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2.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가 지난 8월 30일 통일부가 주최한 ‘2023 한반도국제포럼’ 기조 강연에서 “북한의 핵보유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궁극적인 힘”이라고 밝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이른바 전문가, 학자들이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북한의 핵보유를 꼽은 것과 상반된 견해를 펼친 것이다. 

북한의 핵보유 인정을 넘어서서 북한 핵보유의 긍정성을 설파한 미어샤이머 교수의 견해를 살펴보겠다.

첫 번째로 핵무기가 궁극적인 억지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핵무기는 대량살상무기”라며 “미국, 일본, 대한민국, 중국, 러시아도 북한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왜냐하면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핵전쟁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국가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구소련 간 냉전 시기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도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즉 핵무기를 가진 나라에 전쟁을 선포하는 나라는 자국도 그만큼의 대가를 받으리라는 각오해야 하기에 전쟁을 선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 소장도 미어샤이머 교수와 비슷한 주장을 했다.

한 전 소장은 올해 통일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나라라면 핵보유국과 전쟁으로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했던 제임스 매티스가 북한과의 핵전쟁 검토지시를 받고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근무 첫날 성당에 찾아갔던 일화도 있지 않나”라면서 “미국이 멸망한다는 거지. 방법이 없다. 핵으로 한 방 맞으면 끝난다. 워싱턴이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이런 곳에 한방 떨어지면 미국은 그냥 바로 무너진다”라며 핵을 가진 북한을 미국이 함부로 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사례도 있다. 두 나라는 앙숙이다. 번번이 전쟁도 발발한다. 2019년 두 나라는 핵전쟁 초입까지 갔다가 서로 양보해 물러났다. 서로가 핵전쟁의 결말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뻔히 알았기 때문이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반대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즉 북한이 핵으로 비핵국가인 한국과 일본을 위협할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1945년부터 강압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해서 다른 국가의 행동을 바꾸도록 끌어낸 성공적인 사례는 없다”라며 “북한이 한국과 일본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북한이 핵으로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채택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아래 핵무력법)를 살펴보자.

핵무력법은 서문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핵무력은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 근본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전쟁을 방지하며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보장하는 위력한 수단”이라고 규정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기의 핵무력 정책을 공개하고 핵무기 사용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의 오판과 핵무기의 남용을 막음으로써 핵전쟁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핵무력법을 채택한 이유를 핵전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핵무력법 5항은 북한 핵무기의 사용원칙을 제시하였다. 북한은 “외부의 침략과 공격에 대처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비핵국가들이 다른 핵무기 보유국과 야합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침략이나 공격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한 이 나라들을 상대로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북한은 다른 나라의 침략과 공격이 없으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자국을 위협하지 않는 비핵보유국을 핵으로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 이는 한국과 일본에도 해당한다.

다만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힘을 합쳐 북한을 침략하거나 공격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북한의 핵보유가 한반도에서 미중 간의 대결을 막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북한이 핵보유를 하지 않았다면 중국에 군사·안보 분야에서 의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국이 미국에 군사·안보 분야에서 의존도가 크고,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처럼 미중 대결이 치열한 상황이라면 두 나라의 이해에 따라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이 더 일어날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 역시 핵보유국이기에 서로를 향해 핵무기로 전쟁을 하지 않지만, 자국의 이익에 따라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력을 이용해 전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핵을 보유함으로써 미중의 군사 대결 구도가 한반도에서 벌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생각해보자. 

많은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라고 평가한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 가졌다면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계속해서 갖고 있었다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부추겨 러시아를 자극하는 행위를,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특별군사작전을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실례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북한의 핵보유가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온다는 미어샤이머 교수의 견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세계사를 봤을 때 타당한 측면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김영란 주권연구소 객원연구원