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 2021년 08월 02일
기사 제목 : [조선일보 해부] 3. 조작된 유료 부수로 수백억 국민 세금 강탈
계란판·길거리 음식 포장지..조선일보
최근 ‘조선일보=계란판’이 국민들 사이에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최대의 유료 부수라 알려진 조선일보가 인쇄되자마자 많은 양이 폐지로 팔려 계란판으로 만드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비단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종이신문이 나오자마자 폐지공장으로 가고 있다.
또한 한국의 종이신문은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MBC 뉴스데스크와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태국의 이케아, 파키스탄 길거리 음식, 인도네시아 꽃 포장지 등이 조선일보를 비롯한 한국의 종이신문이다.
매년 백, 이백 톤 수준이던 신문 수출량은 2018년 1천 톤을 넘기더니, 2019년엔 4천 500톤, 지난해엔 1만 8천 톤으로 급증했다.
2019년 국내 종이신문 구독률은 6.4%이다. 10년 사이 유료 독자가 4분의 1로 급감했지만 이 기간 신문 발행 부수는 거의 줄지 않고 그대로이다. 펼쳐보지도 않은 새 신문이 점점 더 많이 남아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유료 부수=돈
신문사를 유지하는 비용 대부분은 광고에 의존한다.
영화 ‘내부자들’을 보면 ‘미래자동차’가 ‘조국일보’에 광고를 몰아주고, ‘조국일보’는 ‘미래자동차’를 비롯한 재벌과 기득권 세력의 입장을 옹호하는 기사를 쓴다.
이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유료 부수가 많은 신문에 광고를 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 광고도 신문 유료 부수에 따라 단가가 달라진다.
즉 유료 부수에 따라 신문사에 들어오는 돈의 액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문의 유료 부수를 파악하는 곳은 어디일까?
한국ABC협회(이하 ABC협회)이다.
ABC협회는 신문, 잡지 등이 얼마나 팔렸는지 집계하는 기구로 1989년에 세워졌다. 이명박 정권인 2009년 ABC협회의 부수를 인증받은 매체만 정부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는 훈령이 제정되었다.
ABC협회는 신문사, 광고주, 광고회사 등 1,000여 곳의 회원사를 둔 민간자율기구이다. 그런데 2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가운데 신문사가 12, 광고주가 7, 광고회사가 4, 협회가 2명으로 신문사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신문사에 유리한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ABC협회 예산도 신문사에서 거의 다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BC협회장은 한국일보 사장 출신인 이성준 씨이다. 이 사장은 취임 당시에 “신문사는 ABC협회의 주인이고 여기 공사(조사)하는 사람은 그 주인을 섬기는 머슴이다. 머슴이 어떻게 주인한테 대드냐. 싸우지 말고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협회장의 말은 ABC협회 자체가 신문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ABC협회가 제대로 된 조사를 했을지 자체가 의문이 들 정도이다.
MBC 스트레이트 5월 9일 자 보도에 의하면 신문 유료 부수 조작이 제기된 이후 ABC협회 내부 문건 ‘조사대비’에서는 부수 조작 의혹을 조사하는 문화체육관광부를 계획적으로 방해하라는 내용도 있다.
내부 문건에는 “문체부 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부각해야 한다며 범죄자 조사하듯 압박하면 행정기관의 갑질로 국가인권위나 문체부에 진정하거나, 제3의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매년 각 신문사는 ABC협회에 발행 부수와 유료 부수를 보고한다. 그러면 ABC협회는 신문사 지국 가운데 몇 곳에 현장실사를 나가 유료 부수를 검증한 뒤 이를 토대로 전체 규모를 추산한다.
ABC협회는 ‘2020 한국ABC 신문부수 공사보고서’에서 2019년도 기준 조선일보는 116만 부, 동아일보는 73만 부, 중앙일보는 67만 부, 한겨레신문 19만 부라고 밝혔다.
60만 부 이상이면 A군, 5만부에서 20만 부 사이이면 B군으로, 5만 부 이하이면 C군이다. (조중동만 A군이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유료 부수가 조작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박용학 ABC협회 전 사무국장은 그동안 ABC협회가 조선일보 등 일부 매체의 유료 부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3월 11일 민주당 미디어·언론 상생TF는 조선일보의 유료 부수가 조작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한국ABC협회 직원의 내부고발을 통해 조선일보 등 일간신문의 유료 부수가 조작되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일부 지국을 현장 실사한 결과 유료 부수는 약 50% 정도로 ABC협회가 공시한 유료 부수 98%와는 두 배 가까운 격차가 났다. 이를 토대로 보면 협회가 밝힌 2019년 조선일보 유료 부수 116만 부 중 절반인 58만 부만 실제 유료 부수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조작된 유료 부수로 수백억 부당 수령한 조선일보
그렇다면 조선일보는 조작된 유료 부수로 얼마나 이득을 봤을까.
ABC협회의 유료 부수 기준으로 일반 기업의 광고 단가, 정부정책 광고 그리고 정부 보조금이 결정된다.
일반 광고의 경우 A군의 경우 4,100만 원, B군의 경우는 2,700만 원이라고 한다. (1면 하단 기준)
정부정책 광고의 기준은 A군의 경우 2,300만 원 B군의 경우는 최대 1,500만 원이다. (1면 하단 기준)
정부 정책 광고를 단순 계산해보자.
유료 부수 조작으로 조선일보는 A군으로 분류되었다. 정부 정책 광고에서 최대 1회당 800만 원의 이득을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조선일보가 1년 내내 정부 정책 광고를 했다면 22억 2,000만 원 정도의 부정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 조선일보는 2020년 782건의 정부 광고를 통해 76억 1,600여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하루에 1개 이상 광고를 한 셈이다.
그리고 신문사들은 신문잡지유통개선 및 뉴스유통개선 사업 등 명목의 보조금을 받는다. 이 역시도 유료 부수 기준이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선일보 신문·뉴스 유통 보조금 내역’을 게시했다. 조선일보는 신문수송 및 우송비 지원 명목으로 2016년 4억 2,200만 원, 2017년 4억 700만 원을 지급받았다. 2018년에는 뉴스유통지원 명목으로 3억 6,300만 원, 2019년에는 3억 1,300만 원, 2020년에는 3억 1,000만 원을 받았다.
정부 정책 광고나 신문 유통 보조금은 모두 국민 세금이다.
올해 3월 2일 언론소비자주권행동과 민생경제연구소 등 8개 시민단체는 조선일보와 방상훈 회장, 홍준호 발행인, ABC협회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불공정거래행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위계를 통한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또한 김 의원은 지난 3월 18일 “조선일보는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100만 부 이상의 유가 부수를 통해 정부로부터 매년 수억 원 보조금과 수십억 원 광고비를 부정 수령했다. 최근 5년만 따져도 수백억 원대 금액이다. 국민들 혈세가 탈취된 거다. 일반 사기업에도 조작된 부수로 수천억 원의 광고비를 받았다. 기업 입장에서도 정당한 단가로 광고 계약을 맺지 못한 거다. 이건 사기라고 생각했다”라며 조선일보를 서울 경찰청에 고발했다.
유료 부수 조작으로 부당 이익을 본 금액은 당연히 환수해야 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2004년 <댈러스 모닝뉴스>가 전체 부수의 5% 미만인 약 4만 명 독자 수를 속여 발표했다가 광고주들에게 276억 원을 환불한 사례도 있다.
조선일보는 유료 부수 조작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이 입증되면 매출액의 2% 이내 과징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보조금법 위반 혐의가 입증되면, 국가에 보조금을 되돌려줄 뿐 아니라 보조금법 33조 등에 의해 부정 이익의 500%에 대한 제재 부가금을 내야 한다.
유료 부수 조작으로 국민의 혈세를 탈취한 조선일보에 대한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김영란 자주시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