다.
임인5적의 넷째 주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다.
윤 대통령이 발탁한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안보 강사’로 알려진 인사다. 김 실장은 한일관계와 관련해 ‘일본군 위안부’,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 같은 모든 현안을 올려놓고 일본과 일괄 타결하자고 주장해왔다. 일괄 타결은 국가간 엇갈리는 여러 쟁점을 동시에 묶어 합의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이런 것들과 한일 간의 안보협력이라든가 경제·무역 문제 이런 현안들을 전부 다 같이 하나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일본군 위안부’,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 문제는 가해국인 일본 측에서 우리에게 철저히 사죄하고 배상해야 할 사안이지, 주고받기식으로 흥정이나 거래를 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이런 점에서 ‘그랜드 바겐’은 과거사 문제를 덮으려는 일본이나 환영할 방식이다. 윤 대통령이 내놓은 이런 발상이 김 실장과 연관이 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영방송 NHK를 비롯한 일본 주요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이 미국통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기용해 한미일 3개국 협력을 중시하는 외교 자세가 선명해졌다’라며 김 실장의 기용을 높이 평가했다.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정규군대로 삼고 식민침탈을 정당화하려는 일본 극우세력의 관점에서 볼 때,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자위대의 입지를 높여줄 김 실장은 맞춤형 인사로 보일만 하다.
임인5적의 다섯째 주자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국가안보실장의 바로 아래 직책인 김 1차장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권 시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밀실협상을 주도한 인사다.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었던 김 차장은 일본 측과 지소미아를 추진하다가 논란이 돼 쫓겨나다시피 공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또 김 차장은 일본 극우세력의 관점에서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한일 양국이 평시와 전시에 각종 군수 물품과 용역을 제공하고 서로 전투도 지원하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주장했다. 특히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주시해야 한다. 정보 교류로 국한된 지소미아를 넘어 한국과 일본이 직접 군사협력을 하자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 김성회 종교다문화 비서관은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안부합의 과정에서 일본 측이 건넨 ‘일본군 위안부’ 보상금을 ‘밀린 화대’라고 부르며 피해자들을 모욕했다. 윤석열 정권에서는 이러한 친일 인사들이 앞으로 더 기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윤석열 정권에 포진한 인사들은 식민침탈에 반성 없는 일본을 적극 두둔하며 뚜렷한 사대매국 행보를 보여왔다.
노골적인 문전박대와 푸대접에도…친미는 계속된다
윤 대통령 측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저자세를 보여왔다. 때로는 미국 측에 지나치게 사대·굴종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정도였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일 때 추진한 한미정책협의단의 방미는 국내에서 큰 논란이 됐다. 정책협의단이 미국을 찾은 4월 3일부터 11일까지 7박 8일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커녕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조차 만나지도 못하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당히 외교적으로 문전박대를 당한 것이다. 대한민국 외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박진 단장이 해명해야 할 문제다. 외교적으로는 대단히 창피한 일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책협의단에서 최소 장관급조차 만나지 못한 건 미국이 윤 당선자 측을 깔본 결례로 읽힐 수밖에 없다. 방미 이후 정책협의단이 내놓은 발표문을 봐도 눈에 띄는 성과라고 볼 만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
그런가 하면 4월 9일에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만난 것도 논란거리다. 당시 윤 당선자가 정진석 국힘당 의원의 개인 자택에서 미국의 차관보급 인사인 성김 대표와 나란히 사진을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윤 당선자가 일개 차관보급인 성김 대사를 만난 건 국격에 맞지 않는다’며 조롱의 대상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박진 단장을 만나주지도 않았는데 윤 당선자는 고작 차관보 인사를 버선발로 반기며 굴욕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리하면 윤석열 정권은 미국에 인정을 받으려 갖은 애를 쓰지만 미국은 윤 대통령을 막 대하는 모양새다. 앞으로도 윤석열 정권에서는 미국에 목을 매겠지만 그럴수록 미국은 윤석열 정권에 고압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이야말로 미국에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인정을 갈구하는 윤석열표 한미관계의 민망한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정권의 이런 맹목적인 대미 인식이 나라 망신·국격 추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외세를 떠받드는 윤석열표 국가정책
한미관계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맹종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은 미 국영방송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쿼드(Quad) 워킹그룹에 관해서 백신 문제만 작년에 이야기가 됐는데, 기후 문제라든지 첨단기술 분야까지 워킹그룹의 참여 활동 범위를 좀 넓혀야”한다고 답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쿼드에 동참해 미국의 이익인 중국 포위, 압박 구상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관계가 나빠지면 우리 안보, 경제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또 윤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전환에 관해 감시정찰 자산 확보, 미사일 방어체계 고도화가 준비되면 “굳이 미국도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이양하는 데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시지휘권의 귀속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결정돼야 되는 것이지 어떤 명분이라든지 이념, 이런 것으로 결정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전작권은 주권국가인 우리나라가 마땅히 행사해야 할 고유 권리인데 마치 미국이 행사해도 아무 문제 없다, 미국이 반대하면 우리가 받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쯤 되면 미국의 이익을 따르겠다는 윤 대통령이 과연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런 인식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을 자극해 한반도의 위기를 부르는 사드 추가 배치는 일관된 윤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윤석열 인수위는 110대 국정과제에서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뺐지만 “앞으로 안보 상황을 보면서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겠다”라고 여지를 뒀다.
또 윤 대통령은 한반도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대통령은 올가을부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야외기동훈련으로 재개하는 한편 반입이 중단된 미국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순환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윤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한반도의 위기는 또다시 높아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권은 국정과제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확대”를 명시했다. 105번째 국정과제에는 “다양한 한·일 및 한·미·일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전략적 수준의 협의를 활성화, 3국간 안보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와 있다.
이는 결국 한미일 군사협력을 명분으로 식민침탈의 원흉인 일본과 군사관계를 맺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추진할 한일 군사협력 조치로는 유사시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등을 꼽아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무력 도발에 나설 길을 정당화하는 한편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윤석열 정권은 국제투기자본에 막대한 이득을 안겨줄 전력, 의료 민영화를 예고했다. 만에 하나 정부가 통제하고 있던 전기, 의료 사업을 민간에 개방한다면 당장 미국 사모펀드로 대표되는 국제투기자본이 눈독을 들일 공산이 크다.
돌이켜보면 IMF 사태 당시 통상산업부 차관 자격으로 IMF의 부당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인사가 바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였다. 한국 측에서 미국이 강하게 입김을 행사한 IMF의 요구를 받아들인 대가는 처참했다. IMF 사태를 계기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노동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한국의 자살률이 전 세계 1위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후보자는 과거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4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챙겨 ‘먹튀’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편을 든 전력도 있다. 2014년 론스타는 ‘한국 정부 때문에 손해를 봤으니 6조 원을 내놓으라’며 적반하장격으로 한국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 소송까지 걸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는 론스타 측에 ‘외국자본에 정도가 너무 심하게 국수주의적인 것은 문제다. 한국 사회가 외국자본에 가지는 반감이 너무 강하다’라며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론스타를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을 맡고 20억 원을 받았다.
이처럼 우리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일본의 잇속 챙기기에 적극 앞장서온 인사들이 윤석열 정권을 좌우하게 된 현실이다.
돌아보면 구한말 이완용을 비롯한 친일 매국 인사들은 나라를 외세에 통째로 바쳤고 그 대가로 엄청난 재산을 착복했다.
“친일과 친미로 배불리는 매국노들 여의도에 또아리 틀고 갈수록 적반하장 후안무치 ○○○○ 국민들 피눈물을 짜는구나.”
-윤민석 작곡가가 만든 민중가요 ‘격문1’ 노랫말 중에서
위는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즐겨 부른 노래다. 윤석열 정권의 기본 방향도 친일과 친미를 전면에 내세운 과거 수구 정권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면 앞으로 윤 대통령의 행보를 더 지켜볼 필요도 없어 보인다. 윤석열 정권의 사대매국 행위를 반대하는 촛불을 서둘러 들어야 할 때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